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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Mar 18. 2020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고

당장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무서운 책이었다. 팀 페리스가 만난 수많은 거인들(Titans, 난 거인이라면 Giant를 생각했었는데, 롯데 팬이라서 그런가?)의 인터뷰가 고스란히 책에 녹아있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얼마나 많은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2월에 완독을 하고서 지금은 한 챕터씩 재독을 하며 각 챕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을 노트에 옮기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천천히 한 챕터씩 곱씹으면서 좋은 문장과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자기계발의 도구들을 소화시킬 계획이다. 아마도 두 달 정도 소요되는 작업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가방에 매일 이 책을 넣고 다닌다. (물론 어제 이야기했던 <손자병법>도 함께 가지고 다닌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줄 긋는데 정신이 팔려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다 읽었을 때 머릿속에 몇 단어가 남지 않았었다. "칠리 패드", "명상", "저탄 고지", "이부자리부터 정리해라." 뭐 이 정도 기억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마치 고급 뷔페식당에 온 것 같았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이것저것 주워 담아왔는데 막상 다 먹고 났더니 배만 부르다. ‘차라리 된장찌개 잘 끓이는 백반집에서 하얀 쌀밥과 된장찌개가 더 맛있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팀 페리스는 진수성찬을 잔뜩 차려놓고 독자를 맞이했다.


두 번째 독서를 시작하면서 한 문장씩, 한 챕터씩 소화해내다 보니, 이 책은 버릴 게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번을 연거푸 읽다 보면 나도 거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할까? 이제 그런 느낌이 조금씩 든다.




당장 시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총 4개의 문장을 뽑아낼 계획이다. 그중 처음 내가 선택한 문장은 바로 이 문장이다. 어제 뽑았던 "졸속이 지완을 이긴다."라는 문장과도 통하는 문장이다.


어제 나는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일단 시작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시작하지 못하고 계속 머뭇거린다.


이렇게 주저하는 이유는 뭘까?


페이팔(Paypal)의 창업자이자 CEO인 피터 틸(Peter Thiel)은 그 이유를 "두려움"이라고 정의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그동안 "게으름"이라며 한순간 부지런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당장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내 자신감은 완전히 잘못된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모골이 송연해졌다. 진짜 두려워진 것이다.


그 아래 문장에서 이런 내 상태를 고스란히 대변해 줬다.


"실패하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그리고 이 챕터를 통해서 완전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를 통해 두려움을 걷어낼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 실패는 없다. 실패는 변형된 축복이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현재의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며, 하나의 작은 허들일 뿐이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막연한 두려움을 작고 사소한 성공을 통해 학습해가면 결국 도착하는 지점은 성공이라는 목적지인 것이다.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의 생각처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우리는 실패를/ 현재를/ 주저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나는 인간의 힘을 믿는다.


- 작가 김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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