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몸이 좋지 않다. 지난주의 요가가 무리였는지 감기가 걸린 것인지 모르겠다.
토요일에 아쉬탕가 요가를 가기 전부터 쉬고 싶었는데, 이미 예약을 한 수업이고, 좋아하는 선생님의 수업이었기에 무리해서 참여를 했고 그 이후부터 피곤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요 시장 구경을 하고 친구와 펀펀 마켓으로 가서 가장 좋아하는 페스토 파스타를 먹었다. 이곳에 처음 와보는 친구가 너무 좋아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후 친구가 인도로 넘어가기 전에 필요한 샌들이랑 여러 물건들을 사러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결국 월요일에 예약을 해 둔 요가 수업은 취소했다. 갑자기 몸에서 열이 나고 속이 좋지 않아서 줌요가 수업은 내가 동작을 하지는 않고 말로 수업을 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수업을 마치니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몸이 안 좋은 것은 그렇다 치고, 허리까지 아파서 그다음 날도 요가 수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평화로운 분위기에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식당에 가서 비건 페낭 커리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곳은 직접 손으로 내리는 커피가 아주 일품이라 식사를 마치고 코코넛 라테를 들고 나왔다.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남자분이 커피를 내려주는데, 꼭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처럼 진하고 무거운 맛이다. 진한 커피를 좋아해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에게도 진한 맛이 느껴지고 달콤한 코코넛 밀크가 잘 어우러진다.
수요일 아침 요가를 마치고 학교 앞에 늘 서있는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파란색의 코코넛 아이스크림 한 스푼이 포인트! 아마 파란 꽃잎으로 물들인 것이 아닐까? 매일 제일 작은 것을 달라고 하는데도 너무 반가워해 줘서 황송할 따름이다. 요가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숙소로 오는 길목에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이다.
가끔씩 팍타이를 싸와서 저녁으로 먹는데, 맥주와 함께 하는 맛이 너무 좋다. 땀에 젖어 들어와서 서둘러 샤워를 하고 아직 따뜻한 기운이 있는 팍타이를 먹는 즐거움이란!
드디어 카오소이를 먹어보았다. 카오소이는 치앙마이의 대표 국수 요리로 닭과 카레 그리고 피넛소스를 넣어 푹 끓인 후 계란 누들을 넣어 만드는 요리라서 한 번도 못 먹어봤는데 비건 소사이어티에 가서 드디어 맛을 보았다. 맵지 않게 해달라고 해서 그런지 카레 맛만 진하게 나서 다시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토요일에는 새로운 비건 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이곳은 코로나 이후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한 곳인데 새롭게 건물을 만들었는지 꽤 모던한 분위기였다. 나는 메뉴를 고를 때 빠르게 고르는 편인데 이곳의 메뉴가 워낙 많기도 하고 늘 천천히 모든 일을 하는 일본 친구 유리는 역시나 애피타이저부터 음료수 디저트 메뉴까지 찬찬히 읽으며 옆에 서 있는 직원에게 먹지도 않을 모든 음식에 대해 물어보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코코넛 요거트 볼을 시켰다. 일찍 오길 다행이다 싶었다. 주문을 하는데 보통 30분이 기본이니 말이다.
카오소이는 국물이 진했고 무거웠다. 늘 그렇듯 맛있게 한 그릇을 비웠으나 면이 라이스누들이 아니라 스파게티 면인 게 아쉬웠다. 밀가루를 잘 먹지 않는 나는 이날 과식을 하기도 했기에 소화가 늦게 되어 잠도 늦게 자게 되었다.
이날은 님만해민에서 비건 패스티발이 열리는 날이었다. 가는 길에 몇몇 흥미로운 사원을 구경했다.
날이 많이 뜨거웠고 생각보다 비건 페스티벌의 음식이 다양하지 않아서 몇 번 돌다가 비건 피자를 싸가지고 왔다. 치즈가 있는 비건 피자는 처음 먹어보았는데 쫄깃한 도우에 시금치와 브로콜리 그리고 구운 호박씨가 아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아니! 이렇게 먹는 이야기가 가득하다니!
한 주 동안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너무 먹고 쉬기만 했나 보다. (물론 요가 수업에 참여하고 망고 요가 수업을 계속했습니다만)
이제 며칠 후면 치앙마이를 떠나 인도로 향한다.
오랜만에 가는 인도에서 과연 적응을 잘할 수 있을는지 나조차도 궁금할 뿐.
참으로 아름다운 치앙마이를 떠날 날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풍성한 초록이 늘 함께여서 참 좋습니다.
치앙마이는 슬리퍼를 신고 동네 산책하기에 딱 좋은 느슨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