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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r 09. 2023

수의학과 한의학의 One health, 송민호 한의사

수의사이자 한의사로서 바라보는 한방수의학의 현재와 미래

‘회사 밖으로 나온 한의사들’의 다음 인터뷰이는 공학, 수의학을 거쳐 한의학까지 다방면으로 섭렵하신 송민호 원장님이십니다. 특히 반려인구가 점차 늘어가고 있는 지금, 수의사이자 한의사이신 원장님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방수의학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바로 함께하시죠!

[송민호 원장님 약력]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졸업

 건국대 수의학과 졸업

 한양대 전자전기학과 중퇴

  호수한의원 원장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회원 / 시리악스정형의학연구회 회원

  APCA MSK certificate

 NASM CES certifacate




Part 1. 한의사 송민호


Q. 안녕하세요 원장님. 먼저 원장님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동물병원에서 진료 수의사로 동물들하고 즐겁게 생활하다, 지금은 장소만 바꿔 한의원에서 여전히 열심히 즐겁게 지내고 있는 한의사 송민호라고 합니다.


Q. 요즘 원장님의 하루 일과,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A. 개원하신 분들이라면 다 비슷한 일과를 보내실 것 같은데요. 제 성격 상, 동물병원 일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가장 먼저 병원에 출근하고 가장 나중에 퇴근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그게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주중에는 출근해서 진료를 보고, 중간 중간 병원에서의 개인 시간에는 의학 관련 공부를 해요. 퇴근하고 나서 집에 돌아가면 아이와 잠시 놀아주고, 잠에 들기 전 개인 시간에는 의학과 조금은 동떨어진 것들을 공부하죠. 주말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면 시간이 사라지고, 바로 다시 월요일이 됩니다. (웃음) 


Q. 말씀하신 공부들은 어떤 공부인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A. 요즘 하고 있는 의학 관련 공부는 재활, 그 중에서도 자세나 보행에 관련된 것들이에요. 또 영양 관련한 내용도 보고 있구요. 의학 외적인 공부는 주로 프로그래밍 관련한 내용들이에요. 개발하고자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사전 준비를 위한 단계랄까요.


Q.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한의학을 전공으로 선택하시기까지 과정을 들어보고자 하는데요. 공대에서 수의대, 그리고 한의대까지 오시게 된 원장님의 긴 여정이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평범하게 공대에 진학을 했어요. 앞서 말씀드린 프로그래밍, 이런 것들을 주로 배웠죠. 그 때는 해외로 유학도 가고 싶었고, 구체적으로 계획했던 미래와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카투사로 병역을 마치고 제대를 하면서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고, 학업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어요. 병명도 제대로 모른 채로 2년간 투병 생활을 했고, 3년째가 되어서야 ‘희귀 난치 질환이 의심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점차 건강은 나아지긴 했지만 휴·복학을 반복하다 공대는 자연스럽게 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다시 수능을 보고, 집과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수의대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의대에 진학하고 나서는 신기하게도 몸이 좋아졌어요. 그 전까지는 매일 매일을 처방약에 의존해서 생활했었는데, 다행이 약에 의존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는 상태까지 호전됐죠.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희망을 가질 때 즈음, 이번엔 아버지께서 투병생활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하고 싶은 것들을 다시 접어둔 채로 아버지 간병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첫 졸업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의대에서 ‘한방수의학’을 배우면서 ‘한의학’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한방수의학’을 별도 과정으로 개설한 학교가 많지 않았는데, 운이 좋게도 응급수의학과 한방수의학을 전공 하셨던 교수님이  계셔서 본과 3학년과 4학년 때 수업을 듣게 되었죠. ‘한의학’엔 그 때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졸업 후에도 임상에서 ‘한방수의학’을 활용하는 것을 실제로 보기가 어려운 편이에요. 근데, 또 우연히 수술 후 회복이 더뎠던 강아지의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는 와중에 침을 맞고 나서 활력 징후가 회복되는 것을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한방수의학을 접목시켜 치료하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어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한의학’에 대한 욕심을 키워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한 켠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의료, 즉 ‘인의를 펼치고 싶다는 생각도 같이 있었구요.

  당시 거의 4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인데다, 동물병원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주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딱 한번만 더,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고, 이렇게 한의사로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먼 여정의 끝에 도달한 한의대생으로서의 원장님은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의대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A. 한의전으로 입학하다보니까 학기 중에도 바쁘고, 방학에도 논문을 써야해서 바쁘더라구요. ‘대만드’처럼 특별하게 어떤 활동을 하진 못했지만, 소소하게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색소폰을 했었는데, 두 번째엔 악장도 했었죠. 음악적 재능은 없었지만 (웃음), 열정으로 했던 활동이었어요. 또 밴드에서 드럼도 해봤네요. 당시에 제가 스트레스가 좀 있어서, 무언가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때 떠올린 게 드럼이었는데, 우연히 주변에 노래(보컬)를 잘하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가 주도해서 사람들을 하나하나 모으기 시작하더니 밴드가 만들어졌어요 (웃음). 처음에는 비록 오합지졸이었지만 무대도 올려보고, 뿌듯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은 활동인 것 같아요.


