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였기에 배울 수 있었던 시간
혼자가 두렵지 않게 되기까지
"혼자가 된다는 건 더 이상 두려운 일이 아니라, 나의 속도로 나의 삶을 걸어가는 일이 되었다."나는 원래
혼자 하는 모든 일이
어색한 사람이었다.
이혼을 하기 전까지의 나는
늘 누군가와 함께여야만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다.
혼자 밥을 먹는 일도,
혼자 결정을 내리는 일도
어딘가 불완전한 모습처럼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시절의 나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거의 없었다.
은행 일을 보는 것도
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멀리 이동하는 일은
더더욱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옷을 고르는 일도,
머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일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로서는
왜 그랬을까 싶고,
어떻게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왔을까 싶지만
그때의 나는
전혀 어색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이 당연했고,
누군가가 대신 결정해 주는 일이
오히려 익숙하고 편안했다.
그 안에서 나는
의존하고 있다는 자각조차 없이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혼을 하게 되면서
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제대로 혼자인 삶’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때가 30대 후반이었다.
두려웠다.
어색했고,
힘들었다.
적지 않은 나이라는 생각이
불안을 더 키웠다.
‘혼자서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매일같이 나를 따라다녔다.
다행히도,
그 시절의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있었다.
완벽하게 괜찮아지게
"혼자였던 시간에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 말없이 내 손을 잡아주던 사람들 덕분에 나는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해준 건 아니었지만
넘어지지 않도록
곁을 지켜주던 손들이 있었다.
그 손들 덕분에
나는 두렵지만 조금씩
홀로서기를 배워갔다.
그러다
40대 초반에 코로나를 맞았다.
세상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던 그 시간은
내 삶에서도
멈춤의 시간이 되었다.
바쁘게 버텨오느라
미뤄두었던 질문들이
그제야 나를 찾아왔다.
나는 누구인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정말 하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지.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많은 것들을 배워갔다.
그리고 하나씩,
아주 조심스럽게
실천해 나가기 시작한 건
40대 중반을 넘어서였다.
지금은 혼자인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혼자인 내 모습이
멋지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하나 스스로 결정하고,
성실하게,
진심으로
삶을 헤쳐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그 말들이 나에게는
생각보다 훨씬
큰 힘과 에너지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내 삶을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알 것 같다.
나는 제대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짠하게,
혹은 안쓰럽게 보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오늘의 나에게
조용히 안도하게 된다.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속도로
나는 여전히
나를 배우는 중이다.
이 글은 연재
〈나는 아직, 나를 배우는 중이다〉의
기록입니다.
아직도 나를 배워가는 글빛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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