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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망 Mar 22. 2023

나는 왜 중국에 있는가.

공문을 잘 살펴보는 타입니다. 한꺼번에 묶어서 일괄결재하는 것이 편하지만 혹시라도 좋은 소식이나 도움이 될 것이 있는지 제목이라도 본다. 그러다가 얻어걸렸던 것이 정보화 교실 만들기였고 한국교육진흥원에서 진행한 온라인수업 강사였다. 그리고 재외한국인학교 파견.


별생각 없이 지원했던 서류는 1차에서 합격했고 3명 뽑는데 3명 참석한 2차 면접도 합격을 해서 어느새 나는 여권을 갱신하고 비자를 만들고 서류를 준비해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코로나가 심해 봉쇄된다더라. 미세먼지가 장난아니라 방독면을 쓴다더라. 쥐도새도 모르게 공안들이 들이닥쳐 때린다더라 등의 출처모를 이야기들을 등 뒤로 한채 와이프와 아이들 4명 그리고 16개의 캐리어를 들고 상해 한복판에 내렸다.


상해에 도착한지 한달이 조금 넘은 지금. 완전 새롭지만 전혀 새롭지 않은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지금. 아무리 들으려고 해도 알아들 수 없는 말이 떠다니는 지금. 택시 운전기사가 담배를 피우고 나와 아이들에게 권하는 지금. 생각보다 하늘은 맑고 코로나는 없으며 공안은 친절한 지금. 여기 중국.


나는 왜 갑자기 중국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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