Q. 수의학을 전공한, 혹은 수의사로 지낸 경험이 현재 한의사를 하시는데 영향을 준 것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A. 아무래도 동물은 스스로 본인의 상태를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의학에서는 영상의학적인 부분이나 혈액학적, 진단의학적인 부분이 많이 발달되어있어요. 그래서 한의사가 되어서도 이런 부분이 친숙하기 때문에, 영상의학 자료를 기반으로 한 재활이나 근골격계 위주의 질환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Part 2. 한방 수의학


Q. 한방수의학에 대한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한방수의학을 잘 모르는 분들께 간략하게 어떤 학문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한방수의학은 한의학을 통해 사람 이외의 생물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살던 동물들을 치료하던 방법으로 예전부터 존재했죠. 최근에는 발전하는 한의학에 발맞추어 다양한 형태의 한약과 침, 뜸, 부항 등을 이용하여 동물을 치료하는 것을 연구합니다. 인의 쪽에서 활용되는 거의 모든 한의학적 치료가 동물에 맞게 수정되어 이용되고 있고 특이하게 수의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것도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한방 수의학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사례를 좀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A. 일반적인 한의학과 큰 틀에서는 동일해요. 동물의 생리가 제각각이라 주의할 점을 고려해서 한약도 쓰고, 침도 쓰죠.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소동물에 한약을 쓰기도 하고, 침을 놓고 전침을 걸어서 쓰기도 합니다. 대동물 쪽으로 가면 연구도 많고 역사도 깊어요. 특히 말 같은 경우에는 몸값이 비싼 동물이다 보니까 칼(메스)을 사용해서 치료를 하기 쉽지 않아요. 대부분 경주마들이기 때문에 근골격계 위주의 질환이 많고, 사람과 비슷하게, 침이 정말 효과가 좋아요. 말에게 골치 아픈 질환인 제엽염 치료에도 침이 많이 쓰여요. 발굽에 생기는 염증인데 여러 방법으로 침을 활용합니다. 

  조금 다른 점을 또 찾아보자면 동물에 따라서는 ‘뜸을 쓰기 어렵다 같은 것들이 있을 것 같네요. 동물과 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으니까, 화상에 있어서 위험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화상도 위험하지만, 뜨거운 열로 인해서 동물들이 놀라서 다치는 경우도 많거든요. 동물도 다치지만 그로 인해 주위 사람이나 수의사도 크게 다칠 수 있어요. 굉장히 위험하죠.


Q. 한의사가 ‘한방수의학’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현실적으로 진료권이 없기 때문에, 연구 쪽으로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임상에 참여하지 못해도 학문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많다고 생각해요. 

  먼저 침을 예를 들자면, 동물에서의 혈위는 전통적인 혈자리와 인체의 혈자리로 유추해본 ‘상응혈’, 그리고 해부학적으로 의미있을 만한 혈자리로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상응혈’에 있어서는 손발가락이 5개가 아닌 동물에 있어서는 으레 엄지와 검지 사이를 ‘합곡’으로 상정하고 연구를 진행하죠. 또, 사람에게는 없지만 동물에게는 중요한 꼬리와 같은 해부학적 구조의 경우에도 유추를 통해 만들어낸 혈위가 존재해요. 이런 혈자리에 대한 논의가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의학적인 시각으로 함께 정의해나갈 필요가 있겠죠. 약의 측면에서는 동물의 생리학적 측면마다 개별로 연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의미 있는 근거를 좀 더 쌓아야 하는 분야이기도 해요. 위가 4개인 동물도 있고, 맹장이 어마어마하게 큰 동물도 있고, 이렇게 동물 별로 생리학적인 특징이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연구해야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한의사로서 이런 부분에 참여해서 같이 일정 수준의 근거를 쌓아가는 역할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방수의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한의대생들을 위해 해주실 조언이 있을까요?


A. 가장 먼저 우리나라 전통 의서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의방’이나 ‘마경언해’와 같은 전통 의서들을 한번 펴 보시고, 전체적인 학문의 윤곽을 파악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서울대 동물병원 한방의학과 등 수의임상 관련 기관이나 일부 한방수의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제외하고 아직까지는 독립적으로 ‘한방수의학’만을 연구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관련한 논문을 찾아보고 해당 랩실 등에 컨택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한 분야죠.




Part 3. 한의학, 그리고 One Health


Q. 어떤 분들에게 ‘한의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시나요?


A.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제는 직업의 타이틀이나 수익만 보고 오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직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때죠. 한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흥미가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가 중요할 것 같네요. 제 생각에 한의학의 본질은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꾸준한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원을 하다보면 틈틈이 생기는 개인 시간이 있거든요. 원장실에 앉아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복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분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정리하자면 한의학은 학문적으로도 ‘사람’을 다루지만, 실질적으로도 ‘사람’과 소통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인만큼 사람과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한의사는 좋은 직업이 될 것 같네요.


Q.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졸업을 앞둔 한의대생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실까요?


