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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라오 AI 스마트 매장, '신기함' 그 너머 기술

킨롱 서빙 로봇과 '천인천미' 자동화가 말해주는 것

by 윤승진 대표

안녕하세요, 중국 비즈니스 현장의 생생한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는 만나통신사입니다.

중국으로의 비즈니스 학습 여행을 이끌다 보면 많은 대표님들께서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에 놀라시곤 합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 바로 '하이디라오(海底捞)'의 AI 스마트 매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하이디라오의 로봇을 보며 '신기하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저희 만나통신사는 그 '신기함' 뒤에 숨겨진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지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았습니다.

오늘 분석해 드릴 핵심 기술은 두 가지입니다.

복잡한 매장 안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서빙 로봇

"천 명의 고객에게 천 가지 맛"을 제공하는 자동 탕 베이스 배합기

이 기술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이면의 기술적 원리는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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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단순한 서빙이 아니다: '알아서 피해 가는' 킨롱(KEENON) 서빙 로봇의 비밀

하이디라오 스마트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서빙 로봇입니다. 이 로봇들은 중국의 킨롱 스마트(KEENON) 사의 제품(주로 T8, T10 모델)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 로봇들이 바닥의 검은 선을 따라가는 초기 모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손님, 직원, 다른 로봇, 갑자기 굴러가는 물건 등 예측 불가능한 장애물로 가득한 레스토랑 환경에서 이들은 어떻게 충돌 없이 임무를 완수할까요? 고객들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 로봇들은 장애물을 만나면 단순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즉시 능동적으로 방향을 틀어 새로운 경로를 계획하고 우회"합니다.

이 놀라운 기능의 비밀은 바로 '고급 동적 장애물 회피(Dynamic Obstacle Avoidance)' 기술에 있습니다.

이 기술은 크게 세 가지 시스템의 정밀한 협력으로 이루어집니다.

1. '보는' 것이 아닌 '이해하는' 눈: 다중 센서 융합

로봇이 똑똑하게 움직이려면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킨롱 로봇은 한 가지 센서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센서의 장점을 결합하는 '다중 센서 융합(Multi-sensor Fusion)' 방식을 사용합니다.

라이다 (LiDAR): 레이저를 쏘아 주변 사물과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센서로, 최대 20m 거리까지 고정밀 감지가 가능합니다.

3D 입체 비전 센서: 사람처럼 두 개 이상의 카메라로 사물을 '입체적'으로 봅니다. 이는 라이다가 놓치기 쉬운 낮은 장애물(아이, 바닥에 떨어진 가방)이나 공중에 뜬 장애물(덜 밀어 넣은 의자)까지 형태와 크기, 위치를 '이해'하게 해줍니다.

비주얼 SLAM (VSLAM): 천장을 향한 카메라가 천장의 질감이나 조명 같은 특징을 인식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덕분에 바닥에 표식을 설치할 필요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를 유지하며 정밀 주행이 가능합니다.

기타: 이 외에도 초음파, 적외선, 관성 측정(IMU) 센서 등이 다중 안전망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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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스로 지도를 그리는 능력: SLAM

SLAM(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은 로봇이 미지의 공간에서 스스로 지도를 그리고, 그 지도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매장에 로봇을 처음 배치할 때, 기술자가 로봇을 데리고 레스토랑을 한 바퀴 돕니다. 이때 로봇은 위에서 언급한 센서들로 테이블, 벽, 주방의 위치가 모두 포함된 매장의 디지털 지도를 스스로 생성합니다. 이후 로봇은 이 지도를 기반으로 주방에서 특정 테이블까지 가는 최적의 경로를 계산합니다.

3. 진짜 핵심, '능동적 우회': AI 동적 경로 계획

이것이 바로 하이디라오 로봇이 다른 로봇과 차별화되는 핵심입니다. 로봇이 경로를 주행할 때, 센서들은 초당 수십 회씩 주변 환경을 갱신합니다.

만약 경로 상에 갑자기 걸어 들어오는 고객(동적 장애물)이 감지되면 어떻게 될까요?

위협 평가: AI 시스템이 즉시 장애물의 속성과 이동 방향을 예측합니다.

경로 재계획: 밀리초(ms) 단위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 장애물을 피하면서 최종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새로운 우회 경로를 수십 가지 계산합니다.

최적 경로 결정: '안전성', '최단 거리', '최소 시간' 등의 원칙에 따라 가장 좋은 경로 하나를 즉시 선택합니다.

