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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Oct 07. 2017

[진로 인터뷰] 연구분야 이인선 한의사 3편 - Q&A

1, 2편 강연에서 궁금했던 점을 다 모았습니다. 

1.     지금 독일에 계신데, 나가기 전에 독일어는 해본 적이 없으신 거죠? 

조금 배우다 갔는데 거의 의미가 없었어요. 처음 가서 한 달은 출근을 안 하고 학원비를 대줘서 하루 종일 독일어 하는 인텐시브 코스를 다녔어요. 


영어권이 아닌 국가의 경우 대학 커리큘럼을 꼭 확인하세요. 튀빙겐의 경우 유학생이 50퍼센트라 영어수업이 다 가능한 반면에 가까운 다른 대학의 경우다 독일어로 수업해요. 


후배들이 연락을 많이 해서 얘기하다 보면은 두려움이 많으시더라고요. 여러분들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도 해외에 가서 다 잘 하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저는 한의대에 입학했을 때도 다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라고 미리 걱정했었는데 결국은 잘 졸업하고 한의사가 됐잖아요. 유학도 마찬가지예요. 미리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지도교수를 선정할 때에도 영어를 잘 해서 뽑는 다고 하거나 영어를 못한다고 구박을 한다면 다시 잘 생각해보세요. 내가 원하는 대학원 생활은 무엇이고, 지도교수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2.     독일에서 한의사를 설명할 때는 어떻게 하셨나요?

Korean medicine은 중의학과 비슷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독자적으로 한의학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듀얼 시스템이 있어서 양의사와 한의사가 있고 나는 한의사다. 이런 식으로 설명했어요. 내가 한의사로서 받을 수 있는 메리트가 외국에 가면 제로가 돼요. 그걸 속상해하거나 자괴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3.    석사 때는 경혈학교실에 계셨는데, 박사과정은 침과 관련이 있나요? 

관련이 하나도 없어요. 완전히 다른 전공을 하고 있는 거예요. 메일이 온 이유는 지도교수님이 정신과 교수이고, MRI연구를 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박사를 할 사람이 필요했고. 


석사 때 저는 동물 기초 동물 임상, 인체 기초, 인체 임상 연구를 모두 해봤어요. 사실 MRI는 그중에 극히 일부였고요. 처음에 이메일을 지운 것도 내가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가서 해보면 다 잘할 수 있어요.


4.     다양한 연구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원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연구의 세계가 이미 있기 때문에 한의대 졸업 후 어떤 실험 기법이 있는지 등 연구의 세계를 공부하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예전에는 한의학 원전과 이론을 연구하려는 것이 많았어요. 의미 있는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연구자와 임상하는 사람 모두에게 인정받기 어렵죠. 요즘에는 내가 한의학을 연구를 한다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정말 제대로 된 연구 방법으로 한의학을 연구하고 싶고요. 


약을 개발하는 것과 한약을 개발하는 것은 방향이 달라요. 제약회사에서 약을 개발할 때는 bottom up으로 여러 가지 성분을 동물에게 쫙 투여한 후 스크리닝 하는 것부터 시작하죠. 그러다 끝까지 살아남는 약물만이 임상 1상 2상 등을 거쳐서 약으로 판매되죠. 한의학의 경우 약이 이미 정해져 있어요. 연구의 순서가 다르죠. 이런 한의학 연구의 특이성을 잘 알고 고민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한의학을 제대로 연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침 연구의 경우 RCT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이 침 시술자를 블라인드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어요. 그렇다면 침의 효과를 가장 잘 연구할 수 있는 연구 방법론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이 

드는 거죠


5.     지금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박사 3년 차이고 올해 졸업을 하려고 해서 한의학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싶어요. 한의학 연구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중국과 한국이에요. 그런데 한국에서 연구자로서 진로가 많지는 않아요. 지금은 연구자로서 정규직 자리를 구하려고 해요. 정규직이 되면 임상하는 동기들과 함께 연구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6.     석사 때부터 박사까지 연구를 하고 계시잖아요. 계속 연구를 하시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연구가 너무 재미있어요. 연구의 매력은 내가 창조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매일매일이 너무 새롭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이 적어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 고민할 수 있고요. 내가 실제로 궁금한 것을 검증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제가 아침잠이 많은데도 실험을 하려고 5시에 눈이 떠지는 것을 보면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구나 느낄 수 있어요. 해외에 가는 것이 너무 좋고요. 

 

7.     학부생이실 때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본초학회와 달해를 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본초는 한의대 생이면 한약을 알아야겠어서, 달해는 글을 쓸 수 있어서 가입했어요. 학부생 때는 연구 생활을 하나도 하지 않고 임상 공부, 특강을 들으러 다녔고요. 동의보감 학회에서 공부하고 임상을 하려고 했어요. 


8.     대학원에 진학하는 데에 학점은?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한의대 학점 기준은 전혀 없어요. 성실성이 아예 없지 않은 한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어요. 제가 본 면접 첫 질문은 대학원 가는 것을 너희 부모님이 좋아하시니?라는 질문이었어요. 이 사람의 의지와 가족들의 서포트를 물어본 것 같아요. 


9.     왜 경혈학 교실을 선택하셨나요?

대학원을 선택할 때 시설을 꼭 보세요. 사실은 여러 교실에서 교수님도 만나고 했는데, AMSRC가 있었기 때문에 경혈학 교실 시설이 제일 좋았어요. 한의학 공부할 때에도 약 공부만 계속해서 침은 사암침 정도만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재미있게 했어요. 


10.  연구에서 논문까지의 과정을 봤는데 지루하고 힘든 적은 없으셨나요?

지루한 적은 없고 너무 힘들었던 경우는 있어요. 플라시보 쥐 연구를 할 때 하루에 15분씩 30마리를 하니까 점심도 못 먹고 너무 힘들었어요. 지도교수님은 실험에서 연구까지를 영화 찍는 과정에 비유하는데 그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배우와 스텝 모집과 촬영 편집까지 해서 스크린에 올리는 것. 스크린에 걸리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영화를 계속 찍는 것과 비슷해요. 지루하진 않았어요. 


11.  외부 특강을 들으신 경험과 지식이 연구에 도움이 되셨나요?

도움이 되었죠. 학부생 때 동의보감 학회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임상에서 활용하려면 내가 진짜인지 확인해야 환자들에게 쓸 수 있겠는 거예요. 동기들 중에는 임상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이 텍스트가 맞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거예요. 제 경우에는 후자라서 연구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미세먼지에 어떤 탕이 좋다고 할 때 진짜 그런가? 왜 그런가? 궁금하면 연구를 해보는 것도 좋아요. 


12.  대학원을 진학했을 때 경제적인 부분은 어떠셨나요?

저는 석사를 할 때 교수님이 잘 챙겨 주셔서 수련의를 하는 친구가 별로 부럽지 않았어요. 지금 박사과정 중인데, 친구들 중에는 개원한 친구, 벤츠 산 친구가 있죠. 앞으로 계속 연구를 한다면 저는 벤츠 못 탈 거예요. ㅎㅎ 저는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께 돈 받아서 생활한 적이 없어요. 석사를 할 때 부모님의 서포트가 필요한 친구는 보지 못했어요. 


13.  독일에서의 생활비는 어떠신가요?

독일에서는 월급을 받고 있는데, 대학에 학비가 없어요. 그 대신 교통카드 비용 이런 걸로 한 학기에 100유로를 내요 한국 돈으로 12만 원 정도죠. 월세와 식비를 월급에서 내는데, 지금은 월급이 남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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