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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an 20. 2022

일잘러의 보고서에는 이것 3가지가 꼭 있다

| 이제 당신도 일잘러!!


(* 이 글은 맨 아래 유튜브 연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 19년 차, 내 인생 절반 가까운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다. 여러가지 일을 배우고 또 가르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직급이 높아졌고 점점 책임져야 할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 혼자 해오던 일이 조금씩 규모가 커지면서 동료들과 일을 나눠서 진행하기도 했고, 때론 위임하면서 전적으로 동료에게 맡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금씩 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동료를 나누는 기준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일을 못한다고 상대를 무시하지 않았다. 일머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편견이 완전히 없어질수는 없었지만,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 세심하게 가르치며 조금 느리게 적응하더라도 결국 보통 이상의 수준으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많은 사람들과 일을 통해 소통하다 보면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일잘러)을 가끔 만나게 된다. 이런 일잘러와 함께 일을 하는 것은 기회다. 자신의 업무 습관과 역량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 번 경험해본 일 잘하는 사람의 일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여러분은 일 잘하는 사람을 구분할 때 무엇을 가늠자로 삼는가?

 

태도(성실성), 리더십, 순발력, 창의력, 지식의 폭넓음 등 여러가지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요약해서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를 통해 일 잘하는 사람의 특징을 구별해보고자 한다. 사실 회사 업무는 보고서로 시작해서 보고서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게는 자신의 현황을 기록하는 작은 메모보고부터 크게는 대표 이사나 그 외 타 회사에게까지 배포되는 다양한 보고서는 몇 장의 문서를 넘어 수많은 동료들의 시간과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업무가 메신저와 이메일로 이루어진다. 또 보고서를 프린트하는 일보다는 파일을 공유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하고 질문하는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되었다. 이렇다 보니 메일이나 보고서의 중요도는 매우 높아졌다. 과거 처음 일을 배울 당시에는 보고서는 대충 만들더라도 직접 찾아가서 제대로 설명할 수 있으면 되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상대에게 전화를 거는 것조차도 메신저로 “전화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본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서를 받아서 읽어보고 상대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되묻는 회신이 잦다면 반드시 자신의 보고서 작성 방법을 되짚어 봐야 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일잘러의 보고서는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겠다.

 

여러분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잠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생각해보았는가? 지금 작성중인 보고서가 있다면 그 보고서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더 좋겠다.

 

대부분 보고서를 작성할 때 “어떻게”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보통 직장인의 보고서는 양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폼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한다. 또, 긴 시간 숙고해서 만드는 보고서보다는 단 기간 내 작성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민보다는 일단 채울 자료를 찾는 것으로 보고서 작성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방법은 출발선이 완전히 틀렸다고 알려주고 싶다. 중요한 보고서든 짧고 간단한 보고서든 보고서를 만들려면 그 무엇보다 “왜”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왜 이 보고서가 필요한지를 간과한 보고서는 반드시 상사에게 이런 질문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일잘러의 보고서를 읽어보면 아래 3가지가 명확히 보인다.

 

1. 보고서의 목적은 무엇인가? (정보 공유, 제안, 설득)

2. 주장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 (보고서의 핵심)

3. 상대는 왜 나의 보고서를 읽어야 하는가? (대안 제시, 상대의 관심 유발 포인트)

 

위 3가지가 지금 작성 중인 보고서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면 당신의 보고서 작성 능력은 충분히 평균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주변의 수많은 보고서에는 위 3가지 중 적어도 1~2가지가 빠져있는 경우가 태반이고 심지어 모두 빠져있는 보고서가 아닌 보고서도 많다.

 

보고서는 내 서랍 속에 숨겨둘 비밀 일기가 아니다. 널리 공유하고 발표해야 하는 내 이름으로 발행되는 공식 서류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보고서라도 목적과 주장 그리고 관심 포인트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위 세 가지가 빠져있다면 보고서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단순 노동의 반복된 결과일 뿐이다.

