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를 아시나요?

by 김정배

“혹시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를 아시나요?”

현재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유학 중이라는 네 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나에게 물어보았던 질문이었다.

“아제르바이잔이요? 네, 그럼요. 알고 말고요. 네덜란드와 하는 월드컵 예선 축구경기를 본 적이 있어요.”


자신들의 나라에 대해 알고 있다는 나의 이야기에, 그들의 눈빛이 순간 번뜩였다. 흐음.....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에 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또 무엇이 있던가. 순간, 나의 머릿속에는 리히테슈타인, 아르메니아, 지브롤터, 알바니아, 키프로스, 몰도바와 같은 단어들이 떠 올랐다. 하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아제르바이잔과 비슷한 크기의 국토, 비슷한 수의 인구를 가진, 유럽의 작은 나라들 이름이었지, 결코 아제르바이잔과 관련된 단어들은 아니었다.


그들을 더 기쁘게 해 줄, 마법의 키워드가 부족했다. 하지만 그 키워드가 내 머릿 속에서 나올 리가 없었다. 애초부터 나에게는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혹시 아제르바이잔의 노래를 나에게 소개해 줄 수 있어요? 그러면 내가 이 자리에서 나의 이 상모로, 그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어 볼게요.”


그들은 넷이서 한참을 서로 상의하더니, 유튜브로 노래 하나를 검색하였다. 아제르바이잔의 전통 민요를 클럽 버젼으로 리믹스한 곡이라고 하였는데, 둠칫둠칫하는 빠른 비트가 제법 신이 나는 노래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하는 밀양아리랑의 댄스 버젼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나의 스피커를 통해 인사동 거리에 아제르바이잔의 노래가 울려 퍼지자,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 옆으로 와 함께 춤을 추었다. 이 흔치 않은 재미난 광경에, 지나가던 한국인 행인분들도 그분들의 가던 길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핸드폰 카메라들을 꺼내셨다.


이 외국인 유학생 친구들은 관객분들 한분, 한분께 이 노래가 아제르바이잔의 노래라며, 당당하게 자신들의 나라를 소개하였다. 이 젊은이들에게는 지금의 이 자리가 아시아에 그들의 모국을 알릴 좋은 국위선양의 기회였으리라. 나는 지금, 이 젊은 친구들의 자긍심과 벅차오름을 백분 이해한다. 나 또한 호주와 유럽의 거리에서 강남스타일을 추며 그러했으니 말이다.


이 날, 이 친구들과 함께 나누었던 춤과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 비디오 영상들을 이메일로 주고받기로 했는데, 나의 메일 주소를 잊어 먹기라도 한 건지, 아직까지도 그들의 메일을 받지 못한 게 너무 아쉽기만 하다.


“혹시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를 아시나요?”

글쎄, 나는 아직도 유럽에 붙어 있는, 인구가 적은, 작은 나라라는 수준의 정보밖에 모르겠다. 하지만 그 나라 출신의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었던 그날의 추억과 분위기만큼은 이 세계 누구보다도 똑똑하게 기억해낼 자신이 있다. 혹시 여러분들께서는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를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