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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16. 2020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쫄지마! 행복할 수 있어!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건 천부 인권처럼 태어날 때부터 모두에게 주어지는 권리이다. 행복의 질이나 크기를 떠나 우리는 무조건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를 포기하고 산다. 자신이 행복할 권리를 포기하기면서도 자신이 포기한 줄 모르고, 타인에 의해, 제도에 의해, 규제에 의해 행복을 제제당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할 권리를 잃어버린 채, 행복이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각고의 노력을 통해 찾아야만 하는 과업처럼 기대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헬 조선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았다. 장강명 씨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를 읽어보면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줄 세우기를 통한 비교에 지친 주인공은 현재의 것들을 모두 걷어차고 호주로 떠난다. 그런데, 막상 자유를 찾아 도착한 그곳에서도 사회라는 공간에서는 엄연히 선이 존재하고, 그 선을 넘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 혼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동지라고 믿고 의지했던 한국 사람에게 사기를 당한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마지막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나 역시 외국을 동경하며 기회가 된다면 경쟁 사회를 떠나 외국에서 푸르른 자연과 벗 삼아 삶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리는 인간이다. 하지만 이것을 실행할 선제조건은 밥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의 삶은 대한민국에서의 삶보다 훨씬 힘들고 고단하다는 것을 짧은 경험이었지만 알고 있다. 

그리고 최근, 밖이 좋아서 나갔던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모르고 있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분류되고 있다.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하던 애국심도 외국에 나가보면 생기듯, 지금 전 세계적으로 앓고 있는 이 사태 덕분에 국가라는 거대한 존재를 실감하는 중이다. 가족도 위기를 넘기면 더욱 애틋해지고, 회사도 위기를 극복하면서 팀워크가 좋아진다. 우리 국민도 이 위기를 겪으면서 서로에게 비난보다는 도움을 건네며 이기적이기 보다 개인적 그리고 이타적인 국민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알고 봤더니 헬 조선은 아니었나 보다. 물론 현실이 변한건 없다. 하지만 우리의 저력을 확인하게 되면서 우리는 희망을 본다. 난 사실 헬 조선이라는 말이 기득권의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프레임이 만들어낸 단어, 헬이면 헬일수록 점점 더 노회와 기득권이 기세등등해지는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그 속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고.

최근 일련의 상황을 겪으면서 다시 대한민국의 행복을 꿈꾼다. 좌우상하가 아닌 둥근 세상을 꿈꾼다. 마테를 링크의 동화 <파랑새>에서 틸틸과 미틸이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결국 그들의 집 새장 속에 있었다. 우리들의 행복도 파랑새처럼 결국 우리 안에 있는 건 아닐까?

이미 행복을 소유한 채 행복의 바깥에서 행복을 갈구하고 있는 건 아닐까? 

-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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