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황룡강,
가을을 따라 흐르다
꽃과 바람 사이에서 나를 쉬게 한 밤
황룡강 위로 흐르는 빛과 물결. 가을밤, 축제는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10월의 주말 저녁.
바람 속에 서늘함이 스며들기 시작한
가을의 문턱에서
나는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를 찾았다.
취재라는 이름을 달고 갔지만,
사실은 잠시 쉬고 싶었다.
걷고 싶었고,
멍하니 서 있고 싶었고,
어쩌면 오래 기다린 한 사람의 무대를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가을빛으로 물든 황룡강
꽃만 보는 축제가 아니다. 장성은 ‘걷기 좋은 도시’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초대한다.축제장에 도착하자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차를 마치고 다리를 건너는 순간,
출렁다리의 흔들림에 문득 웃음이 났다.
이곳에서는 그런 흔들림조차 풍경의 일부가 된다.
‘힐링허브정원’이라 불리는 작은 전시에는
가을꽃과 지역 예술작품이 어우러져 있었다.
멀리서 흐르던 박효신의 노래가
황룡강의 저녁 공기와 섞여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코스모스, 핑크뮬리,
그리고 빛으로 물드는 포토존들.
각자 다른 이유로 온 사람들이 같은 길 위를 걷고 있었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는 잠시 멈춰 서서
노을을 바라보았다.
가을을 달리는 사람들, J-라이트 런
좀비를 피해 달리는 사람들과, 하늘로 뿜어 오르던 음악 분수. 황룡강의 夜는 달리고 있었다.이번 축제에서는 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성군은 ‘2025 방문의 해’를 맞아
‘걷기 좋은 건강도시’를 슬로건으로
걷기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 이와 관련해
특별이벤트 ‘J-라이트 런’을 진행했다.
주황빛 야광봉을 든 참가자들이
좀비와 저승사자를 피해 달리며
가을밤을 스스로의 무대로 만들고 있었다.
멈춰 서 있었던 나조차도
그들의 발걸음에 마음이 함께 움직였다.
네 곡을 기다린 시간, 한 무대의 온기
별빛 같은 응원봉 아래, 한 목소리가 가을밤을 채웠다.공연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굿즈를 들고,
응원봉을 흔들며
각자의 설렘을 품은 채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등장한 박지현.
슈트 차림의 그는 ‘깜빡이를 켜고 오세요’를 부르며
가을밤을 단숨에 몰입의 순간으로 채웠다.
꽃도, 걸음도, 모두 멈추고
나는 오롯이 그 목소리를 바라보았다.
4시간의 기다림은 한 곡으로 충분했다.
나를 다독인 가을의 한 줄기
황룡강 위의 가을은, 꽃보다 빛과 음악으로 더 크게 피어올랐다.서울까지 다녀오며 이어진 긴 일정 속에서
이곳은 조용히 내 어깨를 내려놓게 해 주었다.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는
‘가을 화(花) 담, 빛으로 물드는 이야기 길’이라는 주제로
10월 26일까지 계속된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마음을 단단히 다독여주는 풍경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현장을 기록하고 마음을 남기는, 글빛지니
당신의 가을은 어떤 길 위에 있나요?
댓글로 당신의 풍경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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