부드러운 실행: 제어 시스템이 속도와 방향을 자연스럽게 조절하여 새로운 경로로 전환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기에, 우리는 로봇이 "지능적으로 사람을 피해 간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피크 타임의 복잡한 매장 환경에서 인간과 로봇의 안전한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PART 2. "천인천미(千人千味)"의 실현: 스마트 탕 베이스 배합기

하이디라오 스마트 레스토랑의 또 다른 축은 바로 주방에 있습니다. "천 명의 사람에게 천 가지 맛"이라는 뜻의 '천인천미(千人千味)' 자동 탕 베이스 배합기입니다.

전통적으로 훠궈 탕 베이스는 직원의 경험과 '손맛'에 의존했습니다. 이는 지점마다, 날짜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는 '표준화의 문제'를 안고 있었죠. 또한, 고객의 입맛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이디라오는 이 문제를 기술로 풀었습니다. 중국의 자동화 솔루션 기업 허리시 그룹(Hollysys)과 협력하여 개발한 이 스마트 배합기는 탕 베이스 제조의 자동화, 표준화, 그리고 개인화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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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천 가지 맛"이 가능한가?

이 기계는 본질적으로 정밀 계량과 데이터 처리가 결합된 '지능형 생산 라인'입니다.

고객의 주문 (프론트엔드): 고객은 테이블의 태블릿으로 표준 탕 베이스를 고르거나, 'DIY 모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麻, 얼얼함), 라(辣, 매움), 함(咸, 짠맛), 선(鲜, 감칠맛), 기름과 물의 비율까지 모든 요소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전송: 고객이 확정한 '나만의 레시피' 데이터가 주방의 중앙 제어 시스템으로 즉시 전송됩니다.

정밀 자동 배합 (백엔드):

기계 내부는 우지(소기름), 고추, 화자오, 각종 소스, 분말, 건더기 등 수십 종의 원료가 담긴 독립된 저장 모듈로 구성됩니다.

명령을 받으면, 고정밀 무게 센서와 서보 모터가 각 원료를 정확히 지정된 중량(g)만큼 투입합니다.

허리시 그룹에 따르면 이 배합 오차는 ±5% 이내로, 사람의 손맛으로는 불가능한 정밀도를 자랑합니다.

자동 출고: 배합이 완료된 탕 베이스는 훠궈 용기에 자동으로 주입되며, 이 모든 과정은 평균 60초 이내에 끝납니다. 이후 서빙 로봇이 이 탕 베이스를 가져가게 됩니다.


이 기술이 가져온 비즈니스 가치

하이디라오가 이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얻은 가치는 명확합니다.

극단적 표준화: 조리사의 컨디션이나 경험에 따라 맛이 흔들리던 중식의 고질적인 문제를 원천 차단했습니다. 어느 지점에서든 하이디라오의 '그 맛'을 보장합니다.

압도적 효율화: 탕 베이스를 전담하던 주방 인력을 대폭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고, 직원들은 더 부가가치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궁극의 개인화: "모두의 입맛을 맞추기 어렵다(众口难调)"는 외식업의 난제를 '수만 가지 조합'이 가능한 기술로 해결했습니다.

데이터 자산화: '천인천미 3.0' 시스템은 고객별 '전용 탕 베이스 아카이브'를 클라우드에 저장합니다. 고객이 자신의 레시피에 이름을 붙이고 다음 방문 시 다시 불러올 수 있게 하여, 고객 락인(Lock-in) 효과까지 창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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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통신사의 결론: 하이디라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오늘 살펴본 하이디라오 AI 스마트 레스토랑의 두 가지 핵심 기술은, 첨단 기술이 어떻게 전통 서비스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킨롱 서빙 로봇은 다중 센서 융합과 AI 동적 경로 계획을 통해,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물리적 환경'에서의 인간-기계 협업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스마트 탕 베이스 배합기는 자동화와 데이터 처리를 통해, '제품(맛)'의 표준화와 심층적인 개인 맞춤화라는, 어찌 보면 상충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하이디라오의 실천은 단순히 인건비를 절감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을 활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독보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하며, 이를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으로 전환시킨 사례입니다.

중국의 외식 산업, 나아가 더 광범위한 오프라인 서비스 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혁신을 주도하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 업(業)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상, 중국 비즈니스 현장의 핵심을 꿰뚫어 전하는 만나통신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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