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입니다. 시험하면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 중학교 1학년의 커닝 사건이 떠오릅니다. 당시 국어시험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처음 보는 시험이기에 바짝 긴장하고 조용한 상태에서 시험에 임합니다. 실수도 많아서 시험 시작 전에 많은 것을 설명하고 진행을 합니다. OMR카드 작성하는 법. 틀렸을 때 바꾸는 법. 부정행위를 하지 말해하는 법 등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줍니다. 그리고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국어시험으로 기억합니다. 학생들은 열심히 문제를 풀었고 저도 긴장하며 학생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도장을 찍어주고 OMR 카드 교환을 원하는 학생들의 OMR 카드를 바꿔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험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을 무렵.
갑자기 교탁 바로 앞. 그러니까 제 바로 앞에 있는 남학생이 서랍 아래로 손을 넣습니다. 필통을 꺼내려나 보다 하고선 가만히 있었는데 난데없이 교과서를 꺼내 펼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갑작스러운 학생의 행동에 놀랐지만 시험 중이기에 차분하게 다가가 학생의 행동을 저지했습니다.
"지금은 시험 시간이라서 책을 꺼내면 안 돼."
학생에게 조용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마도 시험 문제를 다 풀었고 다음 시험을 준비하려고 했나 보다.'
생각하며 중학교 1학년의 귀여운 실수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생이 꺼낸 교과서는 지금 시험 중에 있는 국어교과서였습니다. 순식간에 교과서를 펼쳤기 때문에 안의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겠지만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였습니다. 학생을 정돈시키고 나머지 시험시간을 보낸 뒤 시험을 마치고 정리를 하고 학생과 함께 고사본부로 이동했습니다. 상황을 설명하고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푼 문제가 맞았는지 확인하려고 했어요."
커닝의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긴 합니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처음 본시험이었기에 자신이 문제를 잘 풀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잘못은 잘못. 고사본부에서 회의를 거쳐 적당한 처분을 내렸을 겁니다.
교무실로 돌아오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시험 때는 시험 과목의 교과서를 꺼내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쳤어야 했는지. 아니면 그 정도의 상식은 당연히 학생이 알았어야 했는지. 그런 고민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