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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Oct 07. 2017

[진로 인터뷰] 공공기관분야 배수현 한의사 2편

보건산업진흥원에서 하는 일


보건산업진흥원 채용과정


Q. 보건산업진흥원 채용 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준공무원이지만 공무원 채용과정과 과정이 비슷해요공정성을 중시해서 서류를 작성할 때 이름과 학력만 쓰고 사진과 학교를 못 쓰게 했어요. 예를 들어 학사를 취득했다는 사실만 적고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정보는 못 쓰게 한 거죠. 2차는 직업기초능력검사와 논술이었는데 검사는 무슨 올림피아드 푸는 줄 알았어요(웃음) ‘문제적 남자’에 나올법한 문제들 있잖아요. 사고력 테스트와 비슷하게 도형 뒷면에는 뭐가 있을까요? 와 같은 문제들이 나왔어요. 3차는 최종면접인데 놀랐던 게 6명 중 1명 빼고 다 한의사인 거예요. 심지어 면접이 5월이었는데 2월에 갓 졸업하신 분도 있었고요. 실제로 많은 한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런 분야에 도전하시는 것 같아요. 

Q. 시험도 다 혼자 준비하셨나요?


솔직히 준비 못했어요. 문제집을 샀는데 도형이 나오고 언어영역 나오고… 이건 평소 실력으로 봐야겠구나 했어요.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다 어렵잖아요. 




Q. 면접에서는 어떻게 강점을 나타내셨나요?


첫 번째로는 자격요건을 만족했다는 점이었어요. 전문의를 땄고, 석사까지 수료하였고요. 졸업하자마자 온 분도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유리했겠죠. 
두 번째로는 경험이 많았다는 점이었어요. 병원에서 임상도 해봤고, 아까 말씀드린 현대중공업 사내 한의원과 요양병원 근무 경험도 있었으니까요.

 모두를 제치고!!!


Q. 임상경험이 많으신데, 지금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시나요?


알게 모르게요?(웃음) 직접 연구를 하지 않고 환자를 보지도 않지만, 결국은 기획을 할 때에도 임상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효과적이에요. 병원에서 환자를 보다가 ‘이게 필요한데?’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도 있고요. 교수님들을 모시고 회의를 할 때도 그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 아니까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만약 납득이 되지 않으면 질문도 할 수 있었어요. 만약 내가 비전공자면 판단이 어려울 거고,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업무 진행에 부족함을 느꼈을 것 같아요.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 라이프~


Q. 선생님의 하루 일과를 타임 테이블로 정리해주세요. 


① 06:30 – 기상 후 전화영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영어를 합니다. 저는 일반고를 졸업해서 김재균 선생님처럼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에요.

남극곰 : 저희도 김재균 선생님께 영어 공부법 여쭤봤는데.. 그 질문이 소용이 없었어요. ㅠㅠ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잖아요. WHO로 갈 기회가 생겼는데 가지 못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네이티브 스피커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② 7:40 – 출근
전화영어 끝나고 준비해서 출근합니다. 신도시에 살아보고 싶어서(웃음) 세종시에 살고 있어요. 버스 타고 가면 보통 20분-30분 정도 걸려요. 


③ 8:30 – 회사 도착
도착해서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 관련 뉴스를 찾아보거나 개인적인 공부를 해요. 사실 일이 너무 바빠서 별도로 틈을 낼 시간이 없어요.


④ 9:00 – 업무 시작
9시부터 6시까지 일을 합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R&D 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보건산업진흥원 내에 R&D 진흥본부가 있는데요, 이 중 한의약 사업팀에서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 기획·관리를 맡고 있어요. 사업 공고를 내고, 접수를 받아서 평가 후 과제를 선정하고 정부출연금을 지원하죠. 그렇게 선정된 과제의 진행과정 전반을 관리하고, 성과를 수집해서 정리도 하고요. 그밖에 크고 작은 과제관리와 회의 등으로 업무량이 많은 편이에요.


