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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Aug 08. 2022

'나는 솔로' 3기 출연, 이상진 원장님 인터뷰

#Fun is best #재미주의자

   

 화제의 프로그램 ‘나는 솔로’ 3기 한의사, 빛한의원 이상진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2022년 3월의 어느 날, 조용한 경동시장에 대만드 팀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을 정도로 즐거운 인터뷰였는데요~ 마치 연극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답니다.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허청에서의 근무 경험 등 이상진 원장님의 이야기가 곧 시작됩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쉼터 닉네임은 해피엔드,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playinghani, 그리고 이메일 아이디는 funisthebest. 저는 재미주의자면서 연극하는 한의사 이상진입니다.  


        

Q. 선생님은 하루 일정이나 일주일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주 5일 월화수금토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해서 진료시간이 끝나면 주변인들과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제가 술도 좋아해서 백신 맞는 날, 건강 검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약주를 하죠ㅎㅎ 뭔가 특별하고 남다른 답을 드리고 싶은데 말하고 보니 참 단조롭네요.      

    

Q. 극단 활동은 정기적으로 하시는 건가요?

A. 메디스트림에 계신 김철민 원장님께서는 거의 반쯤 업 수준으로 하셨는데, 저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취미로 하고 있어요. 직장인 밴드처럼 아마추어 수준으로 하는 건데, 사람들 사이에서도 열정의 정도는 다양하긴 하죠. 공연을 준비하는 시기면 보통 두 달 반 정도 거의 매일 연습을 해요. 저는 1년에 한 편 정도는 참여를 했고요, 재작년 코로나 시기에 힘들게 근로자 연극제를 준비했었죠. 그런데 지침상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을 해서 허탈한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에 본격적으로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나는 솔로 3기 출연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 일단 기본적으로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고요. 나는 솔로 1기가 막 시작해서 시청률도 0.1% 이런 시기에 동아리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형 여기 한 번 나가보는 거 어떠냐고요. 제가 당시 나이가 41살이라 연애 프로그램을 나가기에는 너무 많지 않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1기에 지금 40살 출연자도 있어서 해볼 만하다는 설득을 들었고 떨어져도 괜찮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을 했어요. 마침 제가 여자친구가 없기도 했고요. 출연 신청을 위해 인스타그램 dm을 보냈는데 보내자마자 바로 답변이 오더라고요. 지금과는 달리 프로그램 인기가 없었는지 사람 구하기가 참 힘들었나 봐요ㅎㅎ 신청 양식 메일을 주셔서 작성해서 보내드렸더니 바로 사전 인터뷰를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곧바로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출연을 고려하면서도 방송에 출연하는 게 맞나, 하는 고민을 계속했었는데 막상 사전 인터뷰와 출연 확정까지 너무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되어서 놀랐어요. 여하튼 출연 계기는 후배의 추천이었습니다.    


 

Q. 사전 인터뷰 때는 어떤 이야기들을 주고받으셨나요?

A. 이런 이야기까지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별 이야기를 다 물어봐요. 고등학교 이야기까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인터뷰 중 한일고등학교 이야기만 한 10% 한 것 같아요ㅎㅎ 왜 아직 결혼을 못 했냐, 뭐가 부족해서 못한 것 같냐... 이런 질문도 받았고요. 그래서 저는 결혼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에 제 금전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는 이야기, 제가 한의사치고는 돈을 잘 벌지 못한다는 이야기 등을 했는데 이 부분은 딱 방송에도 나오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당시에는 나는 솔로가 많이 알려지기 전이라 사람들이 사전 인터뷰가 방송에 쓰인다는 사실을 잘 모를 때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사전 인터뷰 때의 모습이 방송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못 하고 후줄근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참 갑작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출연 계약서도 촬영 당일 아침에 썼고, 심지어 계약서 2부 중 하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제작 측에서 2부를 다 가져가고요(웃음). 특이하긴 한데 그렇다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은 아니라 큰 불만은 없어요. 저는 촬영장에서의 시간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웠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런 방송 출연을 추천하는 편이에요. 가능하다면 재출연 의사 100%입니다.     



