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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Oct 06. 2021

읽다 보니 기억이, 쓰다 보니 추억이...

슛뚜,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를 읽으며


자꾸만 지난 여행사진을 뒤적이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급기야 199년 9월 유럽 배낭여행을 기록했던 내 일기장을 꺼내어 책상에 놓았다.



1999년 작성했던 여행 일기장


포롱포롱 추억이 일어난다. 


나의 첫 해외여행. 그때는 비싼 돈 들여 왜 이 고생을 하나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 이보다 아름다운 추억이 없다. 흐릿한 필름 카메라 사진들을 들춰보면서 어리고 무모하고 치기 어린 나를 관찰했다.


다시 생각해봐도 여행은 항상 옳았다. 




슛뚜의 글을 읽으면서 자꾸만 나와 겹쳐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시간은 다르지만 장소가 겹치고, 장소는 다르지만 상황이 겹친다. 또 기억은 다르지만 추억의 향기가 겹친다. 


그녀의 첫 해외여행이 런던 인(London IN)이었던 것이 겹쳤다. 9월 어느 쌀쌀한 날 히드로 공항에 덜컥 떨어진 우리(고등 동창 3명)는 정말 배낭을 메고 한 손에는 유럽 100배 즐기기 책자를, 다른 한 손에는 런던의 지하철과 숙소 리스트를 기록해둔 프린트 용지를 들고 부산을 떨고 있었다.


당시에는 구글맵도 스마트폰도 없었다. 학생들의 유럽 배낭여행이 드물었다. 특히 9월에는 더욱 그랬다. 숙소 예약도 없었다. 우리는 정말 무작정 출발했고 현지에서 모든 걸 해결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무모하게 시작했다. 


그때 그 순간이 떠오르자 미소 속에 고생과 웃음이 겹쳤다.


나도 어서 내 여행기를 글로 풀어봐야겠다. 


분명 내 여행기 속에도 사람과 공간과 공기와 길과 음식과 술과 흥이 있다. 물론 다툼도 있고, 외로움도 있다. 괴로움과 좌절도 적절히 배분되어 있다. 


쓰다 보니 내 여행기가 기대된다.


곧 시작해보겠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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