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선생님들과 학교를 한 바퀴 돕니다. 잠깐의 휴식. 잠깐의 산책입니다. 학교를 돌면서 풍경도 보고 학생들 뛰어노는 것들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오늘의 화두는 도덕선생님이었습니다.
곧 크리스마스라는 이야기가 4대 성인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가,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는 누구인가로 연결되었습니다. 선생님은 고민도 없이 칸트라고 답했습니다. 칸트라... 칸트가 산책 가는 시간이 항상 똑같아 시계탑의 시간을 칸트에게 맞춰다는 이야기, 순수이성비판, 칸트의 정언 명령 등 각자 아주 작게나마 알고 있던 내용들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실 칸트에 대해 많이 읽었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도덕선생님께 질문했습니다.
"샘. 칸트를 좋아하는 이유가 뭐예요?
선생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해 주셨습니다.
"예외 없음이요."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편화에 따라 모두 예외가 없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외가 없다는 단호한 칸트의 표현이 참 그 답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선생님들과 즐거운 철학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참 즐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알아가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우면서 새롭습니다. 살아있다는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한 반성과 더 알고 싶은 욕심이 함께 어우러지는 산책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썰렁한 개그로 산책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프랑스는 베이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