Q. 혹시 출연 때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아무래도 한의계에 있는 대만드니까, 한의학스러운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사실 촬영에 임할 때 걱정했던 부분은 방송에 나오는 제 모습이 한의사라는 직군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인간 이상진이 놀림거리가 되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혹시라도 저의 부정적인 모습 때문에 한의계가 욕먹는 게 싫은 거죠. 제 친구들도 한의사가 많고 친형도 한의사거든요. 행동을 조심하고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죠.


그런데 중간에 강화 인삼 PPL이 나왔어요. 한밤중에 출연자들을 갑자기 부르더니 강화 인삼을 하나씩 나누어주면서 이를 정말 전달해 주고 싶은 사람에게 전달하라는 안내를 받았어요. 엄청 귀한 거라고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인삼이 굉장히 크기가 컸는데, 제가 그걸 보고 ‘와 인삼이 실하네!’ 이런 말을 짧게 했거든요. 그런데 방송에는 딱 그 장면이 짧게 나갔더라고요(웃음) 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되었는데 다들 누구에게 인삼을 줘야 할지 고민하느라고 분주한 거예요. 그런데 인삼이 또 열이 많거든요. 체질상 소음인에게 맞는데 가만 보니까 여기 온 멤버들 중에 마땅히 소음인이라고 할 사람은 없고, 꼭 드리고 싶은 분도 없었어요. 결국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성질이 찬 돼지고기와 배추김치를 같이 넣고 볶아서 인삼 김치볶음밥을 만들었어요. 가장 소중한 사람한테 주라고 했는데, 촬영하는 기간 동안 나는 이 멤버들이 너무 소중해졌고 이 사람들과 정말 같이 인삼을 나눠 먹고 싶어졌다는 의미도 있죠. 그리고 인삼이 굉장히 좋은 약재라고 설명도 했죠. ‘인삼이 되게 욕심이 많은 약재라서 땅에 있는 모든 기운을 다 흡수하면서 자라는 약재다. 그렇기 때문에 인삼을 6년 동안 재배하고 나서는 그 땅이 지력을 다 소모했기 때문에 그 땅에서 몇 년 동안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 인삼이 이렇게 욕심이 많은 약재인데 사람이 또 욕심이 많아서 그 인삼을 먹습니다’라는 말을 해가면서요. 옛날에 에세이 칼럼에 썼던 이야기예요. 김치볶음밥도 맛있게 나눠 먹었고 모든 과정도 다 찍으셨는데, 통편집 됐어요. 방송에 나온 건 ‘한의사가 인정한 인삼. 인삼 실하네.’ 방송은 이렇게 하더라고요. (웃음)      


이 방송의 콘셉트는 진짜 아무것도 안 알려줘요. 그리고 스태프들이 정말 공기처럼 있어요. 처음에는 그게 어색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는데 답을 안 해줘요. 왜냐하면 답을 해주면 계속 물어볼 거 아니에요. 그냥 약간 눈치를 줘요. 이리로 가라고. 그냥 다 찍는 거예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렵지만, 반나절만 지나도 그냥 우리끼리 그냥 알아서 하는 건가 싶어서 익숙해져요. 이따금씩 ‘한번 모이시겠습니다’와 같은 진행만 하지, 하나하나 알려주지 않아요. 3기에는 13명이 모였잖아요. 처음이라 약간 서먹서먹한데, 저녁 먹으면서 바로 친해졌죠. 첫날부터 술을 먹는데, 술 먹는 것도 별로 제제를 안 하더라고요. 또 하루 종일 촬영한다고 했지만 사실 야유회에 온 느낌이에요. 낮에는 낮대로 놀고, 밤에는 밤대로 노는데 mt 온 것처럼 너무 재밌잖아요. 보통 mt는 1박 2일인데 늦잠 자고, 술은 안 깨고, 정리도 하고 돌아가야 되는데 여기는 오늘 또 새로운 무언가가 있어요. 이게 너무 재밌는 거죠. 그리고 인터뷰도 계속 진행되는데, 결정의 순간이 늘 찾아와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해서 선택한다고 할 때 이 결정에 대해서 계속 이유를 물어봐요. 그러면 ‘저는 어떤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답하죠. 선택의 이유를 생각하며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죠. 촬영할 때는 스스로를 되게 많이 알게 된 것 같았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까 다 까먹었고, 다 똑같다고 느껴요. (웃음)   


