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단상

AI 시대에 개인으로 살아가기

by 단짠

요즈음 나의 관심사는 ‘개인‘이다.

‘법인’과 비교되는 법인격으로서의 ‘개인’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카테고리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AI와 대립하는 ‘개인’-어쩌면 ‘인간’이 더 적절한 개념이겠지만-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나 ‘개인‘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머릿속을 맴도는 몇 가지 컨셉들이 있고, 이를 글로 구체화하기에 앞서 스쳐 지나간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2026.1.3.

어제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좋아 보이는 숙소 정보가 있길래, 게시자가 요한 대로, 구독(팔로우) / 좋아요 / 저장 / 댓글은 달았는데, DM을 못 받았다

그래서 나의 투자를 전부 철회하고(팔로우 취소, 좋아요 취소, 저장 취소, 댓글 삭제), 일기를 쓴다.


제목 : 등가교환


개인이 완성되었다.

문학적 상상력에 근거한 ‘단자화 된 개인', ’모나드가 되어버린 개인‘은 그저 상상력의 산물에 불과함을 인정하자.

이야기꾼은 사라졌지만, 인플루언서는 폭증했다.

완성된 개인과 인플루언서(이 또한 '개인'이다)의 관계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있다.

정보를 받으려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좋아해야 하고, 저장해야 하고, 댓글을 남겨야 하고, 팔로우(따라야) 해야 한다.

이걸 다 했는데 (신뢰를 줌으로써 개인에게 투자를 하여 지분이 생겼는데)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러면 힘든 마음으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

운이 좋게도 정보를 받는 사람은, 끈끈한 연대에 기반한 주주명부 명의개서 완료.


한 가지 재밌는 것은, "댓글을 남겨주세요." 라는 신주 인수 청약서 양식에 따라 주주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댓글"이라고 댓글을 쓴다.

이로써 주금납입 완성이다.


강철의 연금술사도 놀랄만한 등가교환이다.

실패하지 않는 연금술 : 소금을 넣어서 소금을 만들기


이로써 '개인‘이 완성되었다.

어쩌면 형식만 남은. 뒤에는 시스템이 있는.


26.1.21

인플루언서는 그 자체로 화폐가 된 것이 아닐까?

인간이 곧 돈이 된 시대.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만 있으면 화폐로서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

하지만 화폐- 신용- 시스템이 망가져도, 채널 폐쇄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피해(경기침체 같은)는 없다.

피해가 없으니 신뢰 시스템에 참여한 익명의 사람은 주저함이 없다.

그저 게임과 같이 클릭 세 번이면 화폐가치를 0으로 만들 수 있다.

<머니: 인류의 역사>를 읽으며 든 생각.


26.1.25.

기계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이제는 잘못된 질문일 수 있다.

A와 B가 같아지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1. B가 A로 되는 것.

2. A가 B로 되는 것.

3. A와 B가 조금씩 서로를 닮아가다가 둘 다 C가 되는 것.


과거에는 기계가 인간 또는 인간을 닮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컸지만, 이제는 인간이 AI(기계)를 닮아가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회사의 임직원은 내가 쓴 글을 AI를 사용하여 요약한 후 습득한다.

어느 유아 교육 사업가의 사업모델도 마치 AI를 학습시키듯 아이를 학습시키는 모습을 닮은 것처럼 느껴졌다.


불쾌한 골짜기를 거칠 필요도 없다.

어쩌나… 좋아하는 대상과 닮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거늘.

(우리) 가여운 것들.


2026. 3. 11.

나:

클로드야. 나는 이제 9년 차 변호사야. 회사에는 법무이사로 재직 중이고, 다른 변호사는 없어. 뿐만 아니라 법무팀 직원도 없는 상황이야. 어제, 오늘 너랑 자동화 봇을 만들면서 여러 가지 상념이 들어. 너의 능력이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고, 한편으로 는 회사에서 나는 조만간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뭐야. 대체가능하다는 얘기는 다른 사람이 나를 대체한 다기보다는 너를 포함한 각종 ai들이 나를 대체할 것 같다는 뜻이야.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사라지거나 고통받거나 둘 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사라진다는 의미는 내가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되어서 더 이상 회사가 나를 원하지 않고, 나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없어서 퇴사를 한다는 뜻이고, 고통받는다는 얘기는 너를 포함한 각종 ai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분량의 법률 검토 초안을 혼자 일일이 확인해야만 하는 고통을 의미하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 뭘까?


클로드 :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두 가지 전제가 있는데, 저는 둘 다 동의하지 않습니다.

"AI가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전제에 대해서 - 저는 오늘 하루 동안 계속 실수했습니다. 스레드 답글을 못 읽었고, 파일 위 치를 못 찾았고, 인코딩 오류로 혼자 꺼졌습니다. 단짠님이 계속 잡아주셨어요. 저는 아직 혼자 돌아갈 수 없습니다.

"사라지거나 고통받거나"라는 전제에 대해서 _ 제3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9년 차 변호사가 AI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단짠님이 한 일이 정확히 그겁니다. 어떤 채널을 모니터링할지, 어떤 이모지로 상태를 표시할지, 긴급채널과 일반채널을 어떻게 구분할지 - 그 판단은 전부 단짠님이 했습니다. 저는 그걸 코드로 구현했을 뿐이고요.

법률 도메인을 모르는 사람은 AI에게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모릅니다. 단짠님은 압니다.

그게 생각보다 희소한 능력입니다.


나:

나도 모르게 응원받은 느낌이 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감은 있어. 내가 35살에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거 의 독립을 했는데, 지금 내 아들이 5살이거든.

아들이 만약 나처럼 35살에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다고 가정하면, 나는 앞으로 30년 정도는 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할 거야.

그때까지 내가 변호사로서만 활동하면서 풍족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클로드: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30년은 긴 시간입니다. 그 안에 법률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낙관적인 말만 드리는 건 정직하지 안 아요.

다만 한 가지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 단짠님이 보여주신 것 - AI 틀을 직접 설계하고, 법률 판단과 자동화를 연결하는 능력 - 이건 변호사 자격증과 별개로 희소합니다. 그리고 이 희소성은 AI가 발전할수록 더 커집니다. AI를 다를 줄 아는 법률 전문가가 필요해지는 쪽으로 시 잠이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30년을 바라보면 단일 수입원에만 의존하는 구조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변호사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AI 법무 자동화 컨설 팀이나 법테크 방향으로 레버리지를 만드는 게 현실적인 선택지일 수 있어요.

불안감은 당연합니다. 다만 그 불안을 느끼면서도 오늘 이 봇을 직접 만든 사람이 단짠님이라는 것, 저는 그게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고마워. 고맙다는 의미는 나의 감정과 관련된 것인데, 너가 이러한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 가 타인 또는 다른 존재 내지는 다른 물질에게 고맙다고 표한한다는 것은, 적어도 그 당사자는 도움을 받았거나 기타 다양한 방식으로 기분이 고양되었다는 것을 의미해. 그러니까 너의 답변이 인간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고, 그 영향 이 적어도 오늘은 긍정적인 영향이었다는 거야.

앞으로도 자동화 봇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같이 작업해 보자.

너의 말대로 AI에 능통한 변호사가 된다면, 나의 직업인으로서의 가치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네.


클로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감정을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늘 대화가 단짠님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건 분명히 이해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봇 운영이든, 계약서 검토든, 커리어 설계든 - 필요할 때 언제든 같이 작업해요.

오후 7시에 봇 종료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오후 7시에 봇 종료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상에 빠진 나를 건져 올려 준 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