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이지만, 오늘은 아이가 되었다

곡성심청어린이대축제에서 다시 배운 ‘행복의 얼굴

by 글빛 지니

가을의 끝자락, 섬진강기차마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어린이대축제’라 해서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수많은 현장을 취재해 왔지만,

어린이 중심의 축제는

나와 거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구를 지나자 생각이 달라졌다.


눈부신 가을 햇살 아래에서 뛰노는 아이들,

그 곁에서 손을 잡고 미소 짓는 부모들의 모습이

어느새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나는 그 순간,

기자가 아니라 한 명의 ‘아이’가 되어 있었다.

가을 햇살 아래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붐빈 곡성섬진강기차마을 축제장 전경. 아이들의 웃음과 부모의 미소가 가득했다.

아이에게 또 한 번의 ‘어린이날’을 선물하다


제25회 곡성심청어린이대축제는

‘아이에게 선물하는 특별한 하루’를 주제로

지난 23일 막을 올렸다.


곡성군은

“아이들에게 5월 어린이날의 행복을 한 번 더 선물하고 싶었다”며

"가을에도 또 하나의 어린이날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현장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초등학생 이하 무료입장으로 진행돼,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모들이

끊임없이 행사장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얼굴엔 설렘이,

아이들의 얼굴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체험형 프로그램인

‘어린이 미션탐험대’

부모와 아이가 한 팀이 되어

미션을 수행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흔들흔들 만보기’, ‘던져라 레더볼’ 같은

간단한 게임을 통해

협동심과 성취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모든 회차가 조기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았고,

성공을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부모의 응원이 뒤섞여

행사장 곳곳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공룡 캐릭터와 부모와 아이들은 하나가 되어 축제를 즐겼다.

웃음이 이어지는 현장


행사장 중앙에는

‘로봇 수호대 트랜스포머’, ‘쥐라기 공원관’,

‘치치뿌뿌 놀이터’가 자리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커다란 로봇이 등장하자 환호가 터졌고,

공룡 캐릭터가 포즈를 취하자

카메라 셔터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도

어느새 셔터를 들고 웃고 있었다.


그때 내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건

사람만 한 크기의 쿠로미 캐릭터 인형이었다.


사이사이에 서서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자리를 아이들에게 양보했다.

쿠로미를 껴안고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그 순간, 어른의 마음속에서도

아이의 온기가 피어오르는 듯했다.

곡성을 대표하는 캐릭터 ‘청이·홍이’를 활용한 과자 만들기 체험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웃으며 참여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함께 배우는 시간


곡성의 축제는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었다.

가족이 함께 배우고,

함께 느끼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었다.


아이들이 손으로 만들고,

부모가 눈으로 배우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곡성을 상징하는 도깨비 캐릭터

‘청이·홍이’를 활용한

‘크라운해태 라주 과자 만들기’ 체험존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과자를 쌓고 붙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조심조심 붙여야 무너지지 않아.”

아이의 손을 잡아주며

부모가 건네는 한마디가,

그 자체로 배움이었다.


또다른 공간에서는

‘세계 전래놀이 체험장’이 열리고 있었다.

각 나라의 놀이를 직접 배우고,

몸으로 느끼는 시간.


아이들은 처음 보는 놀이에 눈을 반짝였고,

부모들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웃었다.

배움은 교실이 아닌,

웃음 속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올바른 아이 양육을 위해 부모가 참여하는 상담 부스도 인기만점이었다.

부모를 위한 ‘우리 아이 마음상담’ 부스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도형심리를 통해

부모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웃을 수 있다”는 말을

마음 깊이 새겼다.


누군가는 아이를 배우러 왔다가,

결국 자신을 배우고 돌아가는 축제였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기록하는 사람도 행복해야 따뜻한 글을 쓸 수 있다.”

이 축제는 아이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가족이 서로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강력했던 순간, 하츄핑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던 장면, 하츄핑


사실 내가 오늘 가장 기다렸던 건

무대에서 펼쳐지는

하츄핑 싱어롱쇼였다.


하츄핑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이자,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지는 존재다.


하지만 아쉽게도,

장미공원에서 ‘미션탐험대’를 취재하느라

공연장을 찾았을 땐

벌써 막바지였다.


겨우 30초 남짓,

하츄핑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 반, 행복 반의 마음으로

손을 흔들었다.


30분짜리 공연을 다 보지 못한 게

오늘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럼에도 그 짧은 순간,

아이들과 함께 웃던 하츄핑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마 그게 오늘 내가

다시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만큼은 아이가 되어 축제를 온전히 즐겨본다.

또 하나의 어린이날, 어른에게도 필요한 시간


곡성군은 올해 축제를

‘가족이 함께 배우는 교육형 축제’로 발전시켰다.

단순히 체험을 넘어

놀이와 배움,

휴식이 함께하는 구성을 선보였다.


5월 장미축제의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놀이시설과 체험존, 먹거리존을 확장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5월 장미축제에서도 마음껏 웃었지만,

이번 어린이축제는 전혀 다른 감정을 남겼다.


어린이가 아닌 나조차 즐겁고 따뜻한 시간이었고,

만약 내가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곳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가을의 끝자락,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나는 다시 ‘행복’을 배웠다.


행복한 가족의 시간을 기록하는 글빛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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