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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Oct 09. 2020

리들리 스콧의 작품들을 보면서 가진 생각

[0206] 에일리언 시리즈를 복습하다가


우연찮게 이번 휴가기간에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인지도 모른 채 봤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영화 첫 장면에 나오는 #데티포스 폭포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에서 데티포스 사진 한 장을 봤는데 “여긴 죽기 전에 꼭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검색을 시작했죠.

아이슬란드에 있는 폭포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점과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첫 장면인 인류의 기원 부분에 등장한다고 설명되어있었습니다. 이 한 장의 사진 때문에 이 영화를 리스트에 올려두었고 드디어 영화를 봤네요.


영화 <프로메테우스> 포스터와 데티포스 폭포 모습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에일리언(Alien) 1편을 만든 감독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일리언 1편은 제 기억으로 중학생 때 비디오를 빌려서 봤었습니다. 당시 에일리언(괴물)보다는 우주복 얼굴 부분에 붙어있는 가오리 같이 생긴 괴물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이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보던 중 그 장면과 아주 흡사한 부분이 나와서 “아!”하면 감독의 작품을 뒤져보았더니 1979년작에 <Alien> 이 있었습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2012년 작이니 33년 뒤 에일리언의 비기닝 작품을 만든 것이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거대한 스토리를 사전에 생각하고 <에일리언>을 만든 것일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전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에일리언> 전 시리즈와 관련된 자료를 지금 보고 읽고 있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너무 신나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예전에 <스타워즈>에 흠뻑 빠졌을 때, 열심히 미국 자료들을 뒤져서 (그때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온갖 백과사전과 대학 도서관 책을 뒤졌습니다.) 조지 루카스가 처음 기획했던 <스타워즈>의 이야기가 총 6편이라는 것을 알아냈을 때의 그 희열을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맛보고 싶어 졌습니다.  



암튼, 리들리 스콧 감독이 처음 <에일리언>을 선보이고 이후 2편 <에일리언 2> (우리나라 제목, 영어 제목은 Aliens)는 1986년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메가폰을 잡습니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1984년 <터미네이터>로 많은 인기를 끈 상태로 에일리언의 후속 편을 제작하면서 블록버스터 영화로 탈바꿈시켜버립니다. 여러분도 <에일리언> 1편과 2편을 보시면 스토리만 이어지는 영화이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편에서 <에일리언>의 히로인 시고니 위버가 여전사로 태어납니다.

제가 중학생 시절 1편을 보았을 때, 비디오 가게 아저씨가 했던 말이 “진짜 에일리언은 1편이고, 2편은 액션 영화야”였습니다. 그 아저씨가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 거였죠.

암튼 <프로메테우스>와 <에일리언> 1편은 아주 비슷하게 전개되면 괴물이 별로 나오지도 않는데 굉장한 공포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반면 2편에서는 괴물이 도처에서 날뛰고 그걸 때려잡는 이야기이고요.


물론 에일리언 3편과 4편도 스토리는 이어집니다만 감독은 계속 바뀝니다. 3편은 <세븐>과 <파이트 클럽>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4편은 <아멜리아>를 만든 장 피에르 죄네 감독이 제작했습니다.


(왼쪽) 우리나라 개봉 포스터, (오른쪽) 미국 포스터


또 찾아봤더니 2017년 <에일리언 커버넌트>라는 영화가 개봉했더군요. 이 영화 역시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인데 <프로메테우스>와 <에일리언 1편> 그 중간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볼거리가 너무 많네요.


이렇듯 한 감독의 영화 시리즈를 따라가다 보면 연결된 아주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들리 스콧은 1979년 <에일리언>을 제작하고 3년 뒤 불세출의 미래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만들어냅니다. 자료를 좀 더 찾아봐야겠지만 아마도 <에일리언>을 작업하면서 인류의 기원과 우주인(외계인)의 탄생과 지구와의 관계 설정을 했을 것이고, 그가 그려낸 미래에 대한 모습을 <블레이드 러너>로 계승시키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시작부가 2089년인데, 그걸 보면 <에일리언>은 그 이후의 세계일 것이고, <블레이드 러너>는 2019년의 미래(지금 보면 과거 ㅋㅋㅋ)를 그려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머릿속에서는 핵전쟁 이후 인류는 우주로 나섰고 그곳에서 인류의 기원을 만나게 된다는 전개네요.


혹시 두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이 사진 두장을 잘 기억하시고 영화를 보시면 훨씬 쉽게 영화를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글은 모두 제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아직 자료를 찾아보는 중이라(자료가 너무 부족해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혹시 정확한 내용을 알고 계신 분들은 댓글을 남겨주시면 제가 보충해서 정리하는데 참고하겠습니다.



이렇게 영화 정리하다 보니 옛날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때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 두 편 빌려서 집에 걸어올 때 얼마나 배가 부르고 즐거웠던지...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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