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cm의 끄덕임.

by 이소망

저는 지금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에 처음 왔을 때 충격받았던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교통이었습니다. 중국의 교통은 혼란 속의 질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 도로를 제외하고 중국의 신호는 비보호 좌회전입니다. 많은 차들이 직진하는 가운데 슬쩍 눈치를 보면서 좌회전을 하면 반대편에서 전속력으로 달리다가도 차를 보며 정지를 하곤 합니다. 이 때문에 택시를 탔다가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좌회전하는 차 안에서 혹시나 사고가 날까 가슴을 쓸어내렸었던 적이 많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운동을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띠엔동이라 불리는 전기자전거를 타고 헬스장으로 향했습니다. 좋은 바람, 좋은 날씨, 좋은 햇살을 받으며 달리고 있을 때 저 앞 신호등은 제 직진신호를 바뀌었습니다.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속도를 올리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 시내버스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좌회전을 할 모양입니다. 얼른 눈치를 채고 띠엔동 속도를 줄입니다. 버스가 지나갈 때까지 잠시 기다렸습니다.


버스 운전사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던 그 순간. 아저씨는 저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였습니다. 자신의 길만을 가는 중국의 교통 카오스 속에서 아주 작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고작 5cm의 끄덕임이었습니다. 힘도 들지 않고 어쩌면 의식할 수도 없었던 그 끄덕임.


그 인사에 화답하며 나도 인사했고 그렇게 버스는 다시 도로 위를 달리고 저는 헬스장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분은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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