쓸데없는 걱정이라 전해라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친구가 없으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물론 내가 친구라는 개념을 물리적으로 나이가 같은 혹은 동일한 시기에 학교를 다닌 사람으로 생각했기에 더 큰 파장이 일었던 것이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 겉으로는 멍 때리는 것처럼 보여도 혹여나 실수하지는 않을까 매번 전전긍긍 노심초사하는 인물이다.
제일 많이 지분을 차지하는 생각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라며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답하겠다. 모든 사람들의 속사정까지 속속들이 알지는 못 하겠지만, 겉으로만 봐서는 다들 어울리는 친구 무리도 많고 직장동료와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선후배 사이까지 챙기는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듯하다.
물론 이 모든 게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주변 사람들을 매우 잘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학창 시절부터 일찌감치 관계에 대해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또 마음이 공허하고 외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하자 모든 비난의 화살이 전부 애먼 나에게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때 이 사람과 이랬다면 좋았을 걸’ 다 소용없는 짓인 걸 너무나 잘 안다. 그리고 이제는 나만 잘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차츰 깨닫기 시작했다. 애초에 관계라는 건 두 사람의 마음이 연결되고 그걸 또 꾸준히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두 사람 모두 노력해야 한다.
애초에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선생님과 부모님의 말씀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친구들과 못 지내면 뭐 어떤가요?”라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그저 시키는 대로 묵묵히 공부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레 삼키고 있는 어른이 되었다. 지금은 참지 않기 위해 속에 있는 얘기를 다 털어놓고자 빈 도화지 같은 메모장에 글을 적는다.
마음만 먹으면 단골카페 사장님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반려견과도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자연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편견 없이 이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에게는 문제 될 게 하나도 없는 세상이다. 하루하루가 그저 감사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