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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Feb 15. 2022

일 잘하는 신입사원의 4가지 특징


 

언제부터인가 취직의 어려움을 전쟁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구인구직 사이트의 구인 게시물 조회수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바라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취업이 절실한 20~30대는 취업 성공을 위해 점점 높아만가는 스펙을 맞추려고 오늘도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 중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1년 이내 퇴사하는 확률이 27%가 넘는다. 피치 못할 저마다의 사정으로 퇴사를 결심했겠지만 통계상 주요 퇴직사유로 언급된 것은 1.기대에 못 미치는 회사생활 2.과한 업무 3.인간관계의 어려움이었다. 대학 입학이 목표였기 때문에 대입 이후 공부를 놓아버리는 많은 대학생들처럼, 목표가 취업이었기 때문에 취업 이후의 일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던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이곳도 수많은 신입사원들이 함께 지내며 성장했고 때론 일찍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회사에 남아있는 나 같은 사람들이 강해서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조언처럼 적어도 회사에서의 조직 생활을 3~5년 정도 경험해보는 것은 삶에 큰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군대 다녀온 사람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티가 난다는 말처럼, 회사의 규모와 인지도를 떠나 조직 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새로운 사람들과 협업하며 하나의 목표를 위해 도전하는 회사 생활은 단기간에 일과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로 인한 성취감과 좌절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기회의 시공간이다. 이 시간 동안 당신이 주위 동료들보다 조금 더 인정받게 된다면 당신은 점점 더 회사를 좋아하게 될 것이고 동시에 일에 대한 참 재미를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입사원 때부터 일 잘하는 사람(일잘러)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그들의 조기 퇴사율은 낮아질 것이다.

 

정말 힘들게 바늘구멍을 통과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이곳은 아니라며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는 행동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글에서 내가 직접 경험해 본 내용과 다양한 자기 계발서에서 읽었던 일 잘하는 신입사원들의 조건을 네가지로 정리하여 소개해보려고 한다.

 


 

요즘 거의 대부분의 회사는 상시 채용이다. 그래서 내가 공채로 입사했던 그때처럼 봄이 되면 한꺼번에 많은 신입사원들이 부서에 배치되던 풋풋한 모습은 보기 드물다. 당시 나는 동기 12명이 한꺼번에 한 부서에 배치받았다. 우리들은 어색한 양복을 입고서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녔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신입이라는 티가 났다. 당시 우리 회사는 급성장중인 회사였기 때문에 이후 약 6년간 비슷한 규모로 신입사원들이 입사했다.

  

10명의 신입사원이 배치되면 그중에 꼭 일 잘하는 사람이 1~2명 있었다. 물론 이 판단은 상대적이다. 하지만 1년 차를 거쳐 2~3년 차까지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된 사람 치고 이후 회사 생활이 업무 능력 때문에 잘 풀리지 않은 경우는 드물었다. 그만큼 3년 이내, 특히 신입으로 불리는 1년 차는 향후 회사 생활에 있어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미팅 소개팅도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 않던가! 분명 첫인상과 상반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첫인상을 따라간다. 그만큼 선입견이 중요한 판단 기준인 것이다. 그래서 직장생활에서 스스로 입지를 다지는데 첫 1년은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입사 후 첫 1년 동안 어떻게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 할까? 또 어떤 기술이나 능력을 미리 준비한다면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될까? 다음에 소개할 신입 일잘러의 네 가지 조건을 항상 염두에 두고 회사생활을 한다면 분명 여러분도 어느새 주변 동료에게 일잘러로 인식될 것이다.

 

자 그럼 한 가지씩 알아보자.    

 


 

1. 정리력

샐러리맨의 애환을 담은 만화 <미생>에서 회사 사장이 사무실을 지나다 주인공 장그래에게 툭하며 건네는 말이 있다.

허겁지겁 퇴근하지 말고,    자기 자리 뒤돌아   퇴근하면 실수를 줄일  있을거야.”

촌철살인 같은 문구다. 공부 잘하는 사람 치고 글씨는 악필이라도 노트가 지저분한 사람은 드물 듯, 일 잘하는 사람 치고 자신의 책상 주변이 지저분한 사람은 정말 드물다. 일하는 책상은 각종 자료와 연습장, 펜, 음식, 커피 등으로 지저분하기 일쑤다. 물론 업무 중에는 지저분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퇴근 후 당신의 책상이 너저분하다면 당신이 일잘러가 될 확률은  매우 낮다. 물론 지금 언급하는 정리는 책상 정리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 정리, Data 정리같이 업무에 필요한 모든 정리를 말한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학생 때처럼 정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커다란 과제를 여러 명이 몇 개로 나눠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조합하여 작은 성과를 만드는 과정의 반복이다. 따라서 자신이 정리한 부분을 동료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 또, 과정은 달라도 동료들과 같은 포맷으로 정리하여 취합 시 바로 복사 및 붙여 넣기가 가능해야 한다.

협업을 해 본 사람은 선배나 동료들에게 이런 말 많이 들었을 거다.

“지금까지 했던 거 보내줄래? 내가 정리할게.”

그런데, 잠시 뒤 “네 자료가 뭘 말하는 건지 이해 못 하겠다. 설명 좀 해줄래?” 이런 말 말이다.

