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별은 5억 1백만 개가 못 되지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소설 <어린 왕자>, 그 다섯 번째 기록

by 김정배

“그런데 살면서 그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인간은 죽을 걸 알면서도 참 열심히도 사는구나. 언젠가 헤어질 걸 알면서도 사랑을 할 때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랑을 하는구나. 그렇게 어리석은 게 바로 인간이구나.(중략) 그런데요. 나중도 중요하지만, 지금도 중요한 거 아닙니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4화 中, 장 변호사(김창완)의 대사]


사업가는 별을 세고, 또 센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밤하늘의 별을 세고 또 센다. 그 사업가의 말에 따르면, 그는 “게으른 사람에게 허황된 꿈을 갖게 하는 조그마한 금빛의 물체”를 5억 1백만 개나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별을 소유하는 것이 아저씨에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묻는 어린왕자에게, 그는 별을 모으고, 또 모으면 부자가 되는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부자가 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어린 왕자의 질문에는, 혹여나 새로운 별을 발견하였을 경우에 그것을 사는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나에게 실크 스카프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목에 두를 수도 있고, 치울 수도 있다. 그리고 꽃이 있다면, 그 꽃을 꺾을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가는 그 별들을 하늘에서 따 올 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저 종이에 숫자로 된 데이터로만 갖고 있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그의 행성에 꽃을 가지고 있어 매일 물을 준다. 화산도 세 개나 가지고 있어 매주 청소를 한다. 어린왕자가 화산이나 꽃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화산과 꽃에게도 이로운 일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업가는 별들에게 아무 쓸모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갖고만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SNS 상에서 열심히 팔로워 수를 모으시고, 또 어떤 분은 “좋아요” 수를 열심히 모으신다. 좋아요 수와 팔로워 수가 많으면 SNS 상의 인플루언서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나도 별을 좋아하지만, 소설 속 사업가 아저씨처럼 너무 열심히 별을 세고, 너무 열심히 별을 모으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나의 별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숫자로만 소유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별들과 이야기 나누며, 그것들을 아끼고, 또 아끼고 싶을 따름이다. 밤하늘의 저 어딘가에서 나를 향해 미소 지어주는 별, 나는 그 별에게 하나의 미소가 되고, 또 하나의 기쁨이 되고 싶다.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내가 가진 별은 5억 1백만 개가 못 되지만, 나는 결코 사업가가 가진 별들이 부럽거나 샘나지가 않는다. 왜냐, 사업가는 그 많은 별들을 가지고도, 아침 인사도, 저녁 인사도, 안부의 인사도, 그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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