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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06. 2020

나의 죽음에 관하여

죽음에 관한 얕은 생각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나는 가끔 내 죽음에 대해 상상을 한다. 여러 장면이 머릿속에서 겹쳐지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겹치는 장면은 내가 관에 누워있고 사람들이 내 관에 꽃을 놓는 외국영화에서 보는 그런 장면이다. (영화의 힘인가?)  아마도 내가 외국에서 말년을 보낼 건가 보다. ^^ (심각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웃음이 나네. 심지어 교회를 다니지도 않는데 떠오르는 그림은 교회에서의 장례식이다.)


Google Image


나라마다 장례문화는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는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다. 지난번 글에서 언급한 적 있지만 어학연수 중 홈스테이 주인아주머니 친구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참석자들이 망자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우리나라와 너무 다르지만 멋져 보였었다. 그때 그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각인되어서인지 내 죽음을 떠올리면 그때의 그 상황 속의 나를 대입하는 것 같다.




죽음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지금 내 안에 있는 내 정신이 소멸할까? 아니면 생명을 다한 육체와 분리될까? 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신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영혼이 숨이 끊어짐과 함께 소멸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혼은 불멸일거라고 생각하는가?


내 개인적인 생각은 혼은 불멸할거라는 쪽이다. 책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육체는 죽었지만 혼은 현세를 버리지 못해 구천을 방황하고 있는 얘기(귀신?)가 많은 것을 보면, (대부분의 이야기는 인간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허구라고 하지만) 가끔 “실제 누군가의 경험이 포함되어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믿지 않을뿐. 아니면 이렇게 수많은 귀신과 영적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만들어 질 수 있단 말인가? 




망각의 차  <도깨비>


드라마 #도깨비 에서 저승사자가 건네는 차 한 잔을 마시면 현세의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는 설정처럼, 죽음을 통해 내 혼이 육체를 이탈하게 되면 점점 육신과의 경험을 잃어가지 않을까 상상한다. 마치 우리가 아주 어린 시절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점점 현재를 기억하고 과거를 잊게 되는 그런...





웰빙(Well Being) - 웰다잉(Well Dying)


내 죽음을 떠올리다 보면 현재에 집착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집착이라는 것은 미련이다. 지나고 난 뒤돌아보면 아쉬워하는 것. 그래서 죽음을 떠올리는 건 현재를 더욱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모티브를 제공한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졸업 축사에서 했던 연설의 3번째 키워드도 바로 죽음(Death) 이었다. 췌장암 판정을 받고서 깨닫게 된 하루/일상의 소중함 말이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하루라면 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삶. 그 삶은 제대로 된 삶(Well Being) 일 수밖에 없다. 오늘만 살수 있다는데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리라. 이렇듯 농밀한 시간으로 채워진 하루를 매일 살아갈 수만 있다면 우리는 정말  높은 수준의 삶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죽음은 삶과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죽음은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성장을 바라보게 하는 하나의 방향 지시등으로 연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대로 살게 되었을 때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 미련 없이 눈을 감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참 휴식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꼭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memento mori)


#한달 #한달쓰기 #작가김경태

#글쓰기 #매일쓰기 #Handal

#닥치고독서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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