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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Aug 26. 2022

미술학도에서 한의사로, 박민주 원장님

미술적 감각을 한방 미용 치료에 접목시키다

'회사 밖으로 나온 한의사들' 프로젝트 인터뷰가 돌아왔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사로 이직하신 박민주 원장님을 직접 뵈러 갔는데요. 뛰어난 미술적 감각을 살려 한방 미용시술과 한방 피부진료를 하고 계신 원장님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박민주 원장님 이력

-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 전공

- LG, SKT 디자인 직렬 인턴십 수료

-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석사 졸업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미대 나온 한의사, 박민주입니다.      


Q. 요즘 원장님 일과나 일주일 일정 어떻게 되나요

A. 주 5일 메디컬오 한의원에서 업무를 하고 있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공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막상 한의사를 하니까 단순히 한의학 공부뿐만 아니라, 필요한 것들이 많아서 다양한 공부를 하며 지내요. 구체적으로는, 나중에 한의원을 개원하면 마케팅이나 경영 같은 부분도 알아야 하니까 그쪽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전공


Q. 첫 번째 전공인 미술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A.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꿈도 화가였고, 당연히 미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저 스스로 천재 예술가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믿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서울예술고등학교(이하 서울예고)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예고에 진학한 후 제 미술적 감각이 그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하여 서양화과가 아닌 디자인과를 선택하였습니다.     


Q. 디자인 전공하실 때도 인체 해부 구조를 학습하셨나요

A. 저는 예고에 들어갈 때 서양화과로 입학해서 인체를 그릴 일이 많았어요. 인체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서는 몸의 해부학적 구조와 근육의 위치 등을 정확히 알아야하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때도 해부학 공부를 했죠. 한의대에서는 직접 카데바 실습 (해부학 실습)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Q. 첫 전공인 디자인을 살려서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A. LG, SKT에서 인턴십을 했었어요. 두 군데에서 업무를 경험하고 디자인은 저와 맞지 않다는 것을 더 느꼈죠.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야근이었어요. 한의사는 출퇴근 시간이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디자이너는 ’이렇게 바꿀까, 저렇게 바꿔볼까’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일이 한도 끝도 없는 거예요. 다들 더 잘하고 싶으니까 계속 야근하는 거죠. 그렇게 잦은 야근과 높은 업무강도를 경험하면서 디자이너를 계속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 시절


Q. 첫 번째 대학교인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두 번째 대학교인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의 학교생활이 어떻게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A. 서울대에서는 다른 과 학생들과 접할 기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학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어요. 종합대학이라, 제가 고등학교 때 상상했던 캠퍼스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어요. 반대로 부산대에서는 학과 캠퍼스가 양산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다른 과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오히려 고등학교 때처럼, 같은 교실에 계속 앉아 있으면 시간표에 따라 해당 과목 교수님이 수업하고 나가시는 식이었죠. 그래서 다시 고등학생이 된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둘 다 나름의 재미가 있었답니다. (웃음)     


Q. 두 번째 석사 시절(한의전)에 어떤 학생이셨는지또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고충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당연히 시험공부 등으로 힘든 게 있었지만, 진로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만족스러웠어요. 석사 시절에 기억에 남는 활동은 동기들과 어울리면서 다양한 추억을 쌓았던 거예요. 부산대는 바다가 가까우니까 휴일에 바다도 놀러 가고 재밌게 놀았죠. 시험 스트레스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좋은 추억들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웃음)     


 본4 때는 부산에 있던 방을 빼고 서울에 있는 본가에 올라와서 쇼호스트 학원에 다녔어요. 원래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나중에 한의사가 되었을 때 더 신뢰감 있게 의사 전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죠. 쇼호스트처럼 상대에게 신뢰를 주면서 설득하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면, 학원을 재밌게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부산에는 쇼호스트 학원이 없어서 서울에 올라온 후, 등록하고 재밌게 다니다가 국가고시 준비에 집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술과 한의학, 그사이의 이야기


Q. 한의사로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디자인학부 입학 당시 저는 성적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이 컸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디자인과 특성상 제대로 잠을 잘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주중에는 매일 밤을 새우고, 주말에는 온종일 기절하는 생활을 반복했죠. 밤샘이 지속되자 난독증과 구안와사가 생겼고, 뇌에 구멍이 뚫리는 듯한 두통이 생겼어요. 이때 가족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침과 뜸 치료받고 많이 좋아졌었죠.     


 더 이상 몸을 혹사하는 생활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디자인 일을 계속하면 똑같은 생활이 반복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디자인 관련 학계로 진출할까 생각도 해보고, 그 외에 사회학과 복수전공, 창업, 행정고시 등 꿈을 찾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해봤어요.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진로 결정이 어려웠어요.      


