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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Mar 04. 2020

[Day 3] 나에게 책이란___?


책을 읽는다는 건 ___ ?


이지상 작가의 <중년 독서>를 읽으면서 펼친 나의 책에 대한 생각

타인의 글을 읽는 행위는 참 묘하게 재미있다. 뭐라고 할까? 약간의 #관음증 ?

"타인을 엿보다"를 "타인을 슬몃 읽다"로 바꾼 것 정도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가 남 뒷담화라는 말도 있다. 여기서 특히 남(타인)은 내가 인지하고 있지만 잘 모르는 정도의 관계일 경우 뒷담화는 더 재미있다.


   책은 작가의 생각 결정체다. 책 한 권을 위해 작가는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고민한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뇌즙을 쭉 짜낸 엑기스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책을 읽는 것은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마치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그의 삶을 엿보는 행위다. 이 매력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나 뉘앙스는 알지만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 느낌을 제대로 살린 글을 만나면 그 사람의 글에 깊게 몰입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외수, 무라카미 하루키, 김 훈, 구본형, 파울루 코엘류, 알랭 드 보통, 헤르만 헤세, 생텍쥐페리,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랬다.


 그리고 이번에 우연처럼 읽게 된 <중년 독서>의 이지상 작가에게도 조금씩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이지상 작가는 나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참 부러운 사람이다. 그의 삶을 단 몇 초도 함께 겪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문장을 통해 지금까지 그가 겪어온 삶, 읽어온 책 그리고 생각을 표현해내는 능력을 보면서 그에게 매료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 <중년 독서>를 읽고서는 그의 다른 책들을 열심히 검색해서 내 책장 한편에 쭉 세워놓았다. 


   나는 이 책 <중년 독서>를 통해 이지상 작가를 처음 만났다. "독서"를 내 삶의 키워드로 정한 뒤부터 독서를 주제로 책을 출간한 작가의 책을 만날 때면 자꾸 내가 움츠려든다. 이 책도 그랬다. 이지상 작가는 오랜 여행자로 현실이라는 깊은 뿌리를 뽑아내 본 사람이었다.


   "두려움" 이면에 존재하는 "새로움"을 위해 현실을 내던지고 세상 밖으로 걸어나갔고, 결국 그곳에서 다시 밥을 찾게 되었다. 그의 경험과 연륜에서 배어 나온 글은 그의 삶의 밀도만큼이나 농밀하다.


   그리고 그가 읽은 책들. 이 책에서 그가 선택한 20권의 책에 대한 생각은 내 독서를 아이의 그것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내공이 깊다는 표현으로는 그 다름을 설명하기 힘든, 격이 다른 깊은 독서였다. 


   나는 생각했다. 그가 이 책을 집필하면서 거듭 고민하여 신중하게 골랐을 이 20권의 책들을 나도 같이 따라 읽어보기로. 독서는 곧 삶의 경험이며 책 한 권을 읽고서 이해하는 정도는 딱 자신의 경험만큼의 깊이를 가진다. 내 독서의 깊이가 얼마나 될지 짐작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와 견주어 봄을 통해 그의 생각에 조금 더 다가가고 싶고, 내 독서의 깊이를 몇 뼘 더 파보고 싶다. 


   재미있는 시도, 짜릿한 도전이라는 생각에 갑자기 행복함과 만족감이 밀려온다. 즐거움이 시작되었다. 이게 바로 책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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