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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r 23. 2023

[수련의 특집] 잠실 자생한방병원 인턴 현지수 한의사

수련의의 삶을 말하다, 그 첫 번째 이야기

한의대생 진로고민 해결소 ‘대신 만나드립니다'에서 [수련의 특집]의 첫 번째 인터뷰이로 모신 분은 바로 작년 잠실 자생 한방병원에서 수련한 현지수 한의사십니다. 1년간의 인턴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말씀해주셨는데요! 그 진솔한 이야기를 지금 전해드립니다.
[약력]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잠실 자생 한방병원 인턴 수료
(現) 강남 자생 한방병원 한방부인과 레지던트


Intro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잠실 자생한방병원 7기 수련의 현지수입니다.


Q. 요즘 선생님의 일과, 그리고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평소 아침에 출근하면 환자 오전 라운딩을 돌고 나서 오전/오후 병동 치료를 하고, 원장님이 지시해주시는 것을 이행하고, 당직일 때는 당직 업무까지 봐요. 이번 2월은 제 1년 동안의 인턴 수련 과정이 끝나가는 마지막 달인데, 오늘은 다음 기수 선생님들이 들어오시는 날이어서 새로운 인턴 선생님들께 업무 인계까지 해드리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Q. 학부 시절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의대를 다니시는 동안 관심사는 무엇이었나요?

예과 때는 한의대를 계속 다녀도 될지 진지하게 고민했었고, 본과 1·2학년 때는 열심히 술을 마셨고, 본과 3·4학년 때는 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았어요. 본과 3·4학년 때 제 관심사의 대부분은 운동이어서 그때는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어요.


당시 요가를 열심히 했었어요. 지금은 운동을 못해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는 하지만, 그때 안 해뒀으면 더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해요. 3~4년 동안 열심히 운동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운동을 해보면 좋은 게, 몸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돼요. 그래서 다른 사람 몸을 촉지할 때도 운동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과 운동해본 사람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요. 한 가지라도 운동을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환자들이 어디가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운동하는 것이 맞는지 많이 물어보거든요. 그럴 때 운동해본 사람이면 좀 더 와닿게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Q. 학부 시절 경험한 활동 중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나요?

저는 보기보다 겁도 많고 도전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소소하게 자취하면서 학교 앞에서만  재밌게 살았어요. 그런데 많은 선배님이 말씀하셨듯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길게 시간을 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제가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여행을 길게 갈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돌아간다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저는 본과 3·4학년 때, 국시 준비할 때는 공부를 열심히 했었는데, 어떤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저 그때 해야 할 일이 그 공부니까 열심히 했었던 거거든요. 저도 1년밖에 안 되어서 잘 모르긴 하지만, 임상에 나와 보니 그때 공부했던 것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본과 3·4학년 때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것들, 국시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것들을 계속 꺼내어 쓰고 있거든요. 지금도 환자가 ‘이건 왜 이렇게 되는 거예요? 저 여기가 아픈데 이 병은 뭐예요?’하고 제가 대비되지 않은 부분들에 관해서 묻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본과 3·4학년과 국시 준비할 때 공부했던 기억을 끄집어내서 대답하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과거의 저를 칭찬해주기 때문에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전반적인 공부를 더 할 것 같아요.


수련의의 삶


Q. 수련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원래 본과 3학년 초반까지는 수련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제 친구들이 모두 전문 수련병원에 가고 싶어 했어요. 심지어 그 친구들은 어느 과를 전공하고 싶은지도 정해두어서 그에 맞는 병원에 가기 위해 공부도 많이 하고 국시 부장도 하면서 준비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만 안 해도 될까, 수련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시작했는데 친구들도 주변에서 제가 잘할 것 같다고 해주니까 수련을 하는 쪽으로 더 생각해보게 됐어요.


본과 4학년이 되고 실습을 돌면서 저는 병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참 많다고 느껴서 병원에 더 관심이 생겼어요. 또 바로 임상에 나가면, 졸업한다고 해서 학생 때와 큰 지식의 차이가 생기는 게 아닌데도 임상에 그대로 부딪혀야 하잖아요. 그렇게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도 물론 많겠지만, 저는 겁이 많은 성격이어서 임상적인 것들을 더 전문적인 분들께 배우고 싶었어요.


