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확인 기간입니다. 이번학기 성적처리 비율은 수행평가 30%, 지필평가 70%로 시험에 더 큰 무게를 두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수행평가 점수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번호 순서대로 나오면 학생의 점수를 보여주고 다음 번호가 나와서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점수가 어떻게 되었을까 두근두근하면서 저에게 다가옵니다. 당연히 자신이 본 수행평가니까 얼추 점수는 알겠거니 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스러운 마음에 긴장된 얼굴로 자신의 점수를 확인합니다. 예상치 못하게 만점을 받아 저를 부둥켜안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학생도 있고 당연한 듯 덤덤히 점수를 확인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낮은 점수에 저와 자신의 점수를 번갈아보면서 의문을 표하는 학생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나를 찾아와서 이의를 제기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놓친 부분이나 혹시 평가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이 친구가 그러했습니다. 중학교 때 글쓰기로 상도 탄 아이. 올해 전학 와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 아이. 친절하게 다른 친구들을 도우며 항상 웃던 아이. 그 학생의 신문 만들기 수행평가를 채점하다가 잠깐 멈칫했습니다. 평가기준에는 부합하여 만점을 받겠지만 이 학생을 기준으로 잡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그런 기사문과 논설문이었습니다. 아쉬웠습니다. 이 친구는 충분히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실제로는 15점을 주고 학생들에게 보여줄 점수채점표에는 함께 고 칠부분을 이야기해 볼 요량으로 13점을 적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하며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어서 한 번쯤 예상하지 못한 점수를 경험해야 된다고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당연히 15점을 받을 줄 알았던 학생은 13점이란 자신의 성적을 확인하고 놀란 눈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학생들의 점수 확인이 다 끝나고 수업이 종료된 후 교실 밖에 복도에서 학생을 기다렸습니다. 저를 찾아온 학생과 함께 복도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수업에 대한 이야기. 점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복도에서 시험지를 함께 보며 아쉬운 부분, 더 나아질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는 원래 평가기준에 의해 15점은 맞다. 하지만 다음에도 부족하면 점수가 안 좋을 수도 있으니 다음에는 더 깊게 생각하고 정돈해서 글을 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학생은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역시 제 기준에서 생각하고 판단했던 실책이었습니다.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였네요. 한편으로는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학생을 달래 가며 상황을 설명하고 팽팽한 끈처럼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웃으며 상담을 마치긴 했지만 결국 울려버린 탓에 제 생각이 짧았다는 생각을 다시 하였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더욱 생각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