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작가라는 이름 앞에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되어가는 사람으로 글을 쓰는 시간

by 글빛 지니
ChatGPT Image 2025년 12월 30일 오후 02_38_54.png "마음을 기록하는 일은 결국 나를 천천히 알아가는 일. 속도를 늦춘 문장들이 오늘의 나를 가장 정확하게 닮아간다."

글을 쓰고 난 뒤,
나는 내 글을

꽤 자주 다시 읽는다.


발행 버튼을 누른 뒤에도
몇 번이고 다시 열어보고,
조용히 문장들을 따라가며
그날의 나를 다시 만난다.


신기하게도
다시 읽을수록

감정이 흐려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그때는 잘 몰랐던 마음이
문장 사이에서

다시 고개를 들 때가 있다.


나는 아직
작가로서 충분한 역량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를 시작한 것도
거창한 목표 때문이라기보다는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공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언젠가는
이 기록들이

책이나 강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빨리 작가가 되었고,
벌써 네 달이 다 되어간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내 일상과 감정을 너무 앞세워
글을 써온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공감은 충분한지,
혹시 나만의 이야기 속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는 건 아닌지.


브런치를 하다 보면
나보다 훨씬 글을 잘 쓰는 사람들,
구독자가 많은 사람들,
브런치픽에 오르는 글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잠시 흔들렸다가
그래도 나는 나의 길을 가자며
다시 마음을 다독인다.

ChatGPT Image 2025년 12월 30일 오후 02_34_39.png "글을 쓰기 전의 나는 언제나 조금 망설인다. 하지만 그 망설임 속에서 가장 솔직한 문장이 태어난다는 걸 이제는 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겠지만,

나는 늘 기대를 품고 있는 사람이라
실망도 조금 빠르게 찾아온다.


그게 욕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내려놓지는 못한다.


아직은
‘나는 이런 작가다’라고
선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글을 쓰고,
다시 내 글을 읽으며
나는 나 자신을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다는 것.


읽으면 읽을수록
내 마음의 윤곽이 또렷해지고,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서부터

내가 나를 숨겨왔는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제는
브런치를 올리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사실은
조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앞서가고 싶지 않으면서도
멈춰 서고 싶지는 않은 마음.


그 사이 어딘가에
지금의 내가 서 있다.


아직은
답을 내리기보다
질문을 품은 채
조심스럽게 써 내려가고 싶다.


나는 오늘도
완성된 작가가 아니라
되어가는 사람으로
이 글을 남긴다.


마음을 기록하며 나를 알아가는 글빛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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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도,
지금 ‘되어가는 중’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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