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

by 이소망

끈기.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가는 기운.

본디 나는 끈기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정말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다. 과거 일기장을 보면 나에 대한 자책 절반이 의지박약과 관련이 있다. 결심만 하고 말만 하고 금새 포기해 버리는 나였다.

그런데 벌써 한 달 넘게 날마다 글을 쓰고 있다. 일 년 넘게 운동을 하고 있으며 5년 동안 매주 짧은 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17년째 금연 중이다. 정신 차려보니 나는 끈기 있는 사람이었다.

나를 끈기 있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견디어 나가는 기운을 나는 어디서 찾았을까. 그것을 알면 학생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학생들도 끈기 있는 학생들로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봐도 내가 왜 끈기가 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니 여전히 끈기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언제 또 금방 포기해 버릴지 모르니 말이다.

달라진 건 하루를 대충 보내고 싶지 않은 아쉬움에서 나오는 것 같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절박함이다. 이 아까운 시간을 아까운 몸을 아까운 나를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서 끈기를 갖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나를 좀 더 믿게 되었다.

중간고사가 끝나서 이제 다시 아이들과 상담을 진행할 것이다. 포기와 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겠지만 아이들은 쉬이 와닿지 않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그냥 아이들이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믿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줘야겠다. 그리고 정말 자신을 사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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