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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배 Apr 09. 2022

3월, 어느 이른 봄날의 단상

행복한 감정을 아끼고 기록하는 사람도 이 세상에는 필요할 것 같아요

3월, 어느 이른 봄의 주말, 강석태 작가님의 일산 작업실을 방문하였다. 작가님께서는 다가오는 4월 초대전을 앞두시고 작품 제작 활동에 한창이셨다. 덕분에 나는 강석태 작가님의 신작들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행운의 기회가 있었다. (감히 미리 말씀드리건대, 이번에 전시될 제주도 산방산 그림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서로의 근황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서로의 연애 이야기, 소설 속 어린왕자 이야기 등 작가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강석태 작가님께서 나의 <전국 어린왕자 여행>에 대하여 먼저 말씀을 꺼내 주셨다.


“저는 정배님의 여행, 정배님의 행보를 응원하고, 또 응원해요. 이 세상에는 어린왕자를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에 빠져드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 행복함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며, 그 행복한 감정을 아끼고 기록하는 사람도 이 세상에는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 역할이 딱 지금의 정배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왕자와 관련된 여러 여행을 하며, 스스로 행복해하시는 정배님을 보면, 저 역시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에요.”


다만, 어린왕자를 찾아 떠나는 그 여행에, 어느 날은 실망을 하는 날도 있을 것이고, 또 어느 날은 상처를 받는 날고 있을 텐데, 부디 그런 작은 일에 서운해하지 말고, 정배님만의 여행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남겨 주셨다.


“정배님께서는 지금은 전국의 어린왕자를 찾아 여러 곳을 여행하시고, 또 여러 사람을 만나고 계시지만, 결국에는 정배님 스스로 정배님 안에서, 정배님만의 어린왕자를 찾고, 정배님만의 어린왕자를 만나게 되실 거예요. 어린왕자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에요. 어린왕자는 우리 몸속, 우리 마음속에 있어요.”


강석태 작가님의 그 말씀이 마치 부처님은 산에도 있고, 티끌 속에도 있다는, 어느 스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부처님, 그러니까, 그의 다른 이름으로 고타마 싯다르타도 사실은 인도 어느 왕국의 어린왕자였지 않은가.)


그리고 강석태 작가님과의 그날의 만남으로부터도 벌써 몇 주가 흘렀다. 그리고 4월의 어느 봄날, 나는 또 한 명의 어린왕자를 만났다. 그 어린왕자와의 만남은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하였다. 서로의 나이도, 직업도, 자라온 환경도 달랐지만, <어린왕자>라는 그 작은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몇 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그 만남의 이야기는 다음 피드를 통해 전해야 할 것 같다. 그럼 그 이야기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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