인턴 병원에 가기로 한 이유는 제가 무슨 과를 하고 싶은지 잘 몰라서였어요. 저는 전문 수련병원 레지던트를 하려면 절대 4년 동안 나가지 않겠다는 확고한 마음, ‘이거 아니면 안 돼’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병원에 가고는 싶었지만, 어떤 과를 좋아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적어도 1년 동안은 제가 죽도록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인턴 병원에 지원했죠.


큰 병원에서 일하는 로망이 있었던 것도 병원에 지원한 이유 중 하나였어요. 그중에 자생 한방병원을 선택한 것은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또 저는 학부생 때 근골격계를 공부하는 게 재밌었는데 기본이 되는 근골격계 질환을 탄탄하게 익히려면 자생 한방병원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지금은 만족해요. 저는 병원급에서 한방이 어디까지 커버하는지도 궁금했었는데, 그것 역시 제가 병원을 선택하는 데에 큰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저희 병원은 양방 원장님들이 계셔서 양방 처치가 같이 들어가니까 한방이 어디까지 대처하는지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었어요. 한방과 양방이 협진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그걸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Q. 현재 수련 중인 인턴 병원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인턴 병원의 장점은 위 연차가 없다는 건데, 그게 단점이기도 해요. 저는 전문 수련병원에 있어 보지 않은 사람이라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쉽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른 레지던트 병원 선생님들의 경우 위 연차 선배님들께 배우는 게 많다고 하시더군요. 동등한 입장이면서도 더 선배이기 때문에 가르쳐주실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반대로 저희 병원처럼 위 연차가 없는 게 장점인 이유는, 그분들께 배울 것을 원장님께 직접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각 분야의 전문가이신 원장님이 직접 가르쳐주시니까 모든 원장님의 장점을 하나씩 배우고 가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위 연차가 있으면 그분들을 거쳐서 원장님과 소통해야 하지만, 저희는 원장님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참관을 가도 원장님의 침 치료를 직접 참관하고, 환자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도 원장님께 직접 여쭤보면서 이해할 수 있어요. 원장님들께도 저희 인턴 수련의뿐이고 저희에게도 원장님들밖에 없기 때문에 어깨너머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옛날에 인턴병원에 대해 찾아보면 ‘제대로 무언가를 배우지 못하고 일만 하다가 나간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병원에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고 꼭 필요한 일들만 하는 거거든요. 한의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문서 작업 등을 하는 건 쓸데없는 것이고 치료에 대해서 배우는 것만이 좋은 거라는 생각도 물론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저는 그런 사소해 보이는 것조차 저희가 다른 곳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자산이 된다고 생각해요. 인턴이라는 직책이 포괄하는 업무의 범위가 굉장히 넓지만, 저는 그 하나하나에 다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저는 치료 분야를 넘어 기대 이상으로 많이 배우고 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수련 생활 중 인상 깊었던 순간 / 가장 뿌듯했던 순간 /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먼저 인상 깊었던 순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디스크로 통증이 심해 매일 누워서 우시던 환자분이 있으셨어요. 통증이 심한데 진통제를 아무리 놓고 신경차단술을 단시간에 여러 번 해도 효과가 없었어요. 그런데 입원하신 후, 한 달이 지나니까 증세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고,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활짝 웃으면서 지내시다가 직접 두 발로 걸어서 나가셨어요. 제 담당 환자분은 아니었지만, 그 모습이 인상 깊었죠. 그분은 이후에 내원을 하실 때마다 본인이 쓰신 시집, 편지, 직접 담그신 복분자주 등을 들고 오셔서 늘 챙겨주고 계세요. 제가 봤던 환자분들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웃음)


뿌듯했던 순간은 어떤 교통사고 환자분이 퇴원하시기 전에 며칠 동안 저한테 침을 맞으셨어요. 무뚝뚝한 여자분이셨는데 딱 나가는 날에 ‘이제 퇴원하면 선생님 침 못 맞냐고, 나중에 개원하시면 그 한의원 가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진심이 느껴져서 참 감사했어요. 그런데 그분이 개인 블로그에 제 이야기를 적으셨더라고요. 그 소식을 다른 선생님이 말씀해주셔서 한참 뒤에 알았어요. 그 글에 저한테 치료받은 경험과 저를 응원하는 말들을 적어주셔서 읽고 참 뿌듯했어요. 저에게 보여주려고 쓰신 게 아니고, 퇴원하신 후 몇 달이 지나고 어느 힘들었던 날에 뒤늦게 봐서 더 감동적이었어요.


