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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극장'을 팝니다

상하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가 설계한 완벽한 경험

by 윤승진 대표

우리는 곧 상하이 난징시루(南京西路)에 위치한, 전 세계 스타벅스의 미래 전략을 집약해 놓은 '상징적 공간'을 방문합니다. 바로 '상하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입니다.

2017년 문을 연 이 공간은, 당시 시애틀 본사를 제외한 첫 번째 해외 로스터리 매장이었습니다. 스타벅스가 왜 뉴욕도, 런던도 아닌 상하이를 첫 번째 해외 로스터리 도시로 선택했는지, 그 자체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전 회장은 이곳을 "커피 경험을 고양시키는 극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고객들이 평균 40분간 머무는 이유를 "떠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죠.

이곳은 '커피'라는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브랜드에 대한 몰입'이라는 경험을 파는 거대한 무대입니다. 현장에서 우리가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할 이 '무대'의 핵심 전략 세 가지를 미리 공유합니다.

1. '제조'를 '공연'으로 만든 공간 서사 (The 'Coffee Theater')

로스터리의 핵심 경쟁력은 '원두에서 한 잔의 커피까지(Bean-to-Cup)'의 전 과정을 한 편의 거대한 연극처럼 연출했다는 데 있습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2층 높이의 거대한 구리 로스팅 탱크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표면에는 스타벅스의 역사를 담은 1,000개 이상의 중국 전통 인장(印章) 문양이 수작업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스타벅스의 글로벌 서사와 중국의 문화적 코드를 융합한 이 공간의 '심장'입니다.

천장을 보십시오. 갓 볶은 원두가 '커피 교향곡(Coffee Symphony)'이라 불리는 구리 공압 튜브를 타고 각 커피 바로 이동하는 모습은, 단순한 '운송' 과정을 정보와 재미가 결합된 '시각적 퍼포먼스'로 승화시킵니다.

고객은 커피가 만들어지는 '백스테이지(제조 공정)'를 투명하게 관람하는 '관객'이 되며, 이 과정에서 브랜드의 전문성과 진정성에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2. 가장 '스타벅스'적이면서, 가장 '상하이'적인 (The 'Glocal' Strategy)

상하이 로스터리는 스타벅스의 글로벌 표준을 그대로 복제한 공간이 아닙니다. 이곳은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의 정수입니다.

문화적 융합: 앞서 언급한 구리 탱크의 인장 문양 외에도, 이들은 중국 차(茶) 문화에 대한 깊은 존중을 표현합니다.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Teavana 바(Bar)는 중국 전통 다기인 '청옥(青玉)'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되었습니다. 또한, 2012년부터 윈난(云南)성 커피 농가를 지원해 온 스타벅스는, 이곳에서 윈난성 리저브 원두를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중국을 위해 서비스한다'는 강력한 현지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디지털 융합 (알리바바와의 협력): 이것이 핵심입니다. 스타벅스는 중국의 압도적인 디지털 환경에 맞춰, 알리바바(Alibaba)와 협력하여 매장 전체를 '스마트 매장'으로 구현했습니다. 고객은 타오바오 앱을 통해 AR(증강현실) 기능을 활성화하고, 매장 곳곳의 설비나 원두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그에 대한 정보가 디지털로 떠오릅니다. 이는 오프라인 공간에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여 '탐험'의 재미를 더한, 중국 시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완벽한 현지화 혁신입니다.

3: '커피 매장'이 아닌 '혁신 플랫폼' (The 'Platform' Model)

이곳은 스타벅스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최상위 1%에 위치하며, 나머지 99%의 일반 매장 전체를 끌어올리는 '헤일로 효과(Halo Effect)'를 일으킵니다.

로스터리는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공간이자, '혁신 실험실(Innovation Lab)'입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60여 가지의 혁신적인 음료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은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는 시금석이 됩니다.

또한, 이곳은 '커피'만 팔지 않습니다.

Princi (프린치): 아시아 최초로 입점한 이탈리아 프리미엄 베이커리.

Teavana (티바나): 수천 년 역사의 차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고급 차 바.

Bar Mixato: 커피로 만든 크래프트 맥주와 주류를 제공하는 바.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프린치 베이커리, 티바나, 그리고 주류까지. 이 '멀티 브랜드, 멀티 카테고리' 전략은 고객층을 모든 시간대로 확대하고, 객단가를 높이며, 무엇보다 고객의 체류 시간을 평균 40분 이상으로 극대화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결론: 현장에서 우리가 볼 것

상하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제품을 파는 시대'에서 '경험을 파는 시대'로의 전환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볼 것은 '커피'가 아니라, '어떻게 제조 과정을 매력적인 공연으로 만드는가', '어떻게 디지털 기술이 오프라인 경험을 증강시키는가', 그리고 '어떻게 하나의 공간이 브랜드 전체를 견인하는 플랫폼이 되는가'에 대한 살아있는 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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