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에게 빠지다 .

-향림 서원에 가다-

by tea웨이




항구도시 해변 언덕 위에 있는 그 공간에 막 들어섰을 때

내겐 그곳이

조도 현로


鳥道玄路.. 새의 길(鳥道)이 허공 속에서 자유롭고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

처럼 투명하게 가벼우나 아득하게 깊은 깨달음의 길...


처럼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제까지 내가 만난 어떤 차 공간과는 다른

찻잔


편안하게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오밀조밀한 차 살림과 오랜 차향...

나의 기대를 단번에 깨고 나타난 낯설고 경이로운 공간


텅 비었다.

그런데 있어야 할 차 기물은 다 있다.

텅 빈 공간이면서 또 있어야 할 것은 있어 꽉 찬

비우다. 채우다. 모순된 두 언어가 한 공간에 완성된 공간에


수많은 언어가 부질없는 수식이구나. 이미지 하나가

모든 언어를 포함시킬 수 있구나!!!


img1.daumcdn.png
수류1.jpg




바다 위에 뜬 배가 될 수도
검객의 칼이 될 수도
불교 경전이 될 수도 있구나!

진짜는 숨어있고 조용하구나!

이 찻잔에 홀려 시골 찻집에서 버스 -택시- 버스- 지하철- 택시-이런 복잡한 과정을 겪어 5시간이 되는 먼 길을 그것도 가는 시간 만,,오는 데 또 같은 과정으로 ,,당일치기로 다녔습니다,그러나

인터넷 검색을 해도 흔적도 없는 은둔의 고수이신 스승님 찻잔을 보고 배우는 경이로움에 먼 줄 모르고 즐겁게 다녔습니다. 차실 너머로 본 파란 바다 풍경과 귀한 찻잔들 기품 있는 은소라 향로에서 나왔던 향냄새... 잠시 생의 다른 곳으로 소풍 나온 느낌이 들게 해 주던 차실 풍경은 힘들 때마다 두고두고 써먹는 위로의 이미지이고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이 찻잔들을 통해서 저는 저도 모르는 제 자신을 발견했고 찻잔을 찾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간절히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 것도 이 찻잔을 공유하고 싶어서이며.

그런데 글로 옮길 때마다 먼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고통, 제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이 찻잔입니다.


그냥 자기 깜냥대로... 제가 느끼고 경험한 것만 기록해봅니다


향림 서원?????

향기들의 숲 , 그 기록. 향림 서원

제게 찻잔세계는 매혹적인 향기가 그윽하고 좋고 나쁘고 ,선,악이 없는 향림 서원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잔을 들고 차 한 잔 마시는 것은 제게

그 향림서원같은 공간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숲길을 걸으면 묵언하는 수행스님들의 선방처럼

고요합니다. 오직 숲 향기.


향기는 경계를 넘은 세계를 훔쳐본 영혼들이 행여 발설할까

목소리를 뺏기고 그래도 참을 수 없는 발설의 욕구를 스멀스멀 표현하고 싶은

간절한 몸짓입니다.

곰취나물이 맑은 취나물 옷을 벗고 숨어있던 곰 같은 짐승의 숨을 쉬고

어성초는 초록 잎사귀에 숨겨놓았던 비린내 붕어 한 마리 토해내는...


차향, 나무향, 사람 향.. 향기들이 숲을 이루고(향림) 그 향기를

기록한 책의 향기로 가득한 향림 서원에서 요하다 보면


읽으면 읽을수록 더 멀어지는 책들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외로운,,,

이상한 세계를 만납니다


그러나 다녀오면 비로소 길이 보이는 향림 서원ㆍ지는 꽃에게 피는 꽃이 돼라 하는 세상에 우아하게 지는 법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향림 서원의 풍경을 공유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불안하면  외우는 내 마법의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