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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Mar 11. 2020

[Day 10] 도전이 건네는 가치

매일 글쓰기를 하는 방법에 대한 3가지 꿀팁


시작의 끝을 시작합니다


지난 열흘간 반달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매일 글쓰기에 도전했다. 

글을 쓴다는 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이야기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은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은 깊숙이 묻어둔 채 타인의 말과 행동 속에서 잠시 잠시 나를 드러내며 존재한다. 이런 관계의 연속선에서 잠시 몇 분 또는 한 시간 정도 나 스스로의 머릿속 생각을 들여다보는 짬을 갖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매일 글을 쓴다는 건 이런 나와의 만남을 매일 약속하는 것이다. 매일은 약속을 전제로 하고 약속은 제약을 그리고 제약은 습관을 만든다. 열흘 동안 매일 글쓰기를 통해 나는 정해둔 한 가지 주제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평소의 루틴에 반달 쓰기 30분을 끼웠다. 계획은 30분이었지만 보통 1시간가량 걸렸다. 모니터를 켜고 여백을 마주하고선 한 장의 사진을 쳐다보고 있으면 글감들이 머릿속에 뭉게뭉게 피어났다. 글감들을 노트해두고 그것들을 연결해가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글을 쓰면서 계속 일어나는 생각의 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여백이 제법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열흘간 과제를 해나갔다.




이런 꾸준한 도전을 몇 차례 경험해 보면서 습관적으로 깨닫게 된 것이 몇 개 있다. 


첫째, 시작이 힘들면 안 된다. 


오늘 글을 써야 하는데 글을 쓰겠다고 앉아서 뭘 쓸지 고민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고민에 시간을 쓰는 것과 글을 쓰는데 시간을 쓰는 것은 다르다. 고민은 미리 해두어야 한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책상에 앉는 것은 바쁜 삶에서 쉽지 않은 짬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결심한 귀중한 시간에 무엇을 쓸지 고민을 하다 보면 글을 써야 한다는 과업을 잊고 글감을 찾다 지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나는 반달을 시작하는 첫 글에서 밝혔지만 열흘간 쓰게 될 글의 주제를 한꺼번에 모두 생각해두었다. 그리고 내가 정해둔 주제를 마주할 때 글쓰기의 시작이 쉽도록 사진 한 장을 준비해 두었다. (매일 글과 함께 올리는 표지 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준비해두었기 때문에 잠에서 깨 책상에 앉는 그 순간 나는 블로그를 열었고 오늘 쓸 주제와 사진을 보고 첫 문장을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주제를 미리 정해두었기 때문에 며칠간 정해둔 주제로 뭘 쓸지도 짬짬이 고민해 두었던 것은 글 쓰는 시간을 아끼게 만들었다.


둘째, 알람을 맞춘다.


내 모든 습관은 스마트폰 알람이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반달을 시작하면서 3개의 알람을 맞췄다. 

1. 04:30 반달 글을 쓸 시간

2. 10:50 쓴 글을 다시 읽고 게시할 시간

3. 20:30 등록된 리뷰를 확인하고 동료들의 글을 확인하는 시간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리면 습관적으로 계획된 것을 실행한다. 다른 업무 중이라면 한 시간 뒤 다시알림을 해두면 된다. 요즘 이런 편리한 기능 덕분에 잊어버리는 것이 더 어렵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걸 반달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기에 앞서서 기획해두는 것이다. 기획은 계획을 만들어내고 계획은 약속을 약속은 의지를 의지는 습관을 만든다. 


셋째, 하루 먼저 움직인다.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면 계획보다 하루 먼저 시작하기를 권한다. 나는 이번 반달 프로젝트가 시작된 3/1일 전날인 2/29일에 열흘간 쓸 주제 10개를 뽑았고 제목과 사진을 정리했다. 그리고, 29일에 다음날 게시할 글을 미리 썼다. 이유는 갑자기 생길지 모를 긴급한 일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실패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경험상 과업을 미루면 안된다 미룸은 실패를 부추긴다. 제때 해야 하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없애기 위해 하루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여러 개를 미리 써두고 매일 게시하는 건 의미가 없다. 왜냐면 이 프로젝트의 취지상 매일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딱 하루 먼저 글을 썼다. 그리고 게시 당일 10:50분에(위 알람 시각) 전 날 써둔 글을 다시 읽고 수정해서 게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꾸준히 목표를 향해가는 방법이다.




오늘로 또 하나의 작은 과업을 마쳤다. 특히 이번 글쓰기는 함께하는 동료들이 많아서 좋았다. 그들의 글을 읽으며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문구들과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다. 글을 읽으면서 메모지를 펴두고 날짜별로 소중한 문장과 단어들을 메모했다.

안타까웠던 것은 글이 너무 많아서 다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분명 보석들이 많이 숨어있을 텐데.

그래서 짬을 내 모두 읽어볼 계획이다. 오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참석한 동료별로 10개의 글이 등록되어 있을 것이다. 그들의 글 10편을 연속으로 읽어보면 그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의 변화를 통해 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쁘다.


좋다. 좋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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