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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May 05. 2022

늙는 것이 패배일까

-지는 꽃의 노래-

                                                                                      

 지는 꽃의 자태는

    운명이다.


  목련꽃, 그녀라고

 골드 아이보리 색 웨딩드레스가  치매 노인의

 누런  속옷 색으로  변해 어수선하게 떨어지고 싶었을까


 벚꽃 , 아직은 확신 없어  연분홍빛 몸을 멈칫멈칫하다가   

확신에 넘친 광신도들의 손에 손잡는 떼창 소리에

등 떠밀려 우르르  우르르 떨어진 건 아니었을까


아직도 심쿵 심쿵 빨간 심장 뛰는 동백꽃은

단칼에 비명도 없이 목 자르고 자결하는

무사처럼 사라지고 싶었을까...


  인생의 마지막 자태가

   백목단 꽃잎처럼 한 잎 한 잎   비상하는 흰새 날개처럼 날려 보내는 호사는

   못 누리더래도 봄비에 젖은 꽃잎은 되지 말았어야 할 것을.



 봄비 내리고

 떨어진 꽃잎이  봄비에 적시는 날

 박인수의 봄비 노래를 들었다.


 https://youtu.be/66kWj6TId2U

한참 피는 꽃일 때의 봄비 노래가


https://youtu.be/YgMTQK3nWuM

이 모습의  봄비 노래가 되기를 원한 건 아니었으리라.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지는 꽃의 노래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건

피는 꽃의 화려한 과거와의 비교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오늘 아침 전주 국제영화제 온라인관에서  본 "파리의 서점'에서  

평생  책 향기에 파묻혀 늙어온 서점 주인은

"보잘것없는 승자보다는 위대한 패배를 지향한다

포기가 꼭 실패는 아니다"


라고 했다.

지는 꽃이 늙는 것이 패배일까 ?





오늘도  망가진 몸으로 찻잔 들고 차향나무향 책 향기... 가 숲을 이룬 향림 서원에 가서

책 향기를 만났다.

꽃이 빛으로 진화하는 길... 지는 꽃 , 늙는 것이 다른 세계로 진화할 수도 있는,

눈으로 보이는 길에서 안 보이는 내면으로 가는 길로.

가슴을 쥐어뜯는,지는 꽃의 노래를 들으며 희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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