책상 정리부터 데이터 정리, 보고서 정리까지 신입사원이 시작부터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지만 정성을 들여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가면 여러분의 정리력은 금세 성장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정리력은 일잘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2. 롤모델

발명가도 모방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일을 잘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주변의 일 잘하는 선배를 벤치마크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롤모델을 정하고 그의 업무력을 카피하라. 선배의 업무력을 따라잡는 것이 회사의 작은 목표가 된다면 분명히 당신의 업무력은 성장하게 될 것이다. 선배를 경쟁 상대로 삼으라는 말이 아니다. 현재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업무 스킬을 갖춘 사람을 설정하여 그의 메일과 보고서, 태도, 발표력, 정리력 등을 닮아가라는 말이다. 사장, 임원같이 너무 직급이 높은 상급자보다는 2~3년 차 차이의 선배로 정하자. 신입사원도 보석같이 빛나는 일 잘하는 선배를 알아보는 눈은 분명히 있다. 1~2년 단위로 롤모델을 바꿔가면서 닮아가기를 애쓴다면 어느새 당신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어 있을 것이다.  


 

3. 체력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먼저 체력을 길러라”

이 대사 역시 만화 <미생>의 구절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 회사생활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체력과 끈기가 요구되는 항목이 바로 회사 일이다.

회사는 바쁘다. 일이 생기고, 일이 주어지고 또 스스로 일을 만든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은 아니지만 회사생활을 몇 개월 하다 보면 “회사가 절대 공짜로 돈을 주고 있지는 않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시간과 노력을 돈으로 환전하는 과정이 바로 회사 생활인 것이다.

 

신입사원들은 특별한 특기가 없기 때문이 이런저런 선배들의 잡일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 사무직이면 사무실에서만 일할 줄 알았겠지만 때로는 추위와 함께, 때로는 뙤약볕과 함께 하기도 한다. 진이 빠질 때도 있고 반대로 한가해서 권태로울 때도 있다. 일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 바쁘고 특정 시점에는 여유가 생긴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결국 튼튼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완수할 수 있다.

42.195km를 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라는 말이 아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체력을 갖추라는 말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그냥 흘려들을 말이 아니다. 체력이 부족하면 주어진 일을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평소 아무렇지 않던 활동도 몸이 아프면 귀찮아지고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 일을 잘하고 싶다면 체력부터 길러야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업무력이 깃든다.  


 

4. 태도

“제가 해보겠습니다.”

참 듣기 좋은 말이지만 입 밖으로 내뱉기 어려운 말이다. “말하면 숙제된다.”라는 말처럼 회사에서는 일의 분배로 언제나 눈치 작전이 벌어진다. 분명 일에는 경중이 있다. 누구는 보란 듯 성과 있는 일을 맡고 또 누구는 별 볼 일 없는 일을 맡는다. 공평하게 경중에 따라 나눌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근사한 일은 항상 하던 사람이 맡게 된다. 또 별 볼 일 없는 일도 항상 하던 사람이 한다. 회사는 굉장히 불공평한 곳이다. 모두가 근사한 일만 하고 싶어 하지만 그동안 좋은 성과를 거둔 사람들이 계속 성과 나는 일을 한다.

하지만 지레 걱정할 것은 없다. 신입사원이면 보통 사수가 배정되고 사수의 일을 나누면서 일을 배우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혼자 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보니 사수가 부서의 핵심인력이면 그런 일을 배우고 그렇지 못하면 다소 비중이 약한 일부터 배우게 된다. 그렇다고 신입사원이 사수의 업무력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세상 모든 일이 작용과 반작용이 있듯 뛰어난 사수라면  바쁘다는 핑계로 당신의 존재 자체를 거추장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관리자는 사수를 배정할 때 절대 업무력이 부족한 사람을 사수로 선택하지 않는다. 또 누가 사수가 되든 직속 선배에게는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

 

사수/부사수는 인간적인 유대감이 가장 중요하다. 일 못한다고 혼내는 사수는 사실 고마운 존재다. 별 것 아닌 일로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는 사수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그들은 신입 사원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결국 사수와의 불화가 회사를 떠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수를 구워삶는 방법은 태도 하나면 된다.

“제가 스스로 해보겠습니다. 잘 못하면 선배님이 도와주십시오”

이 말이면 된다.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 해보겠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애써 싫어하는 선배는 없다. 이런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몇 번 해보면 이 말이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만큼 신입 사원들에게는 혼자 걷는 것이 두렵고 힘들다. 때로는 이런 상황이 부조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딱 1년만 이 태도를 유지한다면 그때부터는 모든 게 달라진다. 회사는 사수와 당신 이렇게 단 둘이서 일하는 곳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동료들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관리자들은 당신에게 관심 없는 듯 하지만 거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일은 날카롭지 못해도 태도가 긍정적이고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면 분명 주변 동료들에게 당신은 무슨 일이든 맡겨볼 만한 사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회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고 마라톤이기 때문에 결국 태도로 평가받게 된다. 그때를 기다리며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자.  

 


 

이번 글은 일 잘하는 신입사원이 되는 네가장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모두가 현재의 일에 만족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주어진 일을 제대로 못해내면서 해보고 싶었던 일이 주어지면 분명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천직을 찾는 것은 머릿속에 상상했던 일을 발견하는 것이 아닌, 현재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점을 꼭 인식하고 지금 하는 일에 먼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러다 보면 신입이라는 초보 딱지를 떼고 어엿한 일잘러로 성장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건투를 빈다.


#신입사원 #일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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