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회사를 다니며 힘든 시기와 즐거웠던 시기를 두루거쳤다.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대리 / 과장 / 부장까지왔다.
얼마전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에서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 해보면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진급할 확률은 2.4%라고 한다. 그리고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0.7%라고 했다.
이게 과연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부서에 내 동기가 10명정도 있었는데 그중 많은 동기들이 아직 부장이 되지 못하고 있기도하고, 앞으로 영원히 못될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로 진급이 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일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진급이 갈렸다.
과장 진급까지는 인사고과 점수와 개인역량 점수의 조합으로 합격선을 가늠할 수 있는데, 부장진급은 점수 외에 상급자의 의견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일이 생긴다.
물론 일을 잘하고, 일을 많이하고, 일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라면 진급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회사에서의 일이 그다지 흥미롭지 못하고, 퇴근 후의 삶을 위해 회사를 버티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그들의 선택이 잘못된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사원 - 대리 - 과장까지 열심히 달려오다가 몇번의 문제로 좌절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좌절된 채 일을 놓아버리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충분히 다시 올라설 수 있는 깜냥을 가졌음에도 그러지 못하고 스스로 구덩이를 더 깊이 파는 사람들을 위해 자격은 없지만 3가지 생각해볼만한 직장생활의 팁을 써보겠다.
1. 지금 상급자가 평생 당신의 상급자는 아니다.
상급자는 자신의 회사생활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 부장인 지금 내 입장에서는 나의 직속상관인 팀장이 내 모든것을 관장한다. 그래서 팀장과 트러블이 생기면 일과 삶 모든것에 영향을 받는다.
결혼을 한 사람은 알것이다. 아내와 정말 별 것 아닌 사소한 마찰이 생겨도 회사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 한곳이 무거워 집중이 안되는 것 말이다. 회사 상급자가 아내만 하겠느냐만은 매우 비슷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 같은 경우는 매우 힘든 상급자들의 아래에서 10년을 넘게 견뎠다. 출근이 지옥같을때가 많았지만 동료들 때문에 버텼다. 주변의 많은 선후배들이 그 상급자 때문에 부서를 옮기고 회사를 관뒀다. 매우 특이한 분이었다.
일주일정도 휴가를 보내고 첫 출근을 하던 날은 출근길에 손이 덜덜 떨릴정도로 긴장했었다.
그 분을 극복하는 방법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그가 나를 인정하게 만들어서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나는 그렇게 했는데, 비단 그것만이 답은 아니다. 덕분에 내가 얻은 것은 일하는 능력이고, 잃은것은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랬던 상사들 모두 떠났다. 살아남은 놈이 이기는 놈이라고 했던가. 나는 그자리에 있고 그들은 떠났다. 내 최고의 무기는 그들보다 젊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퇴직을 한것은 아니다. 다른 부서로 옮겼다.
그들은 그 부서에서도 예전의 모습 그대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이 맞는것 같기도 하다. ^^
암튼, 힘든 상급자는 어디에든 있다는 것과 그들이 제아무리 당신을 윽박지르고 힘들게 해도 그들은 당신보다 회사에 오래 다니지 못한다.
스트레스를 안받을 수는 없지만 그 또한 지나간다.
써놓고 보니 묘수는 아니라서 죄송하다.
2. 모르면 물어라
제발 모르면 물어보기 바란다. 제발...
여러분의 생각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더라도 선배를 괴롭혀라. 자꾸 물어봐라.
특히 모르면서 “이렇게 해놓고 물어봐야지.”라는 생각은 화를 더 부추길 뿐이라는 걸 하루라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선배는 귀찮게 하더라도 물어보는 사람에게는 알려준다. 그리고 자신이 알려준대로 해온 후배에게 완성도로 핀잔을 줄 수는 있지만 일의 방향으로는 혼내지 않는다.
물론 잘 못 알아들어서 잘 못할수는 있다. 그건 뭐 혼나야 하는일이고 ^^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납기가 있는 일을 시켜놨는데 납기에 다가가 엉뚱한 것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물론 사전에 체크못한 선배 잘못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여러분에게 주던 일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지금 자신의 일이 줄고 있다면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적어도 책임감을 갖고 하나의 일을 마무리 하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면 업무 진행중에 막히는 곳이 있으면 물어보길 바란다. 웃는 놈에게 떡하나 더주듯, 묻는 놈에게도 답하나 더준다. 그게 선배다.
꼭 물어서 함께 일하는 것처럼 만들기 바란다.
3. 지금보다 10분만 일찍 출근해라
상급자의 가장 큰 무기가 근태(근무태도)라는 것을 일찍 깨달아야 한다. 여러분의 가정에 큰 일이 일어나도 상급자가 티껍게 본다면 내 마음이 매우 불편한 경우가 생긴다.
예전에 이런 일이있었다. 후배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후배가 직속상관에게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지금 퇴근해서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관의 말이 정말 가관이었다.
“네가 가서 지금 할 수 있는 것도 없잖아? 일 마치고 가라. 어차피 3일 쉴거잖아.”
정말 이런 사람이 있다. 배려가 전혀 없는 사람.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더 문제는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데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그 후배가 평소 근무태도가 너무 좋지 못했던 것이다. 출근시간을 딱 맞추거나 가까스로 출근을 하고 업무를 마무리 하지 않더라도 퇴근시간이 되면 가버리고, 일에 대한 진행사항 보고도 없고... (이런 글을 쓰는 나도 꼰대인가? ㅋㅋㅋ)
그래서 보내주기 싫더라는 거다. 그 순간 갑자기 그런 마음이 생겨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 나와버렸다는거다.
무엇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평소의 근무태도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척도다. 그래서 평소에 잘 쌓아두어야 한다.
지금까지 봐온 최고로 근무태도가 좋다는 상급자의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모두 항상성을 유지하는 사람들이었다. 바로 매일 그 시간에 정확히 자리에 도착하는 사람을 말한다. 퇴근보다 출근이 중요하다.
지금 여러분의 출근이 들쭉날쭉하다면 항상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바로 지금보다 10분 일찍 집을 나서는 것이다. 10분 참 별것아닌 시간인데 그 시간이 여러분의 근무 평가를 좌우한다. 정말이다.
리더는 자신의 부하가 무슨일을 하는지 잘 안다. 그리고 그들의 능력과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어서 각자에게 맞는 일을 배분한다. 그렇기 떄문에 리더의 눈에 들려면 일찍오는 것보다는 항상 같은 시간에 오는것이 중요하다.
다만, 그 항상성이 출근 종료시간에 항상 맞춰져 있지 않기를 바란다. ^^
나는 매우 일찍 출근을 하는데, 그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항상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다. 내가 평소보다 20분 정도 늦는 일이 생기면 그들이 먼저 내게 무슨일이 있냐고 연락이 온다. 그렇게 항상성을 유지 할 수 있기에 리더가 업무 스케쥴에서 나에게 맡길 수 있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지정할 수 있다. 리더가 나의 시간을 명확히 계산해 낼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책임감 있는 일을 맡게되고 그 일로 인해 발전하는 것이다.
여러분도 항상성을 만들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딱 10분만 먼저 집을 나서보자. 그러면 분명 항상성이 생길것이다.
건투를 빈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