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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하탄K Jul 16. 2016

포켓몬GO, 내가 대박난다 그랬지?

우리는 왜 포켓몬GO에 열광하는가

  작년부터 기다려왔던 포켓몬GO(이하, GO켓몬)가 드디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한국은 빼고.(얻어걸린 속초빼고) 덕분에 나 역시 그림의 떡을 보는 심정으로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데..일각에서 들려오는 게임관련 주의 상승과 AR투자, 포켓몬GO 같은 게임을 만들겠다 하는 이뭐병 같은 소리를 듣고 있자니 어이가 없음에 웃음만이 난다.

  게다가 출시 전, GO켓몬을 유별나게 기다리던 나에게 주위 사람들은 "그런 비슷한 게임 널렸는데 왜 그렇게 흥분하냐."라고 했다.  "이건 포켓몬이니까." 라고 대답하는 나에게 그들은 "그래도...이것도 망할 것 같다." 라고 진심으로 이야기했던 분들. 그 중 한명은 피카츄에 미쳐있고, 겜덕후인 나의 푸피도 포함이다. 보고있나, 이 전세계에 불어닥친 GO켓몬의 열풍을? 이번에도 내가 맞았다.

  그래서 쓰게 된 "우리는 왜 포켓몬에 열광하는가?". 달리 말하면, "포켓몬GO는 어떻게 광풍을 일으켰나?" 라고도 볼 수 있겠다. 앞에서 언급한 고켓몬 같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이들의 주장에 코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1) 컨텐츠 파워 : 포켓몬이니까.

  GO켓몬이 시작과 동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맵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은 포켓몬 이전에도 있었다.포켓몬GO의 열풍은 이미 그것이 "포켓몬"이라는 이유로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는 잘 만들어진 컨텐츠가 지닌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늘 증명되고 있지만, 언제나 '설마' 하며 그 파워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Nerd하고, 덕후스럽다 여겨지는 만화나 게임이 지닌 파급력은 더더욱 모른다.

  피카츄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포켓몬이 19년동안 이어져온 사실을 몰라도, 게임과 만화가 지금까지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몰라도 아마 전세계의 모두는 알 것이다. 노란 털뭉치의 전기 쥐, 피카츄를. 그 하나만으로도 포켓몬이 지닌 컨텐츠 파워는 엄청난 것이다. 19년이란 세월동안 이어져오며 게임부터 만화까지, 전세계의 덕후들을 호령한 포켓몬이 지닌 파워는 사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마블...그 어떤 곳에 들이대도 견줄 수 있을만큼 엄청난 컨텐츠다. 그리고 GO켓몬이 지닌 가장 큰 파워는 그 베이스컨텐츠인 포켓몬이 여전히 생산되며, 소비되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포켓몬과 자라왔듯, 지금 기어다니지도 못하는 아기들은 또 다른 포켓몬들과 함께 자라날 것이다.


  2) 시기적절한 소비자들 : 포켓몬과 함께 자라난 세대

  포켓몬세대 라고 해야할까? 필자는 초등학교 때, 포켓몬 빵을 먹으며 책받침에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며 자라온 세대다. 포켓몬 1기가 나왔을 때부터 접했던 세대. 피카츄-파이리-이상해씨-꼬부기 4대 귀욤대장들의 귀욤을 보며 자란 세대. 그래, 우리를 포켓몬세대라고 칭하자. 유치원~중학생 당시, 포켓몬을 접하고 자라왔던 세대들. 위로는 30대 중반까지, 아래로는 10대까지 일 것이다. 특히, 자유롭게 소비활동이 가능해진 20대-30대.

  이 포켓몬 세대는 현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세대와 일치한다. 한번 쯤 포켓볼을 던져 피카츄를 잡아보고 싶은 욕망의 시기를 보냈던 세대. 그리고 이 세대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해당한다. SNS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세대와도 일치하기 때문에, 페이스북, 스냅챗, 트위터 등 이 모든 트래픽 사용량과 일일사용시간을 뛰어넘은 것은 당연지사.

  개발사 나이앤틱이 이 점을 모두 고려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어쨌든 우리 포켓몬 세대의 욕망에 다시금 불을 지피게 되었다.  


  3) 단순성 : 스마트폰만 있으면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현실

  증강현실. 산업적인 측면을 떠나 일반인의 입장에서 그거슨 전혀- 와닿는 것이 없었던 시기였다. 그리고 급작스럽게 부상하기 시작한 VR. 이 VR은 귀찮게도 VR 기계..를 구매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얼리어답터가 아닌 이상에는 아직 그것의 구매나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점이다. 나 역시 중국발 VR 기계를 구매했지만, 현재 구석에 쳐박힌 상태다. 물론, PS 발 VR은 구입할 의향이 있다만,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문화다. VR 방 등에서 단순하게 문화를 소비하는 정도이지, 직접 그 것을 사서 집에서 할 열정을 가지기엔 아직 대중들에게 VR은 넘나 먼 존재다.

  하지만 GO켓몬은 다르다. 굳이 환상기계(VR고글)을 쓰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포켓몬 트레이너가 될 수 있다. 앱을 다운로드 받고, GPS만 작동한다면 누구든지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정부가 국가지도에 규제를 걸어놓지 않았을 때 한정. 이 단순성에 의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GO켓몬을 거리낌없이 시작할 수 있었고, 그 결과 GO켓몬은 성공하게 되었다. 그냥 맵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켜면 내 동네에 포켓몬이 나타나니...VR 고글을 끼지 않아도 이 환상(!)이 현실이 되는데 누가 마다하지 않을까.

 

  4) 포괄성 : 매니아&대중

  일찍이 우리도 대중 모두를 사로잡고 대박을 터뜨린 게임들이 있다. 애니팡 등. 하지만 그것은 모바일 산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GO켓몬의 경우, 앞서 이야기 한 요인들을 가지고 기존에 포켓몬을 좋아하는 포켓몬 매니아 층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게 되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대중들 마음 속에 있던 욕망을 끄집어 내어, 기존 매니아들이 가지고 있던 충성심(?)을 대중 전체로 확대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로써 모든 대중을 매니아로 만든 이 GO켓몬은 로컬비즈니스 영역에서 보다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맞이하고 나서야 게임주에 투자를 하고, 우리도 GO켓몬 같은 게임을 만들어야햇! 우리는 왜 못 만들어!?! 만들었는데 왜 돌풍을 못 일으켜!?! 하고 있는데, 아서라.. 이러한 반응 앞에서는 백년이 지나도 나올 수 없다. 이러한 멍청함 덕분인지, 속초는 얻어 걸렸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가능한 곳인지라, 포켓몬 돌풍+희소성이 더해졌다. 너도나도 속초 포켓몬 투어 상품을 팔고 있고, 그 덕에 아마 속초는 당분간 관광산업에서 큰 활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강남 스타일은 싸이웨이브였지, K-웨이브가 아니었다는 것. 언론만 보면, 나가면 한국이 어디 붙어있는지 알 것 같고, 한국하면 다 좋아할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 K-컬쳐라 해봤자, 사실 아시아 쪽에 그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돈 버는 데 급급해서, 일부러 그 사실을 외면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ㅎ..멀리 내다보고 원천적인 컨텐츠를 생산하고, AR이니 VR이니 산업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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