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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l 08. 2021

어느덧 애플(Apple) 생태계 10년이 넘었다.

| iPhone 3Gs부터 MacBook Pro까지...


시작은 2009년 겨울 아이폰3Gs였다. 


당시 동료들은 삼성에서 출시한 햅틱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큰 화면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나는 스카이에서 출시한 슬라이드폰 IM-8100을 사용하고 있었다. 


"전화기가 전화와 문자만 되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나였지만 KT에서 출시하는 아이폰에 관심이 끌렸던 이유는 휴대폰과 함께 항상 들고 다니던 아이팟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전화기 + MP3 플레이어가 합쳐진 모델,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내 첫 스마트폰은 좌측의 아이폰3Gs 블랙이었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Apple에 대한 첫 기억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1988년, 한 친구 녀석이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그 컴퓨터가 Apple이었다. 물론 당시는 DOS 운영체제였고, 친구들과 그 컴퓨터 앞에 모여 어떻게 사용할지도 모른 채 깜빡이는 커서를 쳐다보며 신기해했다. 그때를 확실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몇 시간동안 컴퓨터를 켜두고 이것저것 두드려보다 집에 돌아왔는데, 다음날 친구가 울상이 되어서 했던 말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컴퓨터 켜놓고 놀다가 컴퓨터를 안 끄는 바람에 컴퓨터가 온종일 켜져 있어서 부품이 타버려서 고장났다."


당시는 전원 차단 기능 같은 것이 없었다. 컴퓨터를 사용한 뒤 반드시 종료를 해야 컴퓨터에 무리가 가지 않았는데 켜놓은 바람에 보드의 일부가 타버린 것이다. 훗날 처리 상황을 들은 것은 친구 아버지가 컴퓨터 구매처에 연락해서 AS를 요청했고 결국 새 걸로 바꿔줬다고 했다. 그게 내 기억 속 첫 애플 컴퓨터였다.

 

생각해보니, 애플컴퓨터가 아니라 애플컴퓨터의 복제품이 로열 MAX 컴퓨터(한국)였던 것 같다. 근데 왜 애플로 기억하고 있는 걸까? 부팅할 때 분명 APPLE이라는 단어를 봐서일까


고3 때 음악에 한참 심취했던 덕분에 집 근처 <사계>라는 레코드 방을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다. 당시 30대 아저씨가 주인이셨는데, 항상 88 골드 담배를 피우면서 음악과 함께 책을 읽고 계셨던 기억이 난다. 뜬금없게도 주인아저씨가 어느 날 매킨토시 컴퓨터를 샀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당시 우리들은 486 컴퓨터로 열심히 오락을 하고 있던 터라 매킨토시로는 할 수 있는 오락이 없었기 때문에 관심 밖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 본고사를 준비하던 어느 날 레코드 방에 들렀을 때 아저씨 무지개색 애플 마크가 있는 컴퓨터에 앉아서 갤러그 비슷한 오락을 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게 내 기억 속 두 번째 애플 컴퓨터다.




세 번째 기억은 1999년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 때 파리에 살고 있던 친구 성호의 스튜디오에서였다. 디자인 전공이었던 녀석은 애플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스타그래프트가 한창이었는데 녀석은 버튼이 하나뿐이 애플 마우스로 열심히 플레이를 했다. 나도 가끔 스타가 생각날 때면 노트북을 열어 플레이를 하곤 했는데, 마우스 우클릭을 위해 shift를 누르고 클릭한다는 게 정말 적응되지 않았다. ^^





2002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학원의 데스크에 놓여있던 애플 컴퓨터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모델이 아래 사진에 있는 iMac G4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컴퓨터가 있다니...


특히 학원 데스크의 직원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모니터를 돌려서 보여주면서 수강신청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이건 정말 컴퓨터의 혁신이라고 생각했다. 노트북을 제외하고서는 모니터 + 본체가 별도로 구성되는 것이 당연했는데 처음으로 일체형 컴퓨터를 본 것이다. (물론 이전 iMAC G3 모델도 일체형이긴 하다.)