힘들었던 순간은 제가 중간에 갑자기 방전됐던 기간을 뽑고 싶네요. 저는 원래 잘 털어버리고 푹 쉬면 바로 회복하는 스타일인데 그때는 쉬어도 도저히 힘이 안 나더라고요. 저도 저 자신이 답답했어요. 일을 더 잘하고 싶고 새로움 되찾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돼서 젖은 수건처럼 지냈어요. 저는 개인 생활을 포기하고 병원 생활에 몰두하자고 생각하면서 일했었거든요. ‘1년 동안 죽었다고 생각하고 일하자‘ 했는데 아무리 쉬어도 회복이 안 됐을 때가 힘들었어요.


Q. 수련(생활)의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먼저 장점은, 어느 정도 짜인 틀 안에서 배우다 보니 맨몸으로 부딪히지 않고서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다른 사람이 치료하는 것을 보면서 경과를 함께 지켜볼 수 있고 제 치료의 경과도 직접 볼 수 있고요. 또 병원 안에 보호되어 있어서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 좋고, 동료들이 있는 게 좋아요. 같은 처지에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돼요. 예를 들어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도 있고, 모르는 게 같으니까 함께 공부할 수도 있죠. 희는 서로에게 침도 많이 놓고, 또 추나에서 중요한 섬세한 터칭도 함께 연습해요. 혼자였다면 할 수 없었을 것들을 동기와 할 수 있어서 저는 동기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단점은 자기 시간이 없어요. 인턴 기간 동안, 모처럼 쉴 수 있는 저녁 시간에도 일찍 집에 들어가는 저를 발견했어요. 내일 다시 업무를 해야 해서, 한 마디로 다음날이 걱정돼서 긴장을 완전히 풀진 못하겠더라고요. 솔직히 병원 업무가 몰릴 때는 많이 과중해요. 그래서 쉴 때도 어느 정도 병원 생각을 하게 되죠. 그날 저녁 내내 병원 업무에 대해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내 생활이 없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Q. 기대했던(예상했던) 수련의 생활과 실제 수련 생활은 어땠으며, 무엇이 달랐나요?

한의대생은 대부분 졸업할 때까지 때 늘 학교에만 있기 때문에, 지식을 가르쳐주거나,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어른들을 주로 만나잖아요. 하지만 병원은 수련 병원이긴 하지만 저희를 가르쳐주기 위해 원장님들이 존재하는 게 아니거든요. 저희가 더 좋은 한의사가 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병원에 계신 분들이 아니라 병원이 각자의 직장인 거예요. 다 퇴근하고 싶고, 자기 업무만 딱 떨어지게 하고 싶은데, 저희한테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것은 호의인 거죠. 저는 수련병원이 학교 같은 느낌의 직장일 것으로 생각해서 처음에는 먼저 가르쳐주실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물론 저희가 1인분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는 것도 많지만, 저희도 직장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 할 일을 아주 잘해야 하는 거예요. 아무도 저희한테 '선생님들 처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죠'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따라서 저희는 빠른 시간 안에 이 퍼즐의 한 조각이 돼서 업무를 봐야 해요. 물론 저희 병원은 따스해서 원장님들이 많이 가르쳐주시긴 했답니다. (웃음)


저희 병원의 경우는, 인턴 업무가 정확히 정해져 있어서 저희가 그 업무를 잘해야 모두가 편하다는 걸 빠르게 느꼈어요. 그래서 저희 동기들 모두 '빠르게 1인분을 하자. 원장님들은 우리 가르쳐주기 위해 계시는 분이 아니라 원장님들께도 이곳은 직장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래도 병원 원장님들께서 많이 가르쳐주시는 편인데, '여기는 회사인데 이분들이 우리한테 큰 호의를 베풀어주고 있는 거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병원 수련 여부를 고민하는 학부생에게 해줄 조언이나 꿀팁이 있나요?

