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로컬 피봇(local pivot)
초대만으로 맴버를 모을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그룹의 사이즈가 작지만 소통 빈도가 높고, 정보 공유 범위가 제한되어 자기검열이 필요 없는, 캘린더/주소록/사진첩과 같이 컨텐트를 organized할 수 있는 도구. 한국에서는 그렇게 시작하였고, 처음에는 그 컨셉 그대로 미국에와서 언어만 바꾸어서 Product market fit이 맞는 이용자 층을 찾아서 공략하려고 하였다.
언어를 번역하는 작업은 앱 내에서의 기능명칭을 영어로 바꾸는 것 외에도, 그 나라 환경에서 사용하고자 할 때 약간의 거부감도 들지 않는 자연스러운 onboarding (다운로드>Signup)과 첫 사용 경험(튜토리얼>그룹공간 생성 > 멤버 초대 등)을 갖도록 하는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미국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 앱설치부터 가입 후 첫 페이지 화면의 Intro 메세지를 모두 미국인의 시각에서 바꾸는 고민도하고, 앱의 아이콘도 미국스럽게 바꾸는 시도도 해보았다.
그러나, 문제는 초대없이 walk-in으로 앱 설치후 가입하는 이용자 "혼자서"는 그룹 서비스의 가치를 느낄 수 없었다. 그룹 공간을 만들고, 멤버를 초대해서, 일정 수준의 멤버가 모여서 대화를 하거나 사진을 올릴 때까지의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그 과정에서 이탈하는 유저가 많았다. 또한, 폐쇄형 서비스의 특성 상 남들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들여다 볼 수가 없어서, 다른 이용자들이 어떻게 그룹간에 소통하고 일정을 공유하는지를 보여주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튜토리얼을 강화하고, 첫 가입 후에 '가상의 샘플 그룹'에 가입하도록 유도하였고, 그 안에 사진, 일정 등을 미리 넣어두어서 가입하자마자 그룹 멤버로서 소통하는 경험을 간접 체험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용자 인터뷰 통해서 깨달은 것은, 미국에서는 처음부터 폐쇄형 그룹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조금 가벼운 관계 형태인 "개방형 그룹"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겠구나..하는 것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폐쇄형은 Groupme/Facebook message/Whataspp 등 채팅앱에서 어느 정도 충족이 되고 있었는데, 개방형은 Reddit 만이 대표적인 프로덕트였고, Facebook group이 폐쇄형/개방형 모두 기능적으로 제공하고 있었지만 개인의 personal한 facebook profile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개방형쪽에서는 잘 사용되고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폐쇄형 그룹 서비스인 밴드에 최초로 'public group' feature가 적용되었고, 폐쇄형으로 성장한 한국보다는 미국/대만/인도 등의 새로운 국가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먼저 deploy하게 되었다. Localization이 단순한 언어번역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feature을 특정 국가의 니즈에 맞추어 추가하여, 기존과는 다른 컨셉으로 pivot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서비스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에 집중했는데, 하나의 "Group" 프로덕트로서, 이용자의 개인적인(Private)그룹과 공개적인(Public)그룹을 모아서 함께 소통하되, profile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가족 그룹에서는 둘째 아들로서, 스포츠 그룹에서는 캡틴으로서, 대학교 클럽에서는 소그룹 리더로서, LoL게임 그룹에서는 게임 닉네임으로서,,, 개인이 속해 있는 그룹마다 본인의 identity(프로필사진과 이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의 실질적 자아와 온라인에서의 버추얼적 자아가 한 곳에서 관리되고, 이런 부분은 facebook group이나 어느 다른 그룹 서비스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요소로 정의할 수 있었다.
2010년 경에 Google 에서 소셜 프로덕트의 UX researcher로 재직하던 Paul Adams이 연구한 내용이 공개 되었는데, 밴드가 하려고 했던 'Real life social network'을 잘 설명하고 있다.
Public 그룹 기능을 통해 첫 가입자는 '샘플 그룹'이 아닌, 인기 있는 public그룹에 직접 가입하여 어떻게 그룹 소통이 이루어지는지를 '직접' 체험하고, 본인의 니즈에 따라 Private 또는 Public 그룹을 만들도록 유도하였다. 또한, public그룹의 장점은 이용자와의 개별적인 동의 없이도 그 내부의 컨텐트를 밖으로 꺼내어서 보여주어서 새로운 멤버 가입을 유도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스포츠 경기, 대학교 입학시즌, 크리스마스 등의 시즈널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public그룹을 앱 내에서 홍보하고 많은 그룹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가입한 밴드가 많을 수록, 앱 방문율과 컨텐트 생산량이 늘고, 새로운 member를 가입시키는 "Member Get Member"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미국은 워낙에 큰 시장이라 왠만한 홍보/광고로는 고객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운데, 그래도 꾸준한 우상향 그래프를 만들면서 우리 제품의 핵심을 알아보는 이용자를 모으며 snowballing을 만들어갔다. 어느 순간 tipping point를 만나면 폭풍 성장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