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태 작가님의 <Pm 3시의 행복한 여우>
애즈원(As one)의 <Day by day>라는 노래를 들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어린왕자> 속의 한 등장인물이 떠오른다.
“나는 네가 나를 길들여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너무 빠르게, 혹은 너무 급하게 나에게 다가오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친해지는 데에는 아무래도 시간과 예의라는 게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야.
음..... 말없이 걷는 산책에도 예의의 간격이라는 게 있다고 해.
우리가 너무 멀리 떨어져 걷는다면 우리가 함께 걷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테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너무 가까이 붙어 걷는다면, 서로에게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우리, 하루에 한 발자국씩만 가까워지기로 해.
그러면 나는 너와 걸으며, 가볍게 미소를 지을 거야. 그리고는 잠시 멈춰서 너에게 가볍게 눈웃음을 지을 거야.
이만큼, 너와 어깨가 살짝 닿을 수 있을 만큼, 너의 속삭임까지 들을 수 있을 만큼, 딱 이만큼만 우리가 가까워진다면, 아마도 나는 오후 세시부터 행복한 여우가 되고 말 꺼야.
그러니, 제발....... 나를 길들여 줘........”
소설 속 어느 페이지의, 저 사과나무 너머로, 여우의 어떤 마음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조심스레 다가오는 너를 처음으로 알게 됐던 날,
기쁨 대신 한숨에 며칠 밤을 새웠었지.
아주 오래 걸릴지 몰라, 누군가 받아들이긴.
아직 부족한 날 알아주겠니?
너무 소중했던 사람이 떠나버린 후로,
사랑할 수 없다고 난 믿어왔는데 나의 상처까지도 안아주는 널 위해.
매일 조금씩 보여줄게. 내일 조금 더 친해질 거야. 지금의 모습 이대로는 너를 사랑하긴 모자라.
나의 마음 모두 너에게 내어 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날 기다려 주겠니.”
애즈원 1집 수록곡, <Day by day> 가사 중 일부.