Q. 업무량이 장난이 아닐 것 같아요.


일이 너무 많아요. 이럴 줄 몰랐어(웃음).처음에는 이런 얘기 못 듣고 좋은 얘기만 들었어요. 관계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고, 꿀 정보들도 알 수 있을 거라고요. 혹해서 들어왔는데 일하느라 너무 바빠서 꿀 정보를 못 듣네요.


우선 민원이 많아요. 연구 진행 중간에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 연구비 관련 질의들, 등등. 두 번째는 과제 평가가 중요한데,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간 정부출연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니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전문가 분들을 모셔서 평가하는데 장소 예약부터 평가 진행과 결과 정리 및 보고까지 전부 해야 하거든요. 그 외에 수시로 밀려드는 정부 부처의 요청 업무와 진흥원 내부의 행정업무까지 하다 보면 하루가 모자랍니다.

우리 곰순이들에게 춤이란...ㅎ

⑤ 6:00 – 퇴근 후 방송댄스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6시가 돼요. 6시 칼퇴는 어렵고, 6시 30분 전에 퇴근하면 양호한 정도?
저는 개인적으로 일을 집까지 가져오는 스타일이에요. 처음에는 집에 와서 뻗기 바빴는데 업무를 볼 때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으면 계속 밤새 궁리하니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러면 이 일을 오래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변에서도 퇴근 후에 너무 일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셔서 방송댄스를 하고 있어요. 


Q. 워너비 라이프인데요?


힘들긴 한데 신나게 춤추다 보면 체력이 쌓이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아요. 사실 레지던트 할 때도 했었거든요. 그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에 3시간씩 춤을 췄어요. 퇴근하고 밥도 안 먹고 춤췄는데 피곤한 줄도 몰랐어요. 사람들이 춤에 미쳤다고 그랬어요. 수련 끝날 때 서로 재밌는 상장을 만들어서 받는데, 밤의 여왕 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⑥ 9:30 – 귀가 후 자유시간
춤을 추고 돌아오면 9시 정도 되고, 씻고 쉬면 10시쯤이에요. 그때부터는 못다 한 공부도 하고, 책을 읽다 보면 잘 시간이죠. 저는 이과다 보니 언어영역에 약해요. 매일 문서를 작성하고 서류를 읽는데 딱딱한 표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예전에는 공문을 받아만 봤지 작성할 일이 없었잖아요. 근데 지금은 딱딱하지 않게, 이해가 잘 되면서 형식을 잘 갖춘 글을 써야 하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고 있어요.


Q. 빡센 하루네요. 6시 30분부터...

쉴 틈이 딱히 없죠. 근무시간이 빡빡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고, 그래서 운동을 하니 하루가 꽉 차는 것 같아요. 같은 근무시간이지만 로컬에 있을 때에는 여유가 있었어요. 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고, 개인 진료실도 있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죠. 그런데 입사해 행정업무를 처음 경험해보고, 칸막이로만 구분된 공개된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이 처음이라 그런 것도 적응해야 했어요. 처음에는 모든 업무가 중요하게 느껴져서 화장실도 못 가면서 일만 했어요.(웃음)


Q. 임상을 하다가 행정으로 가셔서 처음에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일단 내가 이렇게 한글문서 작업을 못하는지 몰랐고(웃음) 엑셀을 못하는지 몰랐고... 문서작성이 많이 힘들었어요. 저희끼리는 컴퓨터학원을 다녀야 할까 우스갯소리도 해요. 업무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문서 작성은 물론 결제도 받아야 하니까요. 


지금은 어느 정도 숙달이 되었는데, 요즘 고민은 정책제안에 관한 거예요. 저는 한의학만 공부했고, 학교 다닐 때 외워서 시험만 쳤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법은 잘 모르거든요. 제가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걸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처리방식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예를 들면 의견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열고 국회에 요청하는 프로세스 같은 거요. 그래서 요즘은 정책대학원이나 보건대학원에 관심이 생기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선생님들이 하고 계신 이런 인터뷰는, 아이디어를 기획해서 프로젝트로 완성시킨 사례니까 대단하고 생각해요.


남극곰 : 과찬이십니다. 


그러니까 충분히 잘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3탄에서 계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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