       

Q. 특허청에서는 어떻게 근무하게 되셨나요?     

A. 특허청에 있을 때 이런 인터뷰를 했어야 되는데, 지금은 사실 그냥 동네 한의원 원장이죠ㅎㅎ Tmi로 친형이 95학번인데, 제가 학교에 있을 때 졸업을 해서 2002년도에 한의원을 개원했어요. 형은 저랑 캐릭터가 많이 달라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인 친형이 개원해서 한의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행복해 보이거나 부럽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맨날 한의원에서 진료 끝나고도 늘 남아서 고민하다가, 사이드가 나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처방할 게 없어도 남아서 의서 보다가, 또 어떨 때는 약을 달여요. 사실 그건 그냥 형이 그런 캐릭터여서 그런 방식으로 한의원을 운영했던 건데, 형이 한의원을 하는 것을 보고 막연히 ‘임상하는 게 되게 피곤한 일이구나, 나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어요. 한의대를 다니고 있으면서 졸업하면 한의원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웃기잖아요. 그래도 졸업은 해야 되니까 학교 공부를 딱 필요한 만큼 했어요. 처방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의료 봉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졸업은 하는데, 졸업하면 뭐 하지? 남다른, 색다른 거 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졸업하고 나서 당장은 돈을 벌어야 하니까 대전에 있는 요양병원에 다니면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했어요. 그때가 또 앱 개발 붐일 때였어요.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사람들이 부업으로 앱을 만든다고 했어요. 저도 한의학 관련 앱을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아이디어도 있어서 사람을 모았는데 잘 안됐었죠. 이러던 때에 대전에 멘사 모임이 있었는데, 그 모임에 있던 누나가 특허청 심사관이었어요. 만나서 한의사인 것을 얘기하게 되었고, 제가 한의원 이외에 다른 부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얘기했죠. 그랬더니 누나가 이번에 안 그래도 이번에 특허청에서 한의사 한 사람을 뽑는다고 지원해보라고 알려줬었죠.          


Q. 한의사들은 보통 구인구직 루트가 정해져 있는데, 원장님의 경험은 또 하나의 팁이 될 수 있겠어요.

A. 당시 제가 알기로는 특허청에서 한의학 관련 특허를 심사하려고 한의사 면허 소지자 특채를 뽑았는데, 그게 한의사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가지는 않았어요. 일반적인 구직자들이 보는 사이트들에는 올라갔는데, 의료인들이 볼 만한 사이트에는 올라가지는 않았고 경쟁률도 낮았어요. 사실 그때 되게 구직난이었거든요. 부원장 한 명 모집할 때 60명이 오고 그랬어요. 그런데 특허청 심사관 지원자는 딱 3명이었어요. 세 명 중에 제가 들어갔죠. 지금은 안 맞을 수도 있는 팁이지만, 진료 이외에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일반적인 구직 사이트도 한 번씩은 보면 좋아요.


