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읽으며…
읽기 시작하면 마음이 다소곳해지는 책이 있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동아대학교 이국환 교수의 에세이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를 읽기 시작했다. 누구의 추천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문장이 따뜻하고 힐링이 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몇 페이지를 읽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가슴이 굉장히 따뜻해졌다. 생각할 거리가 많고, 문장이 제법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선택된 단어와 문장들이 모처럼 내 심장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 있다.
“얼마나 생각이 깊어지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 쓰는 것을 즐기고, 책 읽는 것도 즐기는 나지만 이국환 교수님의 글은 내 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고 또 깊다.
<머리말에서…>
아내는 가끔 내가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며 아내에게 답한다. 나는 소심하지 않고 세심하며, 우유부단하지 않고 신중하다고. …
함께 사는 아내가 나를 소심하고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한다면, 부인하고 싶지 않다. 나는 때론 결단력 있는 사람이 부럽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결단은 확신에서 나오며, 확신은 모든 소통의 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머뭇거림과 망설임, 눌변, 그리고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
위 머리말에서 그의 평소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나는 무지 결단하려고 애쓰고, 단단하고, 맺고 끊음을 추구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자꾸 아프다. 맺음과 끊음, 시작과 끝은 항상 변화와 흐름 속에서 반복된다. 사실 삶이라는 것, 관계라는 것은 찰나의 연속이고 끊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결되어 있다.
이런 책을 만나서 나보다 조금 더 인생을 살아본 이들의 생각을 찬찬히 훑어보다 보면 조금씩 나에게 객관적이 된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 것이겠지.
이런 책은 속독으로 읽을 책이 아니다. 한 챕터를 읽고 곰곰이 생각하고 문득 또 생각이 나면 한 챕터를 읽으면 좋다. 흐름이 끊겨도, 연속해서 읽어도, 문득 페이지를 펴서 읽어도 좋다.
소개는 어설프지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면 좋겠다.
- 글 쓰는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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