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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Dec 18. 2023

어르신, 셀프예요! 이모님, 피싱앱 지워달라 하세요

젊고 스마트한 당신에게 건네고 싶은 찻잔 이미지-


 바꾼 지 얼마 안 된 갤럭시폰 화면에 폰 청소하라는 문자와 이미지가 떴다.

생각 없이 하라는 대로 앱을 깔았다. 그냥 터치 터치.. 그 후로 핸드폰이 미쳤다.

느닷없이 광고 화면이 나오고 , 게임 화면이 나오고 뒤져도 앱을 삭제할 버튼이 오리무중이다.

핸드폰 사용법 동영상을 본다. 네이버에게 물어본다. 마지막으로 ai 로봇에게 묻는다. 모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만 한다.

당연하다. 무얼 물어야 할지  감조차 못 잡는다. 내 무지가 공포다.

급히 콜 하여 아들, 딸, 사위, 제자에게 물어본다. 당황한 내 횡설수설한 설명에 , 더구나 눈으로 확인 불가능한 비대면이니 누구 하나 속시원히 해결을 못 한다.

헬프미!!!

겨우겨우 서울에 있는 프로그래머인 큰 조카가 해결해 준다.

"이모, 핸드폰 산 지 얼마 안 되었다니 새것 사라 할 수 없고 삼성 AS센터 가셔서 피싱 앱을 좀 지워달라 하세요"

아!!! 피싱앱... 겨우 질문 제목 하나 알았다



오늘 낮에 AS센터에 들렀다. 젊고 스마트한 여직원에게 안내되었다. 핸드폰을  

시한폭탄물처럼 조심조심  전달했다. 언제 시한폭탄처럼 돌발영상이 터질지 몰라. 

잠시만 앉아서 기다리라 말한다. 기다리는 동안 새로 확장한 쇼룸을 구경한다.

코로나 시국에 시골 방구석에서 생존하는 사이 AS센터는 대학 캠퍼스 옆으로 이주하여 5층짜리 건물로

늘렸다. 1층 쇼룸은 화려하고 실리콘벨리 스타트업 회사 아니 미래 우주 영화 한 장면 같다. 이 분위기가 좋았는데.. 나도 한때는 얼리어답터로  새것이 나오면 기어이 바꾸어서

제일 먼저 써 보던 사람이었는데... 그러나 그건 어디까 지나 왕년. 그렇게 앞서서 써 봐야 할 제품이 

없다. 지금은 내 일상에 당장 꼭 필요한 것만.. 그것도 따라가기 바쁘다. 이제 저런 판타스틱한 세상은

내 것이 아니다. 젊고 스마트한 그대들 몫이다.


머 더 지우실 것 없냐고  다 지워졌는지 확인해 보시라고  핸드폰을 돌려준다. 날 공포스럽게

했던 깡패들이 다 물러간 핸드폰은 조용하고 빨라지고 단순해졌다.

저.. 어떻게 지우셨냐고 다음에 또 그러면 제가 셀프로 해볼란다고 차마 말을 못 했다

검색해 본 결과  피싱앱 방지용 시티즈 코난 앱을 깔면 된다. 그러다 

또 잘못 누르면...  그냥  조카들 만날 때마다 부탁하기로 한다.


거품 빼고 내가 조금 귀찮더라도 스스로 무엇인가 독립적인 행동을 하는 


셀프라는 말은 

일상에서 거품 뺀 말로 참 좋아했던 말이다. 그러나 이젠 조금 두렵다. 셀프 할 몸이 부실해져서

.  완전히 온라인 제일 오지에서 생존하는  자연인으로 고립된 것 같은 지금의 내 처지에서는

 겨울비는 내리고... 기분이 축축하다





커피에 설탕을 좀 넣어달라는 어르신 요구를 거절한 카페 직원의 태도에 씁쓸함을 느꼈다는 사연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페에서 어르신이 설탕 넣어 달라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글쓴이 A 씨는 "카페에서 어르신이 설탕 넣어달라고 하면 어떠세요?"라는 질문으로 운을 뗐다. A 씨가 자주 가던 개인 카페에 직원이 바뀌었는 데 그 카페에 점심쯤 가면 항상 마주치던 70대 어르신으로 보이는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어르신이 커피를 받고 다시 돌아와 직원에게 커피가 너무 쓰다며 설탕 좀 넣어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그건 셀프예요"라고 답했다

김경훈 기자 디지털편집부 styxx@sedaily.com


셀프....

젊고 스마트한 그대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니 

차 한 잔... 찻잔 이미지 하나.. 보여주고 싶다




거울은 우리 모두가 본래 가지고 있는 청정무구한 마음이다. 거울은

아무 생각 없이 비치는 대상을 돼 비출 뿐이다.

상조 (相照)란 한 명의 팽주와 한 명의 손님이 자리를

바꾸어 서로에게 차를 대접하는 다법이다.

좋은 차가 손에 들어왔을 때 손님이 차와 다식을 가지고

차우의 다실을 방문한다.

팽주가 손님을 맞이하여 미리 준비해 준 다관을 먼저 행다 하여

손님과 차를 나눈다. 다관을 새로 씻고 찻잔을 다시 닦아 놓는다.

번다함을 피하여 같은 다관에 손님이 가져온 차를 담도록 한다,

주객이 각자의 차 단지를 들고 이동하여 자리를 바꾸어 앉으면 이번에는

손님이 행다 하여 다실 주인에게 차를 낸다

주인과 손님의 위치가 바뀌는 것은 원래 고정된 주체와 객체가 없음을

대상에 집착하지 않음을 부딪치는 경계에 걸림 없음을 뜻한다.

- Tea &Culture 잡지 2020 /11/12 숙우회-



숙우회 다법 수업 시간에 보고 행해봤던 다법이다. 

나와 너라는 관계에 대한 다법이다 


이 세상 모든 관계는 나와 나 이외의 그 어떤 것과의 관계다.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


저 이미지의 내 자리에 앉아 본다.그리고

내 찻잔부터 차분히.. 드려다 본다.  

나같은 노인들이 생각하는 

카페의 서비스는  감정도 포함된 정성스러운  대접이다.

그리고 이건 그냥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 기본으로  가져야 할 품성이다  


이번에는

  젊고 스마트한 젊은 직원인 당신 자리에 앉아 본다

 당신의 찻잔을 차분히 들여다 본다.  

카페의 서비스는

 시스템 매뉴얼에 대한 행동 루틴일 뿐이다

 사적인 감정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돈 절약하고 셀프 루틴을 할 것인가

 돈은 조금 들더라도 대접을 받을 것인가 선택하는 것이고 

 당신은 대접받는 비싼 카페 대신  돈 절약하는 셀프서비스를 선택해서 온  것이니 

 스스로 하시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겠지.

어르신 말씀은 머릿속으로 이해는 가는데 마음은 안 받아들여지지만..

살아온 시대가 다르니 다르니 다를 수밖에....



젊고 스마트한 당신들 말도 맞다.


그러나 저 다법처럼 상황에 따라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고 고정된 자리가 없다.

내가 너와 만나 마음을 잠시 주고받는 그 순간만큼은 내가 너이고

네가 또 나이다는 언어로는 이렇게 설명할 수 없는....


 뉴스를 읽을 때,세상을 읽을 때는

내 찻잔  만이 아닌  반드시 상대쪽 찻잔도 살펴야 한다는 것을


이 말을 꼭 하고 싶어... 새벽부터 자판을 두드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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