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상처 받지 않는 방법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소설 <어린 왕자>, 그 여섯 번째 기록

by 김정배


도민준 : 사람한테 상처 안 받는 방법 알려줘?

천송이 :......

도민준 : 아무것도 주지도, 받지도 말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그럼 실망할 것도 상처 받을 것도 없어.

천송이 : 그럼 무슨 재미로 살아?

도민준 :......

천송이 : 집에 누구 놀러 온 적 없지?

도민준 :......

천송이 : 딱 보니까 친구도 없는 것 같고...... 가족은 있나? 이렇게 섬처럼 사는 거 안 외로워?

도민준 : 집 앞에 그쪽(천송이)을 기다리는 기자들이 열 명은 넘고, 저 아래 사는 사람들 중 절반도 넘게 그쪽을 잘 알고 있을 거고, 매니저, 코디, 팬들, 늘 주변에 사람들 많은데, 그쪽은 지금 여기 혼자 있잖아?

천송이 : 왜 혼자야? 우리 함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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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상처 받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에게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실망할 일도, 상처 받을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인지라 자꾸만 타인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 나를 좀 더 좋아해 주었으면, 내게 좀 더 친절하게 대해 주었으면, 내게 좀 더 예쁜 말만 해주었으면......


하지만 그 사람은 원래부터가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인지라 나도 이제는 기대감도 없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다.”라는 옛말을 제일 싫어하지만, 아무래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건가 보다. 그 사람과 함께 있어 내가 계속 상처 받느니, 어쩌면 내가 그냥 한번 모난 소리 한번 하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어쩌면 이러한 때에 필요한 것이야말로 미움받을 용기겠지. “이 사람을 고쳐 쓰지 않겠다.”는 말은 이 사람이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는 일말의 희망이나 기대감도 없이, 이 사람과의 관계를 깨끗이 포기하겠다는 말이다. 나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는 사람에게까지 애써 좋은 사람, 애써 착한 사람으로 남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 혼자라서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떠한 때에는 둘이 있어도 외롭기는 매한가지다. 그리고 그것은 세 명이 있어도, 네 명이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사람들 속에 있어도, 그리고 군중들 안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다. 사막은 생명이 살지 않아 외로운 곳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도시라는 공간 역시 외롭기로는 마찬가지인 것처럼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