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은 상대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기득권을 손에 쥔 자들의 힘은 “절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이 되고자 노력했던 그동안의 나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내 판단과 다른 판단을 마주할 때면 지금까지 내가 듣고 보고 배운 내 상식에서 왜 다른지를 고민해본다. 그러다가 이건 내 판단이 맞다고 생각되면 나도 내 생각을 고집한다. 상대가 강하게 반발하면 나도 강하게 반발해야 하는데 성격이 그렇지 못해서 그저 내 말을 주어 담는 경우도 잦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은데 상대는 그것이 맞다고 우기면, 더군다나 그런 사람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발언권보다 상대의 판단권이 더 막강하면 그래서 그가 그것이 맞고 정당하고 심지어 이것이 정의라고 말한다면 어떡해야 할까?
바깥의 뉴스 같은 일이야 눈 감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씩 눈의 밟히고 손에 찔리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피한다고 피해질 것도 아니었다.
외면은 결국 순응을 낳는다. 어쩌면 그들은 그리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판단하자고 포석을 놓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정의는 땅에 떨어졌다는 말과 내 말이 곧 법이고 정의라는 말이 상충하며 어지럽게 세상에 나부낀다.
요즘 내가 갖게 된 생각이다.
- 생각이 많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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