업무에 대해서 말해보면, 저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는 나름대로 오픈 마인드이기도 하고 일에 있어서도 무엇이든 잘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런데 특허청에서 한의사를 뽑을 때에는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특허를 심사시키려고 뽑았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면 사상 체질 진단 기기의 발명이 제대로 된 발명인지, 발명이 신규성과 진보성을 충족시키는지는 한의사가 제일 잘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것만 시키기에는 발명의 출원 건수가 너무 적으니까 그쪽 부서로 보내기에는 애매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적합한 직무라고 온 게 약품화학심사과입니다. 처음에는 천연물 신약을 했죠. 이거는 약사들이 하는 일이에요. 약침이라든가 임상 한의학 등 한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심사해야 되는 일은 제가 특허청에 있는 동안 반 년에 한두 건 있었고, 대부분은 약사들이 하는 일을 같이 했어요. 특허청에 처음 갈 때는 얼마나 환상이 있었겠어요. 어쨌든 사무관급이고, 중앙부처 중에서 특허청이 굉장히 유니크하고, 한의사이면서 혼자 특허청에 있는 것도 유니크하고, 거기서 올라가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가서 특허청 출신 한의사라는 타이틀도 있어서 목에 힘을 주고 들어갔는데, 가서 보니까 진급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일이 많아요. 결정적으로 나오게 됐던 건 엄청 복잡한 화합물 특허 건입니다. 보통 신약이 나오면 신약의 화학 구조를 봐야 하는데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전공한 석박사들도 꺼리는 특허예요. 다 꺼리다 보니까 조금씩 할당량이 돌아가서 저한테까지 할당이 왔어요. (엄청 복잡한 화합물 공식 보여주시며) 도대체 이거를 어디부터 어떻게 끊어 읽어야 될지도 몰랐어요. 뭐를 의미하는지도 모르는데, 이게 뭔지를 이해하는 걸 넘어서서, 이것이 과연 기존의 발명들에 비해 신규성과 진보성을 갖고 있는지, 그렇다면 특허를 주어야 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발명에 의해 이것이 진보성을 상실하는지를 내가 심사해야 하는 거예요. 이걸 받자마자 퇴근은 없는 거죠.     

밤새 새로 하셔야 되는 거군요     


하이탑 화학부터 봐야 하나 싶었죠.(웃음) 그래도 도움이 되었던 건, 당시에는 이런 특허가 들어오면 우리나라는 늦게 들어오는 편이고 미국, 유럽, 일본에 먼저 들어왔죠. 그러면 미국에서 비슷한 특허를 심사한 내용이 있을 거니까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죠. 물론 미국의 특허법이랑 우리나라 특허법이 미묘하게 다른 지점들이 있어요. 그 부분들을 체크해야 돼요. 아무튼 일하다가 ‘오케이 여기까지 하고 그만둬야지’ 생각하고 사직서를 냈는데, 사직서가 수리되는데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처음에 2주 정도 걸릴 거라고 했는데 사표 수리되는 날짜가 안 나오는 거예요. 과장님도 제가 사직서를 낸 걸 아시는데 자꾸 오셔서 지도를 해주시는 거예요. ‘여기서 이거 왜 이렇게 했어’, ‘앞으로는 이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 라는 식으로요. 사직서를 내고 보름이 지났는데, 그날도 6시를 넘겨서까지 과장님한테 지도를 받고 있었어요. ‘이건 잘했어. 근데 이건 왜 이렇게 했어. 앞으로 이렇게 하란 말이야.’ 이런 식으로 깨지고 있는데 그 순간에 전화가 왔어요.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된다고요. 근데 그 순간에 과장님이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나갈 사람이라고 생각을 안 했으니까 지도를 하고 있었던 거죠. 그날도 본인 퇴근 시간을 넘겨서까지 계속 지도하고 있다가 그 전화를 받은 거예요. 송별회도 되게 여러 번 했어요.         

  



Q. 특허청에서의 근무 경력이 한의사 활동에 도움을 준 점이 있나요?     

A. 도움 된 적이 있죠. 천연 추출물로 구성된 비만의 억제 및 치료 같은 경우는 딱 제가 기존에 심사하던 부분이거든요. 특허청에서 근무한 덕에 특허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고 그뿐 아니라 상표 등록 같은 부분도 스스로 할 수 있죠.



