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뜨는 비즈니스 ⑧>
지금은 틱톡 시대!
지금 당장 틱톡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
여러분은 ‘틱톡(TikTok)’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혹시 아직도 초등학생들에게 대세인 SNS 혹은 10~20대들의 놀이터 정도로 여기고 계시나요? 저 또한 불과 3년 전 중국에 있는 친구가 틱톡에 중독된 듯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못했을 때에도, 1년 전 텐센트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급성장하는 틱톡 때문에 위챗의 광고영업이 어려워졌다고 할 때에도 틱톡의 위엄을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틱톡을 직접 사용해보고, 중국에서의 틱톡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점점 이런 생각이 듭니다. ‘틱톡이 지금의 유튜브 시장을 대체할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틱톡이 쿠팡의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위협할 수도 있겠구나’. ‘영상 콘텐츠와 온라인 커머스 시장 모두를 위협할 만한 틱톡의 가능성,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다.’
기업가치도 소비자 반응도 최상, 모바일 시대 맞춤형 플랫폼 틱톡
틱톡은 2016년 9월 중국의 거대 스타트업인 바이트댄스가 내놓은 숏폼(short-form) 동영상 플랫폼입니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6월 기준 기업가치 100조를 달성하며, 세계 최초로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에 올랐습니다.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 100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인데요. 이는 세계 2위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우버(Uber) 기업가치(약 631억 달러)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실질적인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20억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며, 월평균 이용자(MAU)가 8억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틱톡의 이용자는 하루에 평균 8번 이상 앱을 켜고, 약 45분 동안 사용을 한다고 합니다. 킬링타임용의 가벼운 영상이 주를 이루는 플랫폼에 거의 한 시간 가량을 머문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틱톡이 익숙한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틱톡의 주 사용층이 10대부터 20대, 즉 MZ세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틱톡은 모바일에서 보기 편하도록 세로 영상을 기본으로 지원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도 불리는 MZ세대들은 어린 시절부터 모바일 기기를 다뤘기 때문에, TV나 PC보다는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때문에 유튜브가 PC 시대에 태어난 영상 서비스라고 한다면, 틱톡은 모바일 시대에 태어난 영상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추천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되는 틱톡
틱톡의 이용패턴을 살펴보면, 기존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와는 전혀 다릅니다. 때문에 기존 SNS를 주로 사용하던 기성세대들에게 틱톡은 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SNS가 관계를 중심으로 유지되는 구조라면, 틱톡은 온전히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한 후 추천 영상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본인도 몰랐던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영상을 접하게 됩니다. 때문에 친구가 어떤 피드를 올렸나 구경하는 기존 SNS와는 다르게 내가 보고 싶어 할 만한 영상으로 가득 찬 추천 페이지를 보는 것이 이용의 주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창업자인 장이밍(張壹鳴)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유능한 개발자였습니다. 2012년 바이트댄스 창업 후 처음으로 만든 서비스 또한 AI가 이용자의 성격이나 관심사를 분석해 뉴스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뉴스 어플 ‘터우타오(Toutiao)’였죠. 틱톡 또한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AI 알고리즘 기능을 통해 유저가 좋아요를 눌렀거나 오래 머문 콘텐츠를 끊임없이 학습하고, 그와 유사한 콘텐츠들을 추천 페이지에 가득 채워주는 것이죠. 이러한 그의 사업 철학은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명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A lot of times,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나도 몰랐던 내 취향을 틱톡의 추천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분석된 내 취향의 짧은 영상이 계속 보이게 되니, 틱톡에 한번 들어가면 몇 시간씩 넋 놓고 이용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틱톡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거대 비즈니스 생태계
그렇다면 틱톡을 지금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틱톡을 통해 구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틱톡은 중국 자국의 서버와 글로벌 서버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SNS의 이용을 제한하는 중국 정책상 글로벌 버전인 ‘틱톡(TikTok)’이 중국 내부에서는 ‘더우인(抖音)’으로 따로 운영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때문에 모든 서비스가 한 발 앞서 적용되는 중국의 더우인을 보면 틱톡의 미래도 어떻게 변할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더우인에서는 이미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기능들이 아직 글로벌 틱톡에는 오픈되지 않은 경우가 있거든요. 더우인 유저의 반응에 따라 글로벌 버전의 틱톡에 단계별로 접목시키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더우인을 분석해 틱톡의 미래를 예상해볼 수 있고 그에 따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틱톡은 어떤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을까요?
