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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18. 2020

회사에서 배운 인생 설계법

회사 업무방식을 참조한 나만의 인생계획을 세우는 꿀팁 


다소 개인적인 생각들인데, 요즘 두 번째 책 때문인지 내 미래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해보는 중이다


나에게 던져대는 질문들은 제법 건설적이다. 매년 초 새롭게 업데이트하고 있는 앞으로 내가 살아갈 50년에 대한 원대한 계획의 방향으로 조금씩 조정하게 만드니 말이다. 이런 걸 보면 나라는 인간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하루도 멈추어 서있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나는 매년 초가 되면 내 인생의 청사진을 다시 업데이트한다. 생각해 둔 길로 가기 위해 올해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것들을 기록하면서, 처음 설계해둔 내 삶의 청사진과 일치하는 방향인지, 아니면 청사진을 수정해야 하는지, 금년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결정하고 보완한다. 나는 그 기간을 12월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신정인 1월 1일에 노트에 적어본다. 그리고 구정까지 수정 기간을 갖는다. 구정 연휴 기간을 마치면서 한 해의 목표 3가지(가끔 2~4가지)를 최종 결정하고 일정과 납기를 설계한 뒤 몸을 서서히 달궈간다.






회사에서 배운 목표를 세우는 방법이 나에게 큰 도움을 줬다. 



우리 회사는 계획에 공을 많이 들이는 회사다. 매년 3분기가 끝나가는 9월이면 내년 계획에 대한 초안을 준비하고, 10월에는 본격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11월이면 목표를 확정하고 뛸 준비를 시작한다. 그리고 12월부터 내년을 위해 달린다. 1년간 할 일에 대한 계획과 목표를 분기별로 점검하고, 분기별 목표 달성을 위해 월간 목표를 수립한다. 그리고 월간 목표 달성을 위해 주간 목표 달성 계획과 실행력을 점검하는 회의가 세팅된다.


보기만 해도 갑갑한 계획의 연속이지만 연간 -> 분기 -> 월간 -> 주간으로 계층화된 목표와 일정은 부서원 모두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진다. 그리고 이렇게 세운 계획을 토대로 본격적인 실행이 시작되는 12월이면 연간 계획을 6개월 안으로 달성하는 단축 안을 또 계획한다. 왜 6개월 내에 안되는지? 6개월 안에 되게 하려면 무엇을 하면 되는지? 이런 걸 고민한다. 


팀으로 보면 하위 조직에 있는 리더와 실무자들은 월간/주간 계획을 토대로 실행력 중심으로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내가 위치하고 있는 상위 조직의 구성원들과 팀장은 하위 조직이 움직이는 방향이 팀의 방향과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것과 추가로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초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회사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계획법을 내 삶에 그대로 접목해볼 수 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체득한 계획법이 내 삶을 계획을하는 것과는 전혀 동떨어진 계획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회사에서 하던 방식으로 내 삶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 삶의 계획이 더욱 체계가 잡혀가고 세련되어갔다고 할까?


처음 나는 인생 전반을 설계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보이지도 않는 미래의 일을 반드시 기록하라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페이지는 자못 당황하게 만들었다. 찾다 보면 찾아지는 게 인생의 길이고 예정된 / 결정된 미래는 미신이나 점술가들의 허황된 추측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제법 많이 바뀌었다.

물론 지금도 결정된 미래를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설계한 미래는 믿는다. 

무슨 말이냐면 처음 회사에 입사하여 엑셀을 배울 때 천재적으로 엑셀을 사용하던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엑셀의 한계는 너의 상상력이다.”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보면 엑셀의 기본기능에 없는 기능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안된다고 그냥 수작업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떡하면 엑셀 내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을 거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창작자들을 위해 엑셀에서는 VBA라는 비주얼 베이직 프로그램을 열어놓았다. 사용자는 VBA를 통해 사용자만의 특화된 기능을 개발해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생각에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는 것은 결국 엑셀 내에서 구현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계획으로 돌아가서...


알 수 없는 미래지만, 내가 상상하고 그 방향으로 나를 리드해가면 그곳에 서서히 다다르게 된다. 결국 알 수 없는 미래라는 구절의 의미는 알 수는 없지만 마냥 기다리지 말고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고 갈구하라는 의미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과 닮고 싶어지듯,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계속 상상하고 사랑하게 되면 그 모습으로 점점 닮아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 전반을 설계한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처음 30대 중반에 50년간의 내 인생을 설계해보려고 시도했을 때는 아주 러프해서 나 스스로에게도 보여주기 부끄러운 계획이었다. 사실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몰라서 비워뒀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칸을 전부 채우는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생각했을 때 시작하지 않았으면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마 “해야 하는데”라며 미뤘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큰 의미 없이 종이 한 장에 끄적이기 시작했던 다섯 칸으로 그렸던 나의 50년 계획은 시간 날 때마다, 또 매년 업데이트 해나갔다. 해보고 싶은 것들을 썼고, 가보고 싶은 곳들을 정해서 날짜와 함께 기록했고, 버킷리스트처럼 하나씩 이루어가면서 비웠던 칸들이 점점 많은 글자들로 채워져가고 있었다.


또, 50년의 원대한 계획보다 한 해의 계획에 공을 들였다. 내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1년 계획을 관통하는 단어나 구절을 정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책을 쓰겠다고 결심했던 2018년의 내 캐치프레이즈는 “I am a Real Writer.”였다. 또, 회사 업무와 자기계발을 접목시켜보단 그 해에는 “주인정신”이었다.

이렇게 큰 방향의 문구는 한 해 동안 내가 가야 할 방향이 틀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일종의 마일스톤 역할을 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회사 계획과 비슷한 방법으로 1년 계획을 준비하는 동안 계속 머릿속으로 올해는 어떤 방향으로 나를 성장시킬지 몇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계획을 세웠다.



나 / 가족 / 건강 / 행복 / 취미 / 독서 / 글쓰기 / 친구 / ... 등의 키워드로 한 해의 일을 분류해보고, 각각의 키워드의 상세 목표를 정한 뒤 납기를 적었다.


그걸 다 모아보면 수십 개의 행동 계획이 세워지는데, 그 행동 계획이 나의 최종 목표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고민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각각의 항목에 대한 중요도를 구분해보고 우선적으로 그리고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우선 배치해서 진행해 나갔다. 전부다 할 수 없다면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먼저 시작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다.


월말이나 월초에 지난 과정을 정리하고 다시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채운다. 이 과정을 매월 매년 반복하는 것이다. 

지난한 과정 같지만, 마치 롤 플레잉 오락에서 주인공 캐릭터를 성장시키듯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오락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다. 


사실 과정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포기라는 유혹이 지속적으로 찾아온다. 

이럴 때는 “쉼은 있어도 멈춤은 없다.”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결국,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될 것이다. 

무식해 보이지만, 허황된 꿈처럼 보이지만 잊지 않고 나아가면 반드시 도착하게 되어있다.

이게 내가 꾸준히 무언가를 해 나가는 이유이고, 성장하는 방법이다. 

그러기에 오늘도 허투루 살 수 없다.


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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