저는 1년 동안 큰 병원에 있어 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 여기서 일을 하지 않았으면 병원 수련하는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도 살짝 위축됐을 것 같아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거니까요. ‘병원 수련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뭔가를 알겠지. 특별한 뭔가를 배웠겠지. 특별한 환자들이 봤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다 비슷하더라도, 더 당당하게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수련하는 동안 보호된 공간에서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 환자를 잘 끌고 갈 수 있어요. 특정 환자를 치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생겨도, 한 번의 치료로 극적인 치료 효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어요. 부원장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번에 성과와 효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턴을 하면 대부분 병동을 많이 보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했을 때 환자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되고, 이런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Q. 인턴만 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는 수련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레지던트 병원에서 수련하는 경우는 대부분 레지던트 과정까지 밟고, 인턴 병원의 경우에는 인턴만 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인턴 병원은 거의 인턴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인턴 병원에서 레지던트 병원으로 넘어가려면 해당 병원의 인기과를 가기는 힘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레지던트를 할 생각이 있다면 처음부터 전문 수련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인턴 병원에는 일단 인턴 경험만 1년 할 생각으로 오는 사람이 많아요.


Q. 인턴 수료 후에, 한방부인과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하실 예정인데, 한방부인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부터 부인과에 관심이 많았어요. 학교 다닐 때 부인과 교수님이셨던 조한백 교수님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거든요. 국시 준비할 때도 교수님 수업이 큰 도움이 되었고요. (웃음) 전공하게 되는 과는 앞으로 평생 제 이름 앞에 붙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었어요.


대신 만나드립니다 공식 질문


Q. 인생 그래프를 그린다면 가장 뿌듯했던 UP & 포기하고 싶었던 DOWN 순간이 언제였고, 그때의 극복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UP은 올해예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이 말했는데, 올해가 제 인생 최고의 한 해였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아하는 직장에서, 한 분도 빠짐없이 존경하는 원장님들 아래서 행복하게 열심히 일을 했고, 내가 세상에서 1인분을 하는구나’라는 기분을 많이 느꼈어요.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 많이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던 한 해라고 생각해요. 가장 큰 노력을 했던 올해 저의 27살이 가장 뿌듯했던 UP입니다.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한의대를 다니기 싫다고 생각했을 때였어요. 며칠이었지만 많이 울기도 했어요. 다시 공부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과 한의대를 다닐 수 있느냐는 생각이 크게 충돌해서 갈피를 못 잡았을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일단은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양방, 생리, 병리 이런 책들을 열심히 읽었어요. 임상 교수님들의 수업도 열심히 듣고 하면서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생각이 드니까 좋아졌고, 그게 극복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의료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해할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게 좋아요. 모든 일은 장이 있으면 단이 있기 마련이라 누군가를 공격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의료인은 선만을 행하는 직업이잖아요. 그게 좋아서 의료계에 있고 싶었어요. 이 일을 통해서 세상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고, 내가 필요한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대단한 치료를 해야지만 대단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목에 담이 걸린 환자가 와서 답을 풀어주면 그 사람에게는 제가 엄청난 도움이 되는 사람인 거죠. (웃음) 그런 생각들이 쌓여서 한의학에 대한 애정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앞으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내 손가락 하나가 아프면 나의 세상이 다 불편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면, 각각의 환자들에게는 그들의 세상이 바뀌는 게 아닐까 싶어요. 환자들의 세상을 바꿔 줄 수 있는 그런 의료인이 되고 싶습니다.


수련 여부를 고민하는 한의대생들이 궁금해하는 여러 질문에 진심이 담긴 답변을 해주셔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턴 업무 인수인계로 바쁘신 와중에, 대만드의 인터뷰 제안을 수락해주신 현지수 한의사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3년간의 부인과 수련 생활을 대만드가 응원하겠습니다!


Interviewer. 앵무새, 페럿, 낙타

Writer & Editor. 앵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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