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 LIVE] 까데호(CADEJO) 인터뷰
낭만적인 여름에 꼭 필요한 음악, 자유로운 무드의 3인조 잼 밴드 까데호가 맹그로브 신설에 찾아왔습니다. 19층 방 한 켠에서 펼치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미니 인터뷰를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2018년 결성해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낸 까데호(CADEJO)는 2019 반스VANS 뮤지션 원티드 한국 우승, 2021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에 선정된 탄탄한 실력의 뮤지션으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차치하더라도 자유자재로 펼치는 변화무쌍한 연주 음악과 바이브가 제일 큰 매력이에요.
라이브의 배경이 된 1904호는 맹그로브 신설의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인 파트너 KUA의 에디션룸입니다. KUA는 이광호 작가(KLO),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UOR과 아르 ARR로 구성된 팀입니다. 해당 공간은 8월 중 누구나 하루부터 머물 수 있도록 오픈할 예정입니다.
Q. 까데호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신설동에서 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이 동네에 와보신 적 있으세요?
다빈 : 주변에 놀러 왔다가 풍물시장을 가보게 되었는데 재밌게 둘러봤던 기억이 나요. 안 파는 게 없고 옛날 물건 많고.
재호 : 저는 처음 와봅니다.
태훈 : 기타 거래하러 왔었는데 실패했어요. 물건이 별로여서. (웃음)
Q. 세 분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독립하셨어요? 누군가와 함께 산 경험도 있으신가요?
다빈 : 스무 살 때 자취하면서 혼자 살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혼자 살고 있는데 여전히 재밌습니다.
태훈: 다빈이는 되게 잘해놓고 살아요. 옛날 집 같은데 20대의 집이 아닌 느낌이랄까. 저도 대학교 때 자취를 했는데 아주 난장판이었죠. 아까 전시 공간에 음악을 주제로 한 방에 갔는데(720호) 바닥에 LP가 놓여 있고 피크도 떨어져 있고,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재호: 저도 대학교 때 자취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별로인 경험이었어요. 맨날 방바닥 태워 먹고. 제대로 뭘 안 해 먹고 새벽까지 연습하다 잠만 자고 그런 공간이었어요.
Q. 맹그로브 신설을 쭉 둘러보셨는데요, 어떠셨나요?
재호 : 빈말이 아니라 문화적 충격을 받았고요. 이런 공간이라면 제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정말 살아보고 싶은 공간이었어요.
다빈 : 쭉 둘러보니까 정말 없는 게 없더라고요. 엘리베이터만 타면 바로 운동할 수 있고 영화관도 있고. 요리하는 곳도 있고요. 원룸에 비해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여유로운 분위기라 여기 사는 분들이 공간을 되게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훈 : 단기로 살 수도 있더라고요. 한 달 정도 살면 환기도 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Q. 까데호의 음악으로 여름을 잘 버틸 힘을 받아요. 세 분은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재호 : 셋 다 바다를 굉장히 좋아해요. 저는 두 달 전부터 서핑을 시작해서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가는 것 같아요. 굉장히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빈 : 지난주 양양 공연을 계기로 서핑을 해보게 됐는데 적성에 잘 맞더라고요. '파도 타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처음 느껴봤는데 매년 더 큰 파도를 향해 가며 여름을 보낼 것 같습니다.
태훈 : 지금 음악을 해야 하는데 애들이 바다에 미쳤어요.(웃음) 근데 저도 그래서 할 말은 없고요. 맹그로브도 양양에 무언가를 계획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꼭 성사가 되어서 저희와 협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름 파이팅!
Q. 오늘 라이브한 곡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태훈: “Cyber Holiday”는 휴가를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녹여낸 작품이고요. 인터넷으로라도, 혹은 음악을 들으면서라도 휴가를 가는 기분을 냈으면 좋겠다는 곡입니다.
다빈 : “여름방학”이라는 곡은 레게 리듬으로 되어 있는데, 여름에 특히 많이 연주하는 것 같아요. 여름에 바닷가에서 많이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여름에 까데호를 계속 찾아 주시면 저희가 방학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태훈 : 곡 제목을 잘 지어야 하는 게 “여름방학”을 만들고 나서 여름 밴드로 각인이 되었는지, 아주 원하는 방향으로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재호: “우리”는 재작년에 나왔던 1집 타이틀곡이고요. 까데호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가사라고 보시면 돼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곡이고 요즘은 심지어 떼창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입니다. 나머지 한 곡인 “답십리”는 작업할 때나 녹음할 때까지는 늘 해오던 스타일의 무난한 연주곡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공연 때 신청곡을 받으면 굉장히 자주 나오는 곡이에요. 저희도 연주할수록 끓어오르는 게 있고요. 아주 심플한 구성의 가장 까데호다운 연주곡입니다.
