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안 해도 그냥 좋아!!!
항상 휴가는 설렘을 동반한다. 하루든 일주일이든 열흘이든.
난 항상 휴가가 다가오면 여러 가지 할 일들을 결심하고 기록하고 실행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이번 여행은 코로나 19 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못해서 아쉽지만 대신 고향 부산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것저것 계획해보았다.
[ 2020년 휴가 계획 ]
1. 해파랑길 1코스 걷기
2. YES24 중고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 고르기
3. 새벽에 황령산 전망대 올라서 유튜브 영상 촬영하기
4. 광안리 바닷가 조깅하기
5. 해운대 백사장 한 바퀴 조깅하기
6. 다대포 일몰 사진기에 담기
7. 부산에서 남긴 사진으로 멋진 글 한편 쓰기
근데 온종일 비가 온다.
위 항목 중에 1,2번은 현재 성공했는데 나머지는 과연 할 수 있을까? 적어도 조깅은 꼭 완료하고 천안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지금 바깥은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처갓집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는 여전하고 광안리 바닷가도 항상 똑같다. 하늘은 흐리지만 여전히 바깥에 사람들은 많다. 비가 내리지만 뛰고 걷고 싶다. (현실은 방구석에서 하릴없이 책만 본다.)
함께 온 강아지 녀석들은 오랜만에 온 집 구경에 여념이 없고, 아이들은 날씨와는 상관없이 모여서 정신없이 즐겁기만 한다. 비록 내 목표를 다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냥 이대로 시간을 흘려보내더라도 상관없이 좋다.
그게 휴가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다.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지만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 그냥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주말이 주말 같지 않고, 주욱 늘어진 평일의 늦은 오후 느낌이다.
이 느낌 오래 지속하고 싶다.
그냥 그렇다.
ㅎㅎㅎ
- 브런치 작가 김경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