 저는 직업적인 안정성도 있으면서 일에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한의사는 육체적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건강하게 해주고, 피부 고민을 한방미용 치료로 삶을 즐겁게 바꾸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의사로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Q. 미술대학에 다니셨던 경험이 한의사 생활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나요

A. 저는 한방성형과 한방피부미용 분야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한방쁘띠시술인 매선 시술을 많이 했는데, 이때 매선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어요. 매선은 각자 얼굴 모양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방향과 세기를 조절해야 만족도가 높거든요. 디자인 전공이라 눈에 보이는 것에 강하다 보니, 작은 변화와 차이를 잘 감지할 수 있어서 매선 시술을 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또 피부미용을 할 때도, 디테일하게 피부 상태와 변화를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외에, 한의원 마케팅 관련 자료를 만들 때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일 수 있겠네요. (웃음)     


Q. 한의사의 직업이 가지는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한의사가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기술이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환자분들이 선생님, 원장님이라고 존중해주시면서 고맙다는 말까지 들을 수 있죠. 일하는 것이 매우 보람 있습니다. 또 전문직이라 안정적이죠. 은퇴 나이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한방 피부 진료


Q. 피부를 주된 진료 과목으로 보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A. 디자인을 하며 익힌 조형미와 미감, 손기술이 한방성형이나 피부미용 등에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매선특화 한의원에서 특성화 실습을 했어요. 매주 진료 참관과 보조를 하며 매선을 배웠죠. 매선은 제게 재미있는 분야이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탐구하여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영역이기도 해요. 그리고 매선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피부 쪽도 같이 관심을 두게 되어 피부 진료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매선 지속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지속 기간은 실의 종류와 환자의 피부타입, 습관 등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오래 지속되는 편이에요. 양방에서 하는 실리프팅이랑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신가요?

A. 30대 초반 여성분이셨는데 피부 고민이 상당히 많은 분이었어요. 피부과에서 여러 가지 시술을 받으셨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피부가 예민해져서 한의원에 오셨죠. 제게 시술받은 후로는 붉고 울퉁불퉁했던 피부가 매끈해지고, 피부톤도 밝고 환해지셨어요. 그래서 환자분이 굉장히 만족하시면서 고마워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웃음)     


Q. 피부 진료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대부분의 한의원은 통증 진료를 주로 보기 때문에, 피부 진료를 보는 한의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료를 보다 보면 환자들이 '한의원에서 피부 치료가 되냐, 처음 들어본다.'는 얘기를 종종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분들이 피부진료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셔서 한방 진료의 파이가 커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발목을 삐었을 때만 한의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한방이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영역을 같이 넓히면 좋겠습니다.      


Q. 양방 피부과에 가면 관리사분들이 여럿 계시면서 대형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 많은데한의원도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가요?

A. 어떤 컨셉이고, 어떤 진료를 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근무하는 곳은 미용시술 위주이고 규모가 있는 편이라 양방 피부과처럼 관리사분들도 여럿 계시는 형태에요. 하지만 다른 형태의 한의원에서도 피부 진료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래서 어떻게 컨셉을 잡아나가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웃음)          


Q. 피부 진료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미리 준비하면 좋을 만한 것이 있을까요?

A. 제가 학생 때는 한의학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임상에 나와보니 생각보다 양방 공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환자분들이 양방 치료를 겸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양방 관련 질문도 하시거든요. ‘어떤 주사 같이 맞아도 되냐‘, ‘무슨 레이저 해도 되냐‘ 와 같은 질문들을 하시는데 양방내용을 모르면 전문적인 상담이 될 수 없어요.      


 그리고 양방 치료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방 치료와의 비교우위를 파악하고 진료에 적용할 수 있어요. 양방을 알아야 왜 이 한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지를 얘기해줄 수 있잖아요. 피부뿐 아니라 다른 진료과목에도 해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Q. 어떤 분들에게 한의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시나요?

A. 저는 한의사가 어떤 사람이 해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한의학에 관심만 있으면, 직업적인 보람도 있고 환자분들에게 존중받으면서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안정적이면서, 업무시간도 본인이 조절할 수 있고, 개원 비용 등의 현실적인 측면에서 다른 의료계열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죠.     


 저는 한의사마다 진료 방법이 다르더라도 어떤 방법을 쓰던 결과적으로 치료가 잘되면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분이 한의사를 하시든,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쓰면 되기 때문에 추천 스펙트럼이 넓다고 봅니다.     


Q. 앞으로의 목표되고 싶은 한의사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A. 저에게 오시는 환자 한분 한분의 삶이 더 편안해지실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제 환자분 중 한 분이 기존에는 한의학을 안 믿었었는데, 한방 치료받으면서 신뢰가 많이 생겼다는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한방 시술에서 더 나아가 한약까지 복용하셨고, 피부뿐만 아니라 몸까지 편해졌다고 하셨어요. 이분처럼, 당장 제가 만나는 환자분들의 만족도를 최상으로 높이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잘 치료하는 것 외에도, 한의학이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의학을 알리는 한의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한방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고요. 아직 구상하는 단계지만, 천천히 저만의 속도로 발을 내디뎌보려 합니다. (웃음)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 꾸준히 노력하신 박민주 원장님과의 인터뷰, 편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왔습니다! 환자에게 더 나은 진료와 치료를 베풀기 위해 실력을 갈고 닦으시는 원장님의 앞날을 대만드가 응원하겠습니다 :)  

(본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Interviewer. 앵무새, 코카, 코알라

Writer & Editor. 앵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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