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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후루 Apr 04. 2022

불륜 혐오

불륜을 저지르는 인간들이 끔찍이도 싫어. 아주 인간 말종들이에요.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라고 생각해요. 정말이라니까요.


간통죄가 다시 부활해서 그런 인간들 싹 다 잡아 감옥에 쳐 넣어야 하는데.


아휴. 제가 좀 흥분했네요. 불륜 이야기만 나오면 갑자기 이렇게 화가 나거든요.


인터넷 뉴스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불륜 기사들이 올라오죠.


그 기사들에 댓글을 다는 게 제 중요한 일과예요. 욕을 시원하게 달죠.


최근에는 그 바람난 영화감독이랑 여배우 아시죠? 유명하잖아요.


이번에 또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뉴스에 둘이 떡하니 올라오지 뭐예요.


제가 뚜껑이 열려요 안 열려요? 댓글 달았죠. 그런 것들은 내버려 두면 안돼요.


가정 파탄내고 지들끼리 신나게 알콩달콩 살게 두면 안되죠.


무조건 불행해져야 돼요. 그것들이 행복하게 살다 가면은 내가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


아. 저요? 전 결혼했죠. 집에서 애들 보고 살림하며 그냥 그렇게 살고 있지요 뭐.


우리 남편이요? 아이고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겁이 많아서 바람 같은 거 못 펴.


그리고 내가 철저히 감시하고 있거든. 휴대폰도 매일 살펴보고, 옷의 주머니와 지갑에 뭐가 들어있나 다 털어보지.


그 인간이 바람나버리면 나랑 우리 애들은 어떡해요. 아직 초등학생들인데 대학까지 공부는 누가 시켜.


나는 밖에 나가서 일도 못해요. 살림 말고는 뭐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지.


하여튼 나랑 애들이 살라면은 우리 남편이 딴생각 못하게 철저히 감시해야지.


지금 이 카페도 그래서 와 있는 거야.


글쎄 지난번에 남편이랑 애들 데리고 같이 커피 한잔하러 왔었거든. 아니 근데 저 카페 여사장이 우리 남편한테 여우처럼 눈웃음을 치지 뭐예요.


내가 그 순간 남편 표정을 봤지. 느낌이 싸하더라고.


둘이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버려 두면 안 될 것 같아.


얼굴 좀 반반하다고, 남의 남편들한테 꼬리 치면서 장사하면 안 되지.


내가 저 여자 이 동네에서 장사 못하게 만들 거야.


그래서 증거를 잡으려고 매일 내가 여기 와있는 거예요. 나도 정신없이 바쁜 사람인데 말이야.


저기 봐봐. 손님한테 눈웃음 치는 거 봐요.


뭔가 있어. 뭔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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