Q. 특허랑 출판 활동하신 거랑 관련이 있나요?     

전혀 없어요. 특허를 같이 냈다는 친구가 대학교 친구예요. 나중에 다른 커리어로 같이 책을 써보자고 했었어요. 다른 두 명도 다 대학교 동기들이에요. 다이어트 한의원을 하는 데 있어서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커리어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출발했죠. 조금 쉬운 방식으로 출판을 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그러지 말자. 쓸 거면 제대로 쓰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죠. 그래서 책 쓰면서 고생 좀 했습니다. ‘이거 왜 하자고 했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친하던 친구들과 책을 같이 쓰다 보니 서로 ‘준비를 왜 이렇게 안 해’라는 쓴소리도 했죠.     






Q. 극단 활동이랑 유튜브 활동인스타 활동책 출판이나 제품 개발 그리고 옛날에 트위치 방송기계체조도 하셨었죠다양한 활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나 인생 목표가 있을까요?     

    

A. 사실 저는 큰 목표가 없어요. 하루하루 사는 느낌이에요. 그 전에도 거창한 목표가 있지도 않았어요. 요새 갈 길을 잃은 느낌도 조금 있거든요. 모토라면 ‘fun is the best’라는 제 아이디에서도 그렇듯이, 재밌게 살려고 해요. 재미는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 경험에 대해 늘 열린 마음으로 많은 경험들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목표나 모토보다도 이런 것들을 가능했던 것은 미혼에다가 한의원이 잘 안돼서 시간이 많았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웃음)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제 한의원이 잘 된다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방송 나갈 때도 잘 안된다고 하고 나갔죠.     

           

저도 다양한 일을 시도하는 것은 좋아해도, 시간 남으면 그냥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되게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게 저는 되게 신선했어요.    

A. 제가 약간 좀 관종이기도 하고.. 뭔가 가끔 너무 아무것도 한 거 없이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좀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말씀하신 대로 가만히 있는 걸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하죠.     


다양한 분야를 그냥 툭툭 건드리는 게 아니라 성과를 내시니까 참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A. 커다란 성과는 없어요. 뭐 진짜 제대로 한 건 없어요. 아까 그래서 목표 얘기했었는데 요새 생각나는 목표 중에 하나가, 최근 이 코로나 사태에서 최근에 신속항원검사라든지 여러 가지로 한의사가 되게 많이 좀 배제되는 게 점점 더 느껴져요. 옛날보다 한의사의 위상도 낮아진 것 같고. 여러가지 부분에서 한의사들끼리 울분도 있고 그랬는데, 국민의당 대변인으로 가신 윤영희 님과도 얘기도 나눠봤어요. 뚜렷한 목표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뭐라도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문득 든 생각이, ‘인생이 짧은데 진짜 나의 꿈이라고 하면 뭐가 있을까.’입니다. 얼마 전에 허성태 씨 얘기 들으면서 진짜 이제는 오디션을 좀 보러 다녀야 되나 이런 생각도 하고 막 그러고 있어요.    


Q. 나는 솔로 출연 이후에 환자분들이 많이 찾아오시지 않으세요

A. 별로 그렇지 않아요. 큰 영향 없는 것 같아요. 올해 3월 매출이 작년 3월 매출보다 적어요.     

      

Q. 오히려 방송 보고 많이 오면 그것대로 또 단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A. 단점은 아니에요. 어쨌든 와주시면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한의원을 홍보한다거나 이런 기대를 가지고 방송에 출연한 건 아니라서요. 제가 얼마나 잘 치료하는 한의사인지 보여주는 방송도 아니고,그냥 한의원을 한다 이 얘기만 한 거니까요. 그리고 사실 이런 생각도 있어요. 뭔가 저는 방송을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저 방송 좀 시켜주면, 웬만한 회사에서 불러주기만 하면 그래도 좀 재밌게 적어도 한의사 욕 안 먹게 좀 웃기면서도 뭔가 지식 전달하고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 불러줘요. 얼마 전에 모 방송사에서 이러저러한 방송을 하니 오라고 연락이 왔는데 갑자기 출연진들이 코로나 걸려서 잠정적으로 다 연기됐습니다. 