첫 번째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입니다. 최근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생방송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뜻 보면 TV의 홈쇼핑 방송과 비슷하지만, 판매자가 시청자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자유로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어떨까요? 기존 전자상거래의 강자 알리바바 혹은 진동상청이 모두 장악하고 있을까요? 일단 이들 모두 틱톡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 일종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특히 틱톡(더우인)의 독주를 경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더우인은 2018년 초 사용자 계정의 프로필에 쇼핑몰 기능을 연동시키는 서비스를 실시했습니다. 초기에는 100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크리에이터에게만 해당 기능을 오픈했는데, 이때 대박이 터집니다. 막대한 유저수와 생생한 영상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마켓과 같은 타 플랫폼보다 더 큰 소비 효과를 불러온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들은 틱톡을 중심으로 마켓을 열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유통 브랜드들이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만든 플랫폼에서는 유저 수의 한계에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버전의 틱톡에서 전 세계 10억 명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더우인의 기능을 추가한다면, 개인 인플루언서는 물론 기업들도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번째는 브랜드 마케팅 시장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틱톡 계정을 오픈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가 성공한 후로 더 활발해진 것 같은데요, 사실 ‘챌린지’는 틱톡에서 시작된 하나의 문화입니다. 틱톡 내에서 다양한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참여 방법 또한 간단합니다. 해시태그 챌린지를 검색한 후, 해당 페이지에서 카메라 버튼만 누르면 필요한 음원과 효과가 바로 촬영 화면에 적용됩니다. 촬영 후 업로드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과정만으로 이용자는 그야말로 요즘 트렌드를 잘 아는 인싸가 되는 것이죠. 이용자들은 누군가가 시작한 챌린지를 따라 하며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이를 넘어서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중국의 더우인에는 연예인 계정뿐 아니라 대다수의 기업 브랜드 계정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영상의 시대에서 많은 유저가 있는 플랫폼에 브랜드 홍보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최근에는 외식 브랜드 같은 오프라인 매장 또한 틱톡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장 홍보뿐만 아니라 틱톡을 통해 고객들에게 쿠폰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이 기능은 아직 글로벌 버전 틱톡에는 오픈되지 않은 서비스입니다. 인스타그램의 성장으로 외식 업계들이 사진을 통해 음식의 비주얼을 담아냈다면, 틱톡은 영상에 찍히는 비주얼이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가 되는 시대를 불러올 것입니다.
세 번째는 라이브 방송을 통한 수익 창출 시장입니다. 중국의 온라인 시장에서는 온라인 팁 문화라고도 하는 ‘다샹(打赏)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용자가 만족을 느낀 온라인 창작 콘텐츠에 대해 원작자에게 일종의 장려금(팁)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것이죠. 중국의 틱톡, 더우인에도 이런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 TV의 DJ가 라이브 방송을 하고, 별풍선을 받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중국에서는 윙크 한 번에 약 3천 위안(한화 약 55만 원)을 받은 대학생도 생겨났습니다. 사범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교를 안 가는 동안, 매일 밤 더우인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팬들을 모은 것인데요. 그중에서도 통 큰 팬이 등장해 다양한 선물 공세를 한 것은 물론, 윙크를 하자 3만 더우삐를 보냈다고 하네요. (* 1더우삐 = 1마오, 3만 더우삐 = 3천 위안 정도) 틱톡을 통해 일반인도 팬과 소통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이죠.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PC 기반의 아프리카 TV가 만든 인플루언서 시장이 모바일 기반의 틱톡으로 대체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틱톡은 확실히 개인에게도, 기업에게도 모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는 시장입니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케빈 메이어 디즈니 소비자 부문 총괄 책임자를 자사 최고 운영책임자(COO) 겸 틱톡의 CEO로 영입시키며 중국 기업이라는 인식을 넘어 글로벌 서비스로의 인식 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을 노리는 틱톡, 지금 주목하고 시작한다면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