 

혹시 주변에 보고서를 예쁘게 잘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작성한 보고서를 열심히 벤치마크 해라. 당신이 예쁘다고 느낀 보고서라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말이다. 물론 겉만 번지르한 보고서는 필요 없다. 일단 내용이 탄탄해야 한다. 하지만 내용의 충실함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기술의 영역이다. 이 단계를 넘어가서 미적인 부분은 감각(공감)의 영역이다. 그런데 이 감각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예쁜 보고서를 따라 해보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고 내용을 충실히 채우는 것과 동시에 시작하길 바란다.

 


 

그럼 실제 보고서 작성 시 고민해야 하는 위 3가지 질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다.

 

 

1. 보고서의 목적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항상 보고서의 목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장도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해야 하듯 시작은 설득이었는데 결론이 정보전달이면 안된다. 그래서 보고서 작성을 시작할 때 가장 위쪽에 명확하게 설득/정보전달/제안과 같이 명확한 목적을 기재해두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란다. 큼지막하게 쓰여있는 “설득”이라는 단어는 당신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전체 시간 동안 목적지를 잊지 않게 만드는 등대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작성이 완료되면 “설득”이라는 단어를 지우는 것도 잊지 말자.

 

 

2. 주장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가?

이 두 번째 질문이 바로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된다. 다시 말해 보고서에는 자신의 주장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넘치는 보고서와 메일, 메신저로 업무시간은 항상 바쁘다.  이런 시간에 상대방이 내 보고서 열어 훑어보는 시간은 1~2분이 못된다. 정말 중요한 보고서가 아니면 아주 잠깐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만 취한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작성자의 주장이 가장 먼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금세 다음 보고서로 넘어가기 일쑤다. 그래서 주장은 보고서의 가장 위쪽 두세 줄 이내에 드러나야 한다. 수많은 일잘러들이 보고서는 두괄식이어야 한다고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3. 왜 이 보고서를 읽어야 하는가?

책도 8할은 제목 장사라고 했다. 그만큼 책 제목이 책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보고서는 나(업무)를 마케팅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서가 상대의 매력을 끌지 못하면 업무를 통해 여러분이 관심받을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하면 내 보고서가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지극히 당연하게도 상대의 가려움을 긁어줄 수 있으면 된다. 상대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 관심 있는 문제에 대한 지식이나 해결방안, 대안을 담고 있다면 상대방은 보고서를 읽어볼 수밖에 없다. 물론 뛰어난 대안이나 해결법은 그리 쉽게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레 걱정하지는 말자. 꼭 해결방안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고민한 흔적을 알기 쉽게 드러내면 된다. 딱 맞는 열쇠가 아니어도 상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상대에게 메일을 보낼 때 메일을 열어볼 확률을 100%로 만드는 방법을 아는가? 바로 메일 제목에 [XX님 필독] 같은 머리말을 쓰는 것이다. 스팸이 아닌 업무 메일에 자신의 이름이 쓰여있는데 열어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다시 말해 여러분의 보고서를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보고서를 전달하는 메일의 제목도 신경 쓰기 바란다.

 

추가로 잘 쓰인 보고서는 “쉽다”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보통은 전문 용어나 미려한 어휘로 표현된 보고서가 “뭔가 있어 보인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착각이다. 알고 보면 여러분이 하는 일은 대부분 전문적인 영역이다. 자신은 별 것 아닌 일처럼 보이겠지만 타 부서, 타회사 사람들은 그 일이 매우 낯설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수준에 맞는 어휘보다는 초등학교 6학년 정도의 지식을 갖춘 사람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보고서를 준비하기 바란다. 적어도 처음 보고서를 읽었을 때 80%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잘 쓴 보고서다. 20년 가까이 회사생활을 해오면서 보고서가 어렵다고 혼난 적은 있어도 쉽다고 혼난 적은 없다. 쉬운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이번 글에서는 일잘러의 보고서에 관해 알아보았다. 이 글이 여러분의 보고서에 획기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보고서 작성 전에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질문을 떠올리며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분명 여러분의 보고서는 한 단계 성장하게 될 것이다. 등산을 할 때 처음부터 설악산 정상에 도전할 수 없듯, 보고서 작성법도 결국 한걸음 한걸음 성장하는 땀과 노력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땀의 결실이 바로 일잘러다.

 

여러분들이 꼭 멋진 일잘러로 대우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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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9-QXC8DG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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