태훈: 답십리에 가면 ‘성천막국수’라고 막국수 집이 있는데, 거기가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답십리를 자주 갔어요. 근데 답십리를 밤에 가면 서울 아닌 것 같고 좀 사건사고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 느낌이 곡과 맞는 것 같아서 답십리라고 지었습니다. 성천막국수!
다빈 : 태훈이 형이 모르는 막국수집이 없더라고요. 지방 공연 가게 되면 셋 리스트는 안 짜고 일단 바로 막국수집이 먼저 정하는 편입니다. 좋습니다.
Q. 집에서 혹은 여가 시간에 주로 어떤 일을 하며 보내세요?
태훈 : 요즘 NBA 결승전도 했고. 아침에 일어나면 류현진과 김광현의 야구도 보고. 기타도 치고. 청소도 좀 하고 (웃음) 그러고 있습니다.
다빈 : 저도 혼자 있을 때는 음악 듣는 시간이 많은 편인데, LP를 사고 싶은데 작년에 너무 많이 사서 올해는 절제하고 있습니다. 연말에 조금 모아서 사고 싶은 LP를 더 사서 음악 감상을 하는 시간을 늘리려 합니다.
재호 : 서핑 동영상을 주로 봅니다. 술도 많이 먹고요. 음악도 많이 듣습니다. 네.
Q. 집에서 편안한 무드로 자주 듣는 음악을 추천해주신다면?
다빈 :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빙(Antonio Carlos Jobim) 앨범을 저는 제일 많이 듣는 편인데, [Stone Flower] 앨범 추천해 드립니다.
태훈 : 후앙 질베르투(Joao Gilberto) 하려 했는데 네가 조빙 했으니까 다른 걸 해야겠다. 저는 그러면 토킹뉴(Toquinho)를 하겠습니다. 브라질 기타리스트이고, 브라질다운데 조금 더 리드미컬한 음악이에요. 조빙은 조금 더 재지하고 토킹뉴는 민속적인 느낌이 있어서 섞어서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호 : 최근에 김정미 님의 [NOW] 리이슈가 바이닐로 나와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바로 샀는데, 실제로 자주 듣고 있고요. 곡들이 다 좋지만, 특히 “바람”이라는 곡이 있어요. 그걸 들으면 정말 집 안에 있어도 바람이 붑니다. 아주 좋습니다.
Q. [FREESUMMER], [FREEBODY] 등 활발한 활동이 있었는데, 또 예정된 활동 계획이 있다면?
코로나 기간에 공연을 많이 못 하면서 재밌는 프로젝트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올해 초반에 저희끼리 단편으로 영화를 찍었어요.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는 안 되었는데요. 영화를 위해서 음악을 만든 게 아니라 음악이 먼저 나온 상태에서 그 음악에 맞는 영상을 찍었어요. 그 음악들이 조만간 나올 것 같아요. 영원한 멘토이신 DJ Soulscape님께서 프로듀싱을 맡아 주시기로 해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오늘 라이브 촬영은 어떠셨어요?
재호: 아까도 말했듯이 신선한 공간이었고요. 전혀 답답하거나 불편함 없이 감각적으로, 깨끗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다시 태어난다면 꼭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다빈 : 둘러보면서 가구들도 그렇고 색이 보기 좋았어요. 다 흰색이 아니고 목재도 많고. 편안한 공원처럼 느껴졌어요. 어떻게 보면 작은 공간일 수 있는데 가구를 통해 조금 더 편안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태훈: 외국 페스티벌에 가면 한 번씩 이런 공간에서 공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딱 그런 느낌이 났어요. 소리를 좀 작게 해놓고 연주하니까 집중도 더 되는 느낌이었고요. 저희가 전시의 일부가 된 느낌이랄까. 방에서 연주하면서 사람들이 오며 가며 라이브를 보는 기획을 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맹그로브 팀원분들이 감상하고 계셔서 집중이 잘 되는 공연이었어요.
Boo Mix 02. SUMMER WAVES by Cadejo
인터뷰 | 박준우
영상 | B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