A. 예전에는 ‘놀 수 있을 때 놀아두라’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일하면서도 잘 노시는 분들이 많아서 꼭 그래야 되나 싶기도 해요(웃음). 요새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한의대 안에서 자기만의 무기가 될 만한 것을 두 가지 정도 준비해서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적어도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걸 정하고 나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들 20살이 넘으면 자기가 잘하는 걸 본인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스무 살 무렵의 저는 프로그래밍에 자신이 있었고, 계획 세우는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 것처럼 한의대 교과과정을 배우면서 자신과 맞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실 거예요. 그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고 졸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본과 4학년인 학생 분들은 이제 나름의 선택을 해야하잖아요. 수련을 할 것인지, 부원장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을 할 것인지. 만약 수련을 한다면 어느 과를 고를 지도 선택을 하게 될 텐데, ‘나’라는 사람을 돌아봤을 때 어떤 게 ‘제일 잘 맞겠다’라는 것을 생각해보고 잘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죠. 이런 것을 생각해보지 않고 휩쓸려서 그냥 졸업하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어요.

   덧붙여서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요.


Q. 다음은 대만드 공식 질문인데요. 원장님의 인생그래프를 그리신다면, Up(가장 뿌듯했던 순간) & Down(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극복방법)은 언제셨을까요? 


A.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투병 생활을 반복했을 때인 것 같아요. 2년 동안 병원에 다녔을 때가 제 인생의 ‘Down’이었어요. 제가 원래 계획적인 성격인데, 투병 생활이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고 일단 지켜보자는 말만 반복되니까 정말 힘들었어요. 이어서 아버님께서 암으로 투병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이 두 가지를 연달아 겪고 나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20, 30대는 연애도 하고 여행도 갈 수 있는 황금기인데 투병 생활을 하느라 아무것도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당시에는 내가 사회적으로 부적응하고 있는 건 아닐까, 너무 불행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참 병원 생활을 할 때 거울로 제 모습을 봤는데 표정이 너무 안 좋은 거예요. 그걸 느낀 후에 병원을 다니면서도 2년 반 동안 자원봉사를 했어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렇게 가급적이면 사회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죠. 처음에 투병할 때는 움직이는 것도 싫어서 소파에 누워있기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사람이 망가지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나가려고 했고 그러니까 해결이 되었어요. 사회에 나가서 자꾸 활동을 하다보면 어떻게든 길은 보입니다. 만약 안 보인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단절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금 힘든 분들한테는 문을 열어놓고 사회와 꼭 소통을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UP에 해당하는 시기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넥타이공장에서 일했을 때예요. 넥타이공장 일은 단순 작업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조립만 하면 되거든요. 그게 제 적성과 맞았어요. 그래서 재밌어서 한동안 했었죠. 그렇게 일해서 처음 번 돈으로 부모님께 선물을 드렸는데 기뻐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두 번째는 직접 게임을 만들었던 경험이에요. 무언가를 다른 사람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게 참 좋더라고요. 지금 생각했을 때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당시에는 ‘게임 정말 잘 만들었다!’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게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어요. 

   마지막은 제가 치료했던 환자분이 좋아지셔서 ‘고맙다’고 이야기해 주셨던 순간이에요. 수의사로서 일할 때도 치료했던 동물들이 다음에 왔을 때 꼬리를 흔들면서 좋아해 주던 게 참 기뻤었어요. 그렇지만 내가 치료한 대상이 고맙다는 표현을 ‘말’로 처음 해주셨을 때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수의사이자 한의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독특한 경험이죠. 아마 다른 분들은 많이 경험해 보지 못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으신 목표가 있으실까요? 원장님께서 미래에 꿈꾸시는 한의사로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A. 일단 ‘한의학’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겠죠. 진단을 하고, 치료방법을 정하고, 치료 후의 경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집중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영양학적인 분석을 접목시켜 환자분의 치료 결과를 보여드리고, 이후 관리까지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외로는 ‘한방수의학’라는 분야에 대해서도 널리 알리고, 관심 있는 수의사와 한의사들이 활발하게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One Health’라는 공간을 만들 생각입니다. 일본에 다케타즈 미노루라는 분 쓰신 에세이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를 모티브로 하는 동물병원과 한의원을 접목시킨 그런 공간이죠. 사람과 동물이 어우러져서 생활할 수 있는 보다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나눠지지 않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Q. 앞으로 원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통해 눈치를 채셨겠지만, 제 관심분야가 넓어요. 그리고 모든 것에 열심히 시도를 해보고 있는 중이죠. 제가 훌륭하신 다른 분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할 수 있었듯이, 저를 통해서 ‘이런 분야도 있구나’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접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제 스스로가 다른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목표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많은 도전들이 계속해서 이뤄지다 보면, 계속해서 좋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의학과 수의학, 그리고 원장님의 관심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의학으로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공부하고, 결과를 쌓아가면서 새로운 한의학의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것. 또 아직 연구할 것이 많이 남은 한방수의학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것. 원장님이 꿈꾸시는 미래에 많은 선후배님들이 함께하길 바라며 ;)

Interviewer. 토끼, 용, 패럿, 갈매기

Writer & Editor.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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