그 학원의 PC실에는 아이맥 G3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때부터 열심히 Mac의 운영체제에 적응해보려고 했지만 오랜 Windows 생활에 쉽지 않았다. 





그리고 2005년 드디어 처음으로 내 돈으로 직접 애플 제품을 구입했다. 바로 iPOD4였다. 당시 Sony의 MP3를 구매할까? iPOD을 구매할까? 엄청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16G라는 용량과 디자인 때문에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리고 나는 2009년 아이폰을 구매하기까지 꼬박 5년을 이 제품으로 열심히 음악을 들었다. CD를 구매해서 컴퓨터로 MP3 파일을 만들어 iTunes로 음악을 넣으며 욕을하던 때가 지금도 떠오른다. 사실 그때 윈도 PC에서 사용하는 iTunes는 너무 불편했다. 빛 좋은 개살구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폰 3Gs이후 현재 사용중인 아이폰 11 ProMax까지 줄곧 아이폰만 사용해왔다. 처음 사용했던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다 보니 이 운영체제에 익숙해진 탓이다. 3Gs를 3년 썼고, 4s → 5s → 7 → SE → X → 11까지 총 7대의 스마트폰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폰에 열광하며 기변을 해댔다. 내가 아이폰을 쓰다 보니 아내도 갤럭시에서 아이폰 7로 넘어와 지금은 11을 사용 중이고, 아들 녀석도 내가 사용 중이던 SE → 8 → 11을 사용 중이다. 물론 따님도 6s로 시작해서 현재는 내가 사용했던 X를 사용하고 있다. 온 가족이 애플 생태계에 허우적대고 있다.


그것뿐이랴! 2013년에 맥북프로 15인치를 구매했다. 사과 마크에 하얀 불이 들어오는 예쁜 모델이었다. 이 컴퓨터를 사용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윈도 → 맥 OS로 넘어갈 수 있었다. 2016년 대학원을 다니면서는 노트북이 너무 무거워서 세상에서 가장 가볍다는 Macbook (12", 980g)을 샀다. 그리고 서재에 필요한 모니터로 선더볼트 디스플레이를 구매했고 모니터를 채워줄 맥미니도 질렀다. 아이패드도 3대다. 미니/프로/+ 따님용, 또 에어팟도 아들/딸/나 이렇게 3개다. (아이고 내 돈...)


이렇게 10년을 훌쩍 넘기며 애플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윈도만큼 Mac이 편하다. 물론 두 컴퓨터의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가지고 놀기에는 확실히 Mac이 재밌다. 화면이 예쁘고, 아이콘이 예쁘다 보니 간단한 자료를 만들어도 멋져 보여서 즐겁다. 블로그에 글을 써도 맥북으로 쓰면 화면이 훨씬 예뻐 보인다. 마치 자동차의 감성 마력 같은 느낌이랄까?




전자제품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시기마다 출시되는 애플 제품을 기다린다. 나 때문에 아들과 딸은 Mac을 사용하는 게 더 편하다.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따님은 2013년에 구입한 나의 맥북프로를 중학생 되면 달라고 한다. 물론 오래된 컴퓨터지만 지금도 충분히 빠르고 좋다. 덕분에 나는 딸에게 맥북프로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새 맥북을 구입해야 한다고 나를 채근한다. 

또, 분기나 반기별로 서재의 가구 배치를 변경할 때마다 새 제품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유튜브의 Desk SetUp 키워드를 검색한다. (세상에는 애플 제품으로 서재를 너무너무 예쁘게 꾸미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desk setup으로 검색해보라. 눈이 돌아간다.


낭비이고 중복투자가 많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이 또한 재미라는 것도 안다. 앱등이라고 놀려도 좋다. 내가 구매한 제품으로 즐겁게 사용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서 만족하면 된다. 물론 이제는 조금 줄여야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글로 정리해보니 꽤 많은 돈을 지출했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행복하다. ^^


죄송!!!


- 앱등이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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