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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ug 02. 2020

코로나 19로 변해버린 휴가를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

| 확실한 리프레쉬 그리고 재충전...



"함께"라는 소중한 가치를 여지없이 박살 내버린 코로나-19(COVID-19)


준비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의 위험에 우리는 갇혀버렸다. 


그리고 6개월


우리는 변했다. 마스크가 생필품이 되었고, 집이 가장 안전한 곳이 되었다.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학생들은 영상을 통해 학업을 소화한다. 이제 혼밥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휴가철이 다가왔다.


지난 금요일 퇴근길에 집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많은 사람들이 캐리어를 끌고 어디로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휴가가 시작되긴 했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과연 어디로 갈까? 


주변의 많은 동료들에게 물어봤더니 대부분 캠핑을 언급했다. 바다는 무리에 섞여 놀아야 하기에 그나마 사람들 간의 간격이 먼 캠핑을 선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휴가는 "떠남"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수년간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휴가의 의미를 잘 안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휴가는 말 그대로 "휴식"이다. 하지만 휴식이 휴식 다울 수 있도록 무언가를 계획한다. 찐~~ 한 휴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6월 중순부터 7월로 접어들면 몸이 먼저 휴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똑같은 일상을 소화하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몸은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하면 맞으려나?

암튼, 이즈음 되면 내 몸을 한번 쉬어주는 그 시기가 온 것이라는 걸 몸이 알려주는 것이다. 25~30주 정도 쉼 없이 달려왔는데 1주일 정도 쉰다고 피로가 풀릴까? 생각하겠지만 몇 번 휴가를 지내보면 그 1주일의 정신적인 스트레칭이 얼마나 큰 효과를 주는지 알게 된다.


보통은 아이들의 방학에 맞춰 해외여행이나 시원한 물이 있는 바다는 계곡으로 떠날 계획을 세웠겠지만, 코로나로 변한 지금의 휴가는 제법 많이 변했다. 그래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계획을 해보지만 조심스럽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통해 감히 몇 가지의 휴가법을 제안해보려고 한다.




1.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자

보통 직장인의 루틴을 보면 부모님을 만나는 시간은 명절이다. 휴가는 쉼이고 떠남이라 새로운 곳을 찾게 마련이지만 코로나로 변한 일상에서 나는 감히 고향집을 제안해본다.

매번 명절에 급히 내려가 교통체증 운운하며 쫓기듯 발걸음을 돌렸다면, 이번 기회에 하루 이틀이라도 부모님이라는 정신적 고향에서 쉼을 맞이해보자. 


물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 사람들이라면 이제 더 이상 고향집이 내 집보다 편하지 않을 것이다. 태어나고 자란 집이고 아빠 엄마라는 약 십여 년 동안 한 번도 떨어져 보지 않았던 정신적 지주 같은, 어쩌면 지금 옆에 있는 배우자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함께했던 사람들인데도 말이다.


나 역시 결혼 전에는 부산의 부모님 집에 가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었다. 물론 지금도 즐겁다. 하지만 예전의 그때만큼 즐겁지는 않다. 뭔지 잘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이 걱정되어서인지, 내 생각과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인지, 아내와 아이들이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인지...


하지만 시간은 유한하고, 지금 곁에 있는 내 아내와 아이들보다 부모님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을 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맞이하여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분들은 어떠한가? 조금은 불편해도, 조금은 더 자유로움을 포기해야 한다고 해도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시간을 조금 더 계획해보는 것 말이다.




2. 내 안의 가족과 보내는 시간

앞서 휴가의 본질은 "떠남"이라고 언급했었다. 그 떠남에 포함된 것이 "가족" 아닐까?


그동안 일 때문에 소홀했던 가족의 일상에 제대로 한번 빠져보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금 미뤄도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쌓이면 앙금이 된다. 그 앙금을 이번 기회에 조금 털어내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아이들을 픽업해주는 일도 아내 대신 아빠가 해보고, 아이와 단 둘이 산책을 하거나 문구점 같은 데서 쇼핑도 해보자. 확실히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고 대화가 수월하다는 것을 느껴보자. 그리고 내 아이들의 성장을 관찰하면서 그들을 인정하는 시간을 보내자. 

배우자와도 둘만의 시간을 보내자. 차를 마셔도 좋고, 술을 마셔도 좋다. 휴가기간까지 친구들을 만나러 집을 나서는 것보다 하릴없는 시간을 보내더라도 배우자 주변에서 맴도는 것은 어떠한가? (아내가 부담스럽다고 한다면...^^) 아니면 상대에게 자유시간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는 새벽형 인간이라 아침 10시 이전에는 나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취침모드다. 그래서 그때까지 내 생활에 집중하고 가족이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가족에게 몰입하는 편이다. (비단 휴가 때뿐만 아니라...)

특히 휴가 때는 내가 아이들 밥과 간식을 챙긴다. (이제는 각자 알아서 챙겨 먹는 나이가 되어서 좋다.) 물론 뒷정리와 집 청소도 내가 많이 하려고 한다. 직장인에게는 휴가가 있지만 주부에게는 휴가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내에게도 휴가를 주려는 작은 마음이다. 물론 아내의 눈엔 내가 하는 이런 도움이 별로 커 보이지는 않는 것 같지만 말이다. ^^




3. 자신의 머리를 비우고 채우는 시간

부모님과 가족을 챙겼다면 이제 자신을 챙겨볼 시간이다. 


나 같은 경우는 보통 휴가 시작 전에 볼 책과 영화, 드라마 리스트를 뽑아두는 편이다. 물론 휴가 마지막 날에는 절반에도 못 미친 성적을 보면서 휴가가 짧음을 한탄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계획이 없으면 단 하나도 제대로 못해내는 경우가 많아 계획을 세워두고 중간중간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는 편이다.


보통 영화 3~4편, 책 5권, 드라마 1개 시리즈 정도를 계획한다.


멍~때리는 것도 좋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아무런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것도 좋고, 경치 좋은 카페에 들러 창 밖을 바라보면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다. 


확실한 것은 "자신이 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분명 "쉰 것 같지 않다."라는 말로 휴가를 마무리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몇몇 순간만은 제대로 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확실히 자신에게 리프레쉬를 선물하자.




휴가는 휴가다워야 휴가다. 


"난 이번 휴가에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철저한 계획하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러분의 휴가가 정말 제대로 정신과 육체를 청량감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보통 휴가 때 과하게 체력을 소진해 휴가 이후 업무에 복귀해서 방전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하지만 코로나 덕분에 우리의 반경이 좁아졌기에 이번 휴가는 제대로 쉴 수 있는 확실한 기회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위에서 언급한 것들과 그 외 자신이 계획한 확실한 휴식을 추진해보길 바란다.


그럼 여러분들의 멋진 휴가를 응원한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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