      

Q. 방송에 많이 나오셨으면 좋겠어요그래도 유튜브 sns등 계속 하시겠죠?

A. 유튜브는 해야죠. 요새 좀 띄엄띄엄하고 있지만 유튜브는 지속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Q. 원장님께서 한의사가 된 이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일까요?

A. 행복했던 순간이 많겠지만 진짜 한의사로서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하면 딱 기억나는 순간은 딱히 없어요. 다른 분들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보통 행복한 순간들은 사실 계속 지나가고, 잊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저는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좀 행복하게 살려고 해요. 방송에서도, 나는 솔로에서도 했던 얘기지만 저는 지구에 여행을 왔다고 생각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순간이 떠오르진 않아요. 여행으로 인생을 비유하자면 지금도 여행을 하다가 어떤 여행지에서 잠깐 만나서 순간을 함께하고 있는 거죠.     


Q. 가장 힘드셨던 순간은요?

A. 이건 고민할 여지없이 군대에 있을 때! 그래서 한의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일단 남학생은 일단 졸업을 하고, 중간에 군대 가지 말라는 것. 좀 더 중요한 얘기를 하자면, 저는 학교 다닐 당시에 친형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그림을 안 그리고 학교를 다녔어요. 생각해 보면 그만큼 졸업한 한의사를 많이 못 본 거기도 하죠. 사실 선배 한의사들 한의원을 좀 더 보러 다녔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많은 분들이 결국은 개원을 하게 될 건데 그러면 개원한 선배들을 많이 찾으러 다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근데 이거는 학교 졸업하고 나서 해도 좋아요. 졸업하고 나서 개원 전에 같은 직군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많이 보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Q. 혹시 지금의 롤모델이 따로 있으신가요?

A. 없어요. 윤영희 님, 허성태 님 등등.. 결국 우리는 어떤 사람을 보면서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는데그럼 나도 이렇게 해볼까?’ 이렇게 따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딱 저랑 비슷한 캐릭터인 한의사가 없어서 좀 애매한 부분이 있죠. 그래서 지금은 애매한데 나중에 또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저는 뭔가를 시도함에 있어서는 크게 주저하지 않고 ‘일단 해보자’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물론, 소양인의 단점이라면 항상 끝까지 가진 않고, 아닌 것 같은데 하면 또 잘 빠져나간다는 단점도 있지요 ㅎㅎ 인터뷰 재밌죠? 저는 언제나 재미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음에 하려는 특강도 그냥 재밌게 학생들 최고 재밌게 웃겨주다 오면 되지 않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그럼 마지막 공통 질문인데요대만드가 다음에 만나봤으면 좋겠다 싶은 분이 계시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A. 이 질문을 보고 떠오른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다 대만드에서 이미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나한텐 왜 이제야 온 거지?’ 라는 생각도 했죠. (웃음) 그래도 추천을 해보자면, 첫 번째로는 이원욱 원장님입니다. 지금 이 영화는 넷플릭스 국내 영화 1위도 했던 ‘범털’인데요. 영화배우로 활약하셨죠. 다음은 박슬기 님인데요. 한의사가 나오는 한의학 드라마를 집필하셨고 지금 촬영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결국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재밌어 보이는 세상의 일들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덧 ‘삶을 즐기는 진짜 나’를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 정말 맛있는 주꾸미를 사주셨는데 아직까지도 그 맛이 기억나네요 :) 나는 솔로 모든 편을 시청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기린에게도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행복에 대한 강박을 깰 수 있었던 소중한 인터뷰였어요. 귀한 시간 내어주신 이상진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상진 원장님 감사합니다 :)



Interviewer : 거북이 